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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겨울방학 숙제처럼 산더미처럼 쌓인 일거리, 첫번째로는 고증무시 프리페인팅 커스텀인 일명 <망상 병기 외전> 시리즈 입니다.
일단은 현실 스케일 모형을 고증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도색하던가, 아니면 개조 작례 등을 다루는 카테고리네요.
망상 병기 외전 1호기, 1/144 0식 함상전투기 "네온 스페셜".
미니사구 칠하고 남은 TS-21 코럴 블루의 소비용으로 급조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게 나왔네요.
TS-21 코럴 블루를 밑색으로 깔고, 라인은 마스킹 테이프로 딱히 무언가를 의식하기보단 그냥 마음가는대로 도안을 깐 뒤에 TS-29 반광 검정을 바탕색으로 올렸습니다. 캐노피는 색이 침범하던 말던 무시하고 건담 마커 건담 블랙으로 그려주었네요.
베이스 키트는 sweet에서 데칼 시리즈 18번으로 발매한 제로센 21형 항모 즈이카쿠 전투기대 소속 기체. 쇼카쿠급 항공모함 2번함 즈이카쿠(瑞鶴)에 소속되어 태평양 전쟁 중반기인 1943년 1월 라바울 동 비행장에 주둔했던 기체를 재현한 제품입니다. 물론 그러한 고증 따위는 깔끔하게 무시하고 하고싶은대로 만들었네요.
?
랜딩기어 커버의 하부의 도색패턴을 의식해 검정이 되야 할 부분과 안쪽, 랜딩기어의 타이어는 건담 마커, 랜딩기어의 축과 엔진, 칠하고 나니 티도 안나는 타이어의 휠은 타미야의 페인트 마커 크롬실버로 부분도색.?
키트의 크기가 워낙 작다보니 스프레이 칙칙 뿌리고 펜 몇번 쓱싹하면 끝이라 칠하는데는 편했네요.
1/144 스케일 엔트리 그레이드 건담, 리얼 그레이드의 코어 파이터와 함께.
실기가 전장 9.05m인 비교적 작은 기체다보니 1/144은 전장 6.2cm 남짓한 자그마한 크기입니다.?
코어 파이터가 전장 8.6m로 제로센보다 45cm 정도 작다는걸 감안하면 꽤나 아담한 편이죠.
마스킹 테이프의 품질 문제로 바탕색 도색이 전체적으로 난장판인데, 키트의 크기도 작은 편이고 베이스 컬러가 네온 계통이라 채도가 높다보니 멀리서 보면 큰 티는 안나서 만족하네요.
망상 병기 외전 2호기, 치비마루함대 이400급 잠수항모 "우미호타루(海ほたる)".
베이스 키트인 후지미의 치비마루함대 이400급(센토쿠급)은 특이하게도 2체 1조 구성으로 모든 구성이 2개씩 중복으로 제공되는 키트였고, 1번함은 가조립 상태로 옛날에 소개해드렸는데 이것은 구입 당시부터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오나"의 본 모습인 안개의 함대 버전 이401로 도색하려고 생각했던 2번함.
별칭 "우미호타루(바다반딧불이)"는 도쿄만을 가로질러 카나가와 현과 치바 현을 잇는 고속도로 "도쿄만 아쿠아라인"의 별명입니다만, 직접적인 모티브는 만화 20세기 소년에 등장하는 해당 시설을 개조한 교도소로 친구 일파가 점거하여 마개조한 시설로 등장하는 장면에서 따온 이름이네요.
도색 컨셉도 도료도 결과물도 1호기와 똑같기 때문에 딱히 설명해드릴 것도 없는 내용이긴 합니다(...).
다만 원래의 배는 쌍동선에 가까운 구조에 배수량만 6천톤이 넘는 큰 배였음에도 실물은 잠수함이라 좁고 긴 형태였는데 모형은 데폴메가 되어 부피감 있는 입체적인 형태로 나온게 특징이네요.
정측면.
챠밍 포인트... 였던 함교 좌측면의 음표 무늬는 멋있게 실패했네요.
하기야 넓은 면이었던 제로센부터 난장판이었는데 굴곡진 함선이 예쁘게 나오리라곤 처음부터 기대도 안했습니다만.
같은 문양이 원래 격납고 커버에도 도색되어 있었습니다만 그쪽은 완벽하게 실패해서 그냥 건담 마커로 덮어버렸네요.
함재기 M6A 세이란.
원래는 이것도 스티커를 마스팅 테이프 대용으로 써서 투톤 도색해줄 예정이었습니다만 귀찮아져서 전부 검정으로 덮어버리고 드론이라는 설정으로 콕핏에만 건담 마커 건담 레드를 칠해주었네요. 덕분에 부속품 주제에 본체보다 완성도가 그럴싸하다는게 포인트.
격납고 내부, 해치 내부, 무장, 전방갑판은 건담 마커 건메탈로 부분 도색하고, 스크류와 닻은 페인트 마커 골드로 부분 도색.
다만 함체가 검은색인데다 발린 색도 어둡다보니 금색 말곤 거의 티가 안나네요.
함재기는 고증대로 2대가 적재되지만 도색으로 두꺼워진 조인트를 다듬다가 부러뜨린데다 어차피 보이지도 않아서 생략.
6년 전에 만든 자매함 이401과 함께.
기본적인 색분할과 스티커도 있고, 군함은 원래 색분할 지정 자체가 단순하다보니 닻과 스크류 정도만 칠해줘도 볼만하긴 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나름 모델러로서 성장은 하고 있다는걸 느끼고 있네요.
함체를 분리해 워터라인 풍으로.
체크무늬의 특성을 살려 흘수선을 경계로 라인을 나눈건 지금 봐도 괜찮은 아이디어 였다 생각하네요.
1호기 "네온 스페셜"과 함께.
쓸일 없는 스프레이 소모용으로 급조한 것 치고는 나름 재밌게 만들어서 마음에 들어하네요.
굿스마일 컴퍼니의 굿스마일 암즈 1/350 스케일 "푸른 강철" I-401과 함께.
이오나 피규어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센토쿠급 잠수항모는 그 유니크한 기믹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하는 함선 중 하나네요.
망상 병기 외전 3호기, 1/48 피젤러 Fi-103 "BP(BlackPink) 스페셜".
다른 용도로 쓰려고 샀다가 잘못 주문했다는걸 깨닫고 용도 폐기된 HIQ PARTS의 클라우드 카모플라주 마스킹 시트 연습용 습작입니다.
밑색은 타미야의 핑크색 서페이서이고 바탕의 검은색은 미스터 하비의 검은색 서페이서. 그외 부분도색 용으로 늘 애용하는 건담마커 건담 블랙과 건메탈을 사용했네요.
베이스 키트는 타미야의 1/48 스케일 무인 비행 폭탄 피젤러(Fieseler) Fi-103.
기체 자체가 복잡할 것이 없다보니 부품 구성 자체는 무척이나 심플하여 부품 8개로 완성되는 심플한 키트였네요.
본명인 Fi-103 보다도 히틀러가 선전용으로 붙여준 별칭인 "보복병기 1호(Vergeltungswaffe 1)", V-1 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펄스 제트 순항 미사일입니다. 프랑스군 개발이었다가 독일군에 노획되어 사용된 무인 지뢰 제거 차량 "골리아트"와 함께 현대전에서 사용되는 군사용 드론의 효시이기도 하죠.
전투기의 1/12, 폭격기의 1/30에 불과한 저렴한 생산 단가와 압도적인 생산성, 무인기의 특장점인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명손실을 무시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런던 공습에 동원되어 펄스 제트 엔진의 기동음에서 유래한 "Buzz Bomb"?이라는 별명으로도 악명을 떨쳤습니다.
기수의 프로펠러 거리 측정기의 회전수가 일정 수치에 다다르면 목표인 런던에 도달했다고 판단, 급강하하여 자폭하게 되는데 이때 자동적으로 엔진이 정지하며 기동음이 끊기게 되고, 이 소리가 멎었다는 것은 곧 V-1이 머리 위에 떨어진다는 신호로 인식되어 런던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테러 병기이기도 하였죠.
기술적으로는 개발 자체가 1933년에 제시되었을 정도로 당시 기술력으로도 대단할 것은 없는 병기였고, 목표에 도달하는 방식도 지극히 원시적이었지만, 밤낮없이 엔진음을 울리며 런던에 날아와 아무데나 자폭해버리는 V-1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격과 공포의 상징이었죠.
무인기라 콕핏도 없고, 착륙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랜딩기어도 없으므로 키트 자체는 좌우로 갈라진 동체와 4장의 날개, 전면의 인테이크와 엔진 커버로?부품 단 8개인 심플한 구성. 일단 지상 운반용 돌리는 제공되고 마호가니 서페이서로 도색할 예정이긴 한데... 더 이상 이 키트에 손댈 일은 없을 것 같아서 S.H.F에 부속된 스탠드로 대용하고 있네요.
엔진 내부의 인테이크는 건담 마커 건메탈, 엔진 커버는 건담 블랙으로 도색하고 기수의 프로펠러 거리측정기는 페인트 마커 크롬실버로 부분도색. 컬러링이 단순하다보니 작은 부분이지만 시각적인 포인트가 되어주네요.
곡면 마스킹이라 역시나 끝마무리가 어설프지만 그래도 3대째 만드니 겉으로 보기엔 그나마 깔끔해보이는 완성도가 됐네요.
스케일 상 3배나 차이나는 1/144 스케일인 제로센과 비교해도 두배 정도 크기니 이 기체가 얼마나 작은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상 연말의 밀린 숙제 러시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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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드리갈
2022-11-09 23:24:05
옛날의 문물에 시대를 앞서는 듯한 감각의 강렬한 배색이 입혀지니까 그 문물이 이전에 알고 있던 거였나 하는 게 떠올라서 상당히 이색적으로 느껴져요. 그리고 재미있어요.
0식 함상전투기에서는 못 느꼈는데 이400호 잠수항모에서는 귀멸의 칼날의 카마도 탄지로가 연상되어요. 카마도 탄지로의 경우는 보다 녹색에 가까운 게 크게 다르지만요. 게다가 V-1 순항미사일은 분홍색이 두드러지는데다 얼룩무늬도 곡선 위주이다 보니 역시 귀멸의 칼날의 칸로지 미츠리가 연상되고 있기도 해요.
간만에 선보여주신 이번의 컬렉션도 기발한 발상 덕분에 재미있어요. 잘 감상했어요.마키
2022-11-10 23:27:23
우미호타루의 도색패턴은 단순히 그냥 칠하기 제일 편하다는 이유였는데, 이전에 다른 카페에도 올렸더니 다들 탄지로 컬러라고 하시더라구요.
코럴 블루처럼 밑색이 쨍한 색이어야 바탕인 검정과 대비되서 색감이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데 V-1은 핑크색 서페이서의 색이 생각보다 연해서 살짝 아쉬운 느낌이네요.
SiteOwner
2022-11-27 17:27:25
상상의 영역은 무한합니다. 그래서 이런 컨셉트가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사실 폴리포닉 월드 또한 상상의 산물이다 보니 아주 반갑게 여겨집니다. 앞으로도 이런 컨셉트의 것을 계속 보고 싶기도 합니다.
네온 스페셜과 우미호타루의 배색, 정말 뭐랄까 밤하늘을 나는 반딧불같은 느낌이 많이 납니다. 게다가 우미호타루의 경우 귀멸의 칼날의 카마도 탄지로의 그 옷이 세월을 거쳐서 탈색되어 녹색이 살짝 빛바랜 것같은 감각도 들어서 재미있습니다. 또한 저 패턴에서는 과거 삼립식품의 빵 브랜드인 꾸시꾸쉬에서 잘 썼던 타탄무늬도 연상되고 그렇다 보니 여러모로 반갑습니다.
피젤러 Fi-103 BP스페셜에서는 동생이 말한 것처럼 칸로지 미츠리도 연상되고, 또 과거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에서 내놓은 2색 립스틱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문제의 그 2색 립스틱은 사실 기억하는 사람도 별로 많지 않을 정도로 망했는데다 저야 쓸 일 자체가 없다 보니 그렇게 기억의 영역에서만 희미하게 잔존할 뿐입니다만...
아무튼 자폭돌격하는 비행폭탄이 저 도색이니까 뭐랄까 더욱 무서워 보이기도 합니다. 수원 화성의 아름다움이 적을 압도할 거라고 했던가요, 그 말의 의미도 알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잘 감상했습니다.
마키
2022-12-07 20:13:34
셋 다 키트 자체는 간단하다보니 시간 소모에 딱이더라구요.
통칭 "카와구치 명인"으로 통용되는 건담 프라모델의 아버지 "카와구치 카츠미(川口克己)"를 모델로 한 건담 빌드 파이터즈 시리즈의 케릭터 "메이진 카와구치(메이진은 명인의 일본어 발음이니 결국 명인 카와구치의 말장난)"라는 캐릭터가 있는데요. 이 캐릭터의 명대사인즉 "건프라는 자유다!". 사실 빌드 시리즈의 모토부터가 프라모델은 자유롭게 만들어 즐기는 것 이기도 하구요.
고증이 틀리면 어떻고 고증을 무시하면 어떻고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걸 만들면 또 어때요.
모형은 만든 사람이 재밌으면 그걸로 되는 장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