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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설정-용어

YANA, 2022-04-24 18:22:15

조회 수
129

1. 그릇?

영이 빙의해서 몸을 조종할 수 있는 체질. 그릇인 사람은 대체로 성격이나 취향이 희미한 편이다. 빙의되면 그릇의 원 주인은 대개 의식을 잃으며, 설령 잃지 않아도 주도권은 빙의한 영에게 가며 일단 빙의되면 저항하기 대단히 힘들다. 대부분의 무속인이나 영매가 그릇 체질이며, 어렸을 때부터 영에 저항하는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영적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부적이나 호신용품 등 여러 “안전장치”들을 지니고 다닌다.

2. 매개

빙의가 가능한 것은 그릇과 같으나, 의식이나 주도권을 그대로 유지 가능하고, 주인공은 오히려 빙의한 영을 내쫓을 수도 있다. 담긴 것이 중요한 그릇과는 달리, 전달하며 중간자 역할을 하지만 스스로 변하지는 않는 것이 매개의 본질. 영의 능력이나 신의 권능을 끌어 쓸 수자신의 신앙을 끌어올리려는 신들이 눈독을 들 있는 체질. 극히 희귀하며 그릇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고대의 무녀가 가졌던 체질. 인다. 메인 악역은 이 능력을 극한으로 활용해서 신의 권능을 강탈하거나 이를 부여한 물건을 제작하기도 한다. 신이 강림하면 후광이 생긴다. 어떤 형태인지는 신마다 다르다.
신적 존재는 그릇처럼 매개 몸을 강제로 뺏는 것도 가능하다. 이 경우엔 물질화 된 후광이 생기며, 눈의 색이 변한다. 이를 강제로 떼어내면 몸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다. 보통은 이상을 눈치채겠지만… 조금 특이한 머리띠 정도의 형태면 주변에서 알아차리기 힘들다.

3. 영감

영적인 요소를 느끼는 감각을 통틀어서 칭하는 말. 어떤 식으로 느끼는지, 어떤 감각을 사용하는지, 얼마나 감각이 강한지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하영은 영적 존재를 느끼거나 들을 수 있고, 윤성은 영을 생전 모습으로 볼 수 있으며, 메인악역은 살아있는 사람과 다를 바 없이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만질 수도 있다.) 영감 보유 여부와 그릇 여부는 별개며, 영감이 없는 그릇은 보통 제 삶을 온전히 살지 못한다.
어떤 형태의 영감이라도 존재하면 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는 감각이 없을 주인공 눈에게 신이 보이는 이유.
훈련을 하지 않으면 영감이 있어도 영과 소통할 수 없다. 주인공은 윤성에게 (어깨너머로) 배웠다. 그런 것 치곤 무리없이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

4. 영

인간의 의지이자 본질 그 자체. 불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영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은제 날붙이로 그릇을 찌르면 담긴 영을 소멸시킬 수 있다. 그릇인 사람이 간혹 가지고 다니는 퇴마 수단 중 하나. 몸 안에 있을 때는 매우 가는 실로 몸과 연결된 불꽃의 형상. 밖에 있을 때는 나비의 형상. 더 이상 몸에 묶인 상태가 아니면(= 죽으면) 현세의 환경이 꽤나 불쾌하게 느껴지고 저편으로 가려 하는 충동이 생기기 때문에 몸 없이 현세에 남아있는 영들은 무슨 이유가 있어서든 그걸 거스르고 있는 것이다.

5. 저편

인간이 죽은 뒤 영인 상태에서 가는 곳. (당연하겠지만) 편도다. 살아있을 때 가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강을 건너가야 되며 영들을 건너편으로 옮겨주는 뱃사공이 존재한다. 통상적인 인식과는 달리 죽음 후 특정시점까지 무조건 저편으로 넘어갈 필요는 없다. 다만 영이 되면 저편으로 가려는 꽤나 강한 충동을 느낀다.

6. 신

개념적인 존재에서부터 특정 지역을 수호하는 존재를 통틀어서 부르는, “자의식이 있으며, 맡은 영역이 있는” 존재. 다소 권위 있는 영 수준에서부터 강력한 권능을 휘두르는 존재까지 그 영역과 위상은 다양하다. 개념적 존재 급이 아닌 이상 신앙을 필요로 한다. 존재가 잊히면 소멸하기도 하며, 종교에 따라 신 취급을 받지 않기도 한다 (예: 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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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안 단계이기도 하고, 소설용 설정은 다소 가볍게 짜는걸 좋아해서 그리고 디테일을 머릿속에서 잘 못 꺼내서?좀 짧습니다. 시간대와 장소는 현대 한국 배경이에요.
YANA

You are not alone.

4 댓글

마드리갈

2022-04-24 21:31:27

이렇게 설정을 공개해 주셨군요. 역시 흥미가 가네요.


사람의 인품이나 도량, 잘 하는 분야 등 여러 무형의 속성을 흔히 그릇에 비유하죠. 그리고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말도 같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보통 잘못된 것이나 어느 한 쪽에 편벽된 것을 말할 때 "그릇되다" 라고 말하는 게 예의 군자불기에서 파생되는 것인데, 여기서 제시되는 "그릇" 속성의 사람들도 그렇게 비난받거나 하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고 있어요.

매개는 그릇과 또 다르네요. 주체성을 갖고 있다는 게...

저편의 속성에서 그게 도출되네요. 흔히 말하는 "구천을 떠도는 영혼" 이라는 개념이 가능한 이유가. 뭔가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해서 남은 원념이, 저편으로 가려는 충동을 강하게 느끼는 영을 이 세상에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게 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신에게 맡은 영역이 있다는 것은 권능의 성격과 범위 말고도 공간적인 개념도 포함하는 것일까요? 이게 궁금해지고 있어요.

YANA

2022-04-24 22:23:52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외적인 구분은 안 되는데다가 현대 배경이라, 그릇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받거나 하진 않을 가능성이 커요. 귀신 본다고 뭐라 하는건 다른 문제지만요. 대다수는 영감과 그릇 체질조차 헷갈려 할거에요. 다만 그릇 당사자는 특정 조치를 취하거나 하지 않으면 삶이 아주 고달플겁니다. 극단적인 예시로, 그릇 체질인데 영감이 없으면 다가오는 영을 감지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을 뺏기고 말겠죠.


영혼이 저편에 가지 않고 이 세상에 남아있을 수 있는 원동력은 원념 뿐만이 아니긴 합니다. 사랑이나, 못다한 일이나, 단순히 이승이 좋아서일 수도 있어요. 아무리 속성이 바뀌어도 결국 인간은 인간이니까요. 다만 그 이유가 그다지 강력한 게 아니면 다들 저편으로 넘어갈 뿐입니다.


네, 단 신마다 다릅니다. 특정 지형지물로부터 비롯된 수호신의 경우도 있으니까요. 이 경우엔 해당 지역에 매여서, 지형지물의 변화에 따라 소멸하거나 속성이 바뀌거나 할 수도 있습니다.

SiteOwner

2022-04-30 14:41:49

그럼, 전에 약속드린대로 코멘트를 시작하겠습니다.


용어부터 시작되는 설정공개, 좋군요. 참으로 친절하고 꼼꼼합니다. 이런 배려가 반갑게 여겨집니다.

일단 정의된 용어들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데, 매끄럽게 잘 읽히다 갑자기 섬찟해지는 부분이 있어서 다시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벗어놓고 있었던 실내용 후드재킷을 다시 입었습니다. 그 부분은 "영감 보유 여부와 그릇 여부는 별개며, 영감이 없는 그릇은 보통 제 삶을 온전히 살지 못한다." 입니다. 두 요소가 별개인데 영감 없는 그릇의 일반적 운명이 보통 그렇게 된다는 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숙명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의미겠지요?


몸 없이 현세에 남아있는 영이 저편으로 가려는 충동을 모종의 이유로 거스르는 것. 이런 게 어떻게 작용하고 해석되는가에 따라 양상은 판이하게 달라지겠지요. 그게 조상의 음덕일 수도 있고 또 저주일 수도 있고...

YANA

2022-05-01 23:20:37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릇이지만 영감이 없는 부류는, 무통증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감이 없는데 그릇의 적성이 있다는건, 몸을 노리고 달려드는 영을 감지할 만한 수단이 전무하다는 뜻이라, 방어기제조차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런 사람의 주변에 정말 영적 관련 능력을 가진 인물이 전무하다면 아무도-심지어 본인 조차도-몸을 조종하는 주체가 바뀌었다는 걸 모를 거에요. 나이 들었을 때 빙의당한다면 그나마 좀 달라진거 같은데... 하는 위화감이라도 느끼겠지만, 만약 아주 어렸을 때부터 빙의당한다면... 나중에 눈치채고 빙의가 풀린다 해도... 의식은 빙의된 시점에 멈춘 채 그대로일 테니까요. 다만 이 부분의 설정이 실제로 소설에 등장할지는 미정이며, 영감과 그릇 적성은 별개라는 것의 (다소 극단적인) 예시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왜 현세에 남아있는가, 는... 인간이 살아가는데 느끼는 즐거움과 욕망이 제각각이듯이, 영마다 다릅니다. 같은 이유라도 누군가에겐 저편으로 넘어갈 이유가 될 수도, 현세에 남아있게 될 이유가 될 수도 있지요. 생전에 느꼈던 감각을 다시 한 번만이라도 느끼고 싶어서 (정말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다던지) 일 수도 있고, 그리운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전하고 싶어서, 그저 현세가 좋아서, 누군가에게 원한이 있어서, 몸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등등. 당장 이루지 못하는 욕망에 기반해 남아있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다만 영 상태에서는 현세의 환경이 정말 불쾌하게 느껴지고 (예시를 들자면, 햇빛이 정말 따갑게 느껴진다던지. 귀신이 많이 있다고 알려진 장소가 그냥 생기는 통념이 아니에요) 대부분의 살아있는 자들과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데다, 살아있을 적 느끼던 감각을 느끼지 못하니, 그걸 감수하면서까지 남아있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만 남아있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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