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작년 봄에 썼던 글인 폐플라스틱에서 난방유를 생산하는 국내기업이 있다!! 를 기억하시나요?
플라스틱 폐기물을 석유제품으로 변화시켜 재활용하는 방법에서 한발 더 나아가서, 독일의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특히 주목할 분야는 켐사이클링(Chemical Recycling)이라는 화학적 재활용방법.
자세한 메커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대략 이런 구조인 것은 추론할 수 있어요.
폐플라스틱을 열처리해서 유류나 가스 등으로 만든 다음에 그것으로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것이라니까, 일산화탄소와 수소, 그리고 다량의 열을 이용한 합성석유 제조법인 피셔-트롭쉬 공법(Fischer-Tropsch Process)의 발전형 기술이 아닌가 싶네요. 이 방식으로 생성한 석유제품은 천연석유를 정제한 것과 달리 원유 자체에 들어 있는 유황, 방향족 화합물 등의 다른 성분이 섞일 가능성 자체가 제조공정상 배제되어요. 게다가 공정의 조정을 통해서 탄화수소의 길이를 조절하면 가솔린, 등유, 경유 등의 연료제품은 물론 나프타같은 화학공업 원료도 생산가능하니까 여러모로 유리해요.
신기술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이렇게 가늠해 보는 것도 재미있고, 게다가 바스프 측 인사의 사고방식도 평소부터 지지하고 있는 것에 가까운 터라 기쁘기 그지없어요.
"화학이 야기한 문제는 화학이 해결할 수 있는다고 믿는다."
인류가 산업혁명, 대규모 전쟁, 현대화 등을 거치면서 최근 200여년간의 변화가 그 이전의 모든 변화의 총량보다 더욱 현저하다고 해요. 게다가 각종 사건사고에 의한 과학불신이나, 반과학주의, 유사과학 등이 발호하는 문제도 있었고, 급기야 화학공포증(Chemophobia)같은 극단적인 현상도 그리 드물지만은 않게 되었어요. 그래서, 바스프 측 인사의 사고방식이 미래를 이끄는 과학기술의 사명을 제시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어요.
이 글을 쓰면서 참고한 기사는 아래와 같아요.
플라스틱서 오일 뽑는다, 재활용 혁명 (2019년 5월 22일 조선닷컴 기사)
또한, 포럼 내에서 작성된 관련사항 글의 링크도 제공하겠어요.
폴리포닉 월드의 에너지정책 개요 및 타임라인 (마드리갈 작성)
폴리포닉 월드의 에너지 개발사 2. 경쟁편 - 연료 (SiteOwner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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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
마키
2019-05-25 13:26:50
픽션에선 과학 문명이 언제나 스스로의 재앙에 의해 붕괴되는 미래를 그리는데, 제 안에서 과학 문명은 언제나 인류에게 꿈을 심어주고 삶의 풍요로움을 주는 개념이에요.
우리네 삶도 되돌아보면 채 10여년 전에는 공상과학 취급이었던 무엇이든 가능한 손바닥만한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대중화 되었고, 자동주행 자동차나 열차(추오 신칸센의 L0계 리니어 모터카)가 이제는 별 새삼스럽지도 않은 기술력이 되었듯이요.
마드리갈
2019-05-25 19:31:28
저의 과학관 또한 마키님의 것과 많이 닿아 있어요.
그리고 과학문명이 지금까지 일으켰던 문제 및 창작물에서 다루어지는 과학문명의 어두운 미래상에는 꽤 큰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고도 보고 있어요. 과학문명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향방이 좌우되는 것인데, 엄연히 다른 문제를 혼동하고 있으니까 오류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난무하는 온갖 구호는 세계를 바꿀 수 없어요.
세계를 바꾸는 것은 실천되는 것이고, 그 실천수단이 바로 과학기술. 바스프가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앨매리
2019-05-28 10:40:50
문명의 발달로 인해 자연 환경에 입힌 피해도 많지만, 이처럼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 발명되다니 반갑기 그지없는 소식이네요. 스타 트렉에서 나오는 물질재조합장치도 언젠가 현실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즐겁네요.
마드리갈
2019-05-28 12:41:47
이렇게 과학기술의 힘은, 파괴의 힘만 가진 게 아니라, 건설의 힘, 보전의 힘도 갖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어요. 바로 이것이 과학기술이 가야 할 길이예요. 게다가 20세기 후반에 비해서 기후변동이 크기는 했지만 그때 이상으로 오염도가 큰지는 의문이 있어요. 런던이나 로스앤젤레스를 괴롭혀 온 스모그는 해소되었고, 공해병으로 악명높았던 미나마타 앞바다는 꾸준한 해저준설 및 정화작업으로 이제는 다시 생명이 살아가는 바다로 변모한데다 한때 DDT로 인해 난각이 없거나 지극히 연약한 알을 낳는 새 같은 사례도 크게 줄거나 없어졌으니까요. 보다 좋아질 수 있고, 그래야 하고, 그렇게 상황을 만들어가는 힘이 바로 과학기술인 것이죠.
마드리갈
2022-05-16 21:55:37
2022년 5월 16일 업데이트
독일의 바스프의 일본현지법인인 바스프재팬과 일본의 미츠이화학이 일본내 켐사이클링 추진을 향한 협업검토를 개시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내의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과제에 대응가능한 켐사이클링을 일본내에서 사업화하는 것이 목표로 설정되어 있어요.
바스프에서는 화석원료를 연간 25만톤 리사이클링하는 동시에 폐기물 베이스의 원재료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미츠이화학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하여 기후변화 및 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고 이를 위해 리사이클 기술, 시스템 개발 및 바이오매스 제품 라인업 확충에의한 순환경제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BASFと三井化学、日本国内における ケミカルリサイクルの推進に向けた協業検討を開始
(바스프와 미츠이화학, 일본국내에서의 켐사이클링 추진을 향한 협업검토를 개시, 2021년 6월 1일 @Press 기사, 일본어)
마드리갈
2022-08-27 22:16:06
2022년 8월 27일 업데이트
독일의 화학기업 바스프(BASF)가 독일의 폐타이어 재활용기업 파이룸 이노베이션(Pyrum Innovations AG)과 제휴하여 독일의 글로벌 자동차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AG)에의 지속가능한 소재 공급에 진일보했어요.
파이룸에서 폐타이어를 열분해하여 얻은 유류와 농업폐기물에서 얻은 바이오메탄올을 이용하여 자동차 부속품용 플라스틱 부품을 만들 수 있고, 이 재료로 만든 플라스틱은 석유 등의 화석물질에서 생산한 것과 동일한 품질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당장 올해부터 메르세데스-벤츠의 완전전기차 EQE 및 고급세단 S클래스의 문손잡이에 이 켐사이클링으로 제조된 플라스틱이 사용될 첫 양산차가 될 예정에 있어요.
바스프 및 파이룸 이노베이션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협력하고 있어요.
바스프는 켐사이클링 프로젝트로 플라스틱에서 제조한 재처리유 10만톤 생산규모의 설비를 확충하고 협력대상도 모색하고 있어요. 또한 파이룸 이노베이션은 연간 1만톤의 폐타이어를 처리하여 재처리유를 생산하고 있고 처리능력을 배증하고 있는 한편 7월에는 폐타이어 재활용시설 건설 조인트벤처인 레발리트 유한회사(Revalit GmbH)를 설립했고 바이에른주 도나우강변의 슈트라우빙(Straubing) 항구내에 연처리량 20만톤 규모의 폐타이어 처리공장을 설립하여 2024년부터 운영할 예정에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Mercedes taps pyrolysis oil-based polymers for new models, 2022년 8월 25일 European Rubber Journal 기사, 영어
마드리갈
2023-02-24 23:15:20
2023년 2월 24일 업데이트
국내 중소기업에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여 수소, 일산화탄소 등의 여러 성분으로 환원시키는 켐사이클링 설비를 개발하고 실증중이예요. 원그린테크에서 개발한 설비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한 결과 수소 68.2%, 일산화탄소 20.7%, 이산화탄소 8.8% 및 기타 혼합가스 2.3% 비율로 생산되는 것을 확인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원그린테크, 수소환원기술로 플라스틱 재활용, 2023년 2월 16일 전기신문 기사
마드리갈
2023-09-04 13:38:07
2023년 9월 4일 업데이트
SK그룹의 계열사인 SK지오센트릭이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플라스틱 열분해 파일럿 공장을 운영하면서 폐플라스틱이나 비닐을 열화학적으로 처리하여 나프타(Naphta)를 정제하여 생산중인 것이 언론보도로 알려졌어요. 이렇게 국내 대기업들도 켐사이클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이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은 SK지오센트릭 이외에도 효성티앤씨, GS칼텍스, LG화학 등이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쓰레기로 기름 만드는 ‘도시 유전’, 한국에 세계 최대 공장, 2023년 9월 4일 조선일보 기사
마드리갈
2023-11-18 22:28:06
2023년 11월 18일 업데이트
SK지오센트릭이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부지내에 세계최초의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인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enter)를 세우기로 했어요. 1조 8천억원 규모의 이 시설은 2025년말에 완공되어요. 완공 이후에는 2026년부터 가동되어 국내의 소각 또는 매립처분되는 폐플라스틱의 연간분량의 10% 내외에 해당되는 32만톤을 처리가능해져요.
이렇게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은 순환경제 전환의 핵심 중의 하나로 주목받고 또한 이렇게 실천되고 있어요.
관련보도를 하나 소개할께요.
SK지오센트릭, 세계 최초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기공식 개최, 2023년 11월 15일 THEELEC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