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달 용돈 40만원으로 살아오다가, 이번에 실험실 생활을 하면서 월급 25만원을 받아, 총 65만원을 용돈으로 사용했어요.
뭐, 실험실 학부연구생 월급은 실험실에서 매일 12시간 이상 실험하면서 버는 돈인만큼 전부 내가 하고 싶은거에 투자하겠어! 라고 외치면서 전액 취미생활에 썼지만요(그동안 전투식량을 사먹거나 가스핸드건을 유지한 돈, 원두 2kg과 핸드드립 세트, 홍차 티팟을 산 돈은 다 여기서 나온 거에요)
그런데, 갑작스레 한달 월급이 10만원으로 줄었어요. 이번달 집이 빠듯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제가 월급을 받는다는걸 이제 집에서 인지한 건지 모르겠네요. 이미 실험실 월급은 전투식량 구매대행으로 들어간 상태고... 그리하여, 저번달 24일부터 오늘까지 19일 동안 10만원으로 생활했네요.
그런데 말이죠, 지금까지 10만원으로 살다가 조만간 지인 결혼식 참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형에게 돈을 빌리면서 든 생각인데요. 의외로 돈없어도 살만하단 말이지요.
학교에서 이것저것 빼다 쓰기도 하고, 고시원에 사는지라 방값만 내면 인터넷이며 전기며 수도며 모두 신경안써도 잘 살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그동안 안쓰면서 가지고 있던 물품들을 사용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현재 사회에서 우리는 너무 많이 소비하고 있는거 아닐까요?
다만 지금 이 사회에서 돈이 모든걸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기회는 만들어준다는 말이 무었을 의미하는지 뼈저리게 알게 되었어요.
막상 돈이 없으니 모든 취미생활은 올 스톱. 지금 가지고 있는 재고만으로 버티고 있네요. 단순히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의외로 돈을 많이 사용해야 되는 행위였다는걸 알게 되었어요. 일단 교통비만 해도 무시할 수 없지요.
뭐라고 해야 할까, 자본주의 사회라서 당연한 걸까요? 돈이 있어야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멀쩡한데도 버려지는 물품이라던가 일회용품 등을 보면, 기회를 낭비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으으 복잡해요ㅠㅠ 답답하긴 한데 뭐라고 말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Never be without great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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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시그렛
2013-06-13 21:32:40
소비자는 보다 큰 효용을 위해 소비한다 - 라는 게 경제학의 대전제입니다만, 뭐 과도한 소비는 경제적 의미를 떠나서 좋지 않지요.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 다만 돈이 있어서 있는 만큼 소비하는 건 굳이 제재할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뭐, 옆에 앉은 사람이 담배 한갑 사서 한모금씩만 피고 다 버려버리는 거 보면서 속으로 욕은 해도 뭐라고 할 방법은 없으니까요 ㅎ
마드리갈
2013-06-14 03:29:48
탈무드에서 하는 말이 있어요. "마음은 돈주머니에서 나온다"
자본주의 아니라 어떤 사회라도, 보유한 교환가치의 결핍은 문제를 야기해요.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 자신의 운신의 폭을 넓히지 못하고 비참한 상황을 강요당하기 쉬워지니까요.
전 소비의 양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소비의 질이 문제죠. 최근에 대구에서 일어난, 수박을 사서 길에서 차서 부수는 것은 금액이 적고 구입한 수박에 대한 처분권이 있다고 해서 좋은 소비가 될 수는 없어요. 정당하게 벌어들인 높은 소득을 이용하여, 보다 높은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고가의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첨단기술 개발인력에 정당한 급여를 줄 가능성이 높아지니 좋은 소비라고 할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