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은 물론이고 일부 국민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네요. 일단 언론의 경우 '검토'한다는 말 자체가 언제부터 '하긴 할건데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서 의견을 수렴한다'와 동의어가 된 건지 그저 황당하네요. 말 한마디 가지고 꼬투리 잡아서 억지로 관철시키는 것을 '선동'과 '마녀사냥'이라고 하는데 이제 진짜 그런 시대가 와버린 것 같습니다.

한편 일부 국민의 경우 로또 당첨금을 인상해서 '취약계층에 길을 터준다'? 어딘가의 25만원 논리와 일치하네요. 일단 돈을 풀면 쓸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실질적인 정책으로 추진하려는 과대망상이 딱 닮았어요. 정책과 예산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는 건 여야나 소속을 막론하고 절대원칙인데, 이걸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으로 두루뭉술 넘기려고 하다니... 떼법으로 뭐든지 해결하려 드는 게 과연 (감)정의 민족인가 싶기도 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이미 그런 시대가 되어 버렸어요. 사실이고 뭐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충동적인 느낌만이 중요할 뿐인. "없음" 을 말하는 중국어 메이요(没有)에서 보이는 사고방식인 "있어도 파묻어버리고 없다라고 주장하는" 행태가 일상화되었어요. 과거의 학력위조 파동을 부끄러워하던 시대는 이미 과거가 된데다 전현직 범법자가 검찰개혁을 외치면서 총선에 당선되어 입법부의 일원이 되었으니 이제 음주운전 따위는 범죄 취급도 못받는 듯한 상황이 되어 버렸어요.

정말 이상한 데에서 공통성이 드러내는 이 행태, 앞으로 오랫동안 봐야 하겠죠. 게다가 그 행태는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부정하기 점점 더욱 어려워지는 피크코리아(Peak Korea) 담론을 더욱 강화할 것 같네요. 과연 이렇게 끝장을 봐야 할까요? 현재 상황으로 보자면 그럴 것 같네요. "그럼 책임은 네가 지던가" 식의 조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