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의 퇴사 이야기
어제부로 퇴사하게 되었어요. 11개월 다녔네요.
원래 다른 지부로 발령나게 되었다가, 그 지부가 저어쪽 먼 곳으로 바뀌었네요.
결국 제가 나가는 쪽으로 이야기가 되어서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떠날 때 회사분들 반응을 보면, 회사생활을 영 못하지는 않은 거 같네요.
실수가 참 많은 회사생활이었지만, 이미지가 좋았다는 점은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네요.
아쉽지는 않아요, 앞에서 말했듯이 실수도 많았고, 해당 분야를 익히려고 해도 뭔가 저하고는 안 맞는 게 있는지 쉽게 익혀지지가 않더라고요.
"계속 일해봤자 민폐만 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어서 우울한 기분도 들었던 적도 있었어요.
(요즘은 오히려 "그까짓 민폐 다음에 안 끼치면 되지"하는 배짱이 생겨서, 심적인 문제는 괜찮습니다.)
오히려 터닝포인트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단지... 이제 무슨 일을 하지? 하는 걱정도 있지만, 그것보다 좀 얼떨떨하네요.
지금까지 월요일에 회사 나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월요일에 회사를 안 나가도 된다니... 1주일 내내 일요일이라니(?)
뭐 마냥 놀 수는 없죠, 실업급여 신청 때문에 찾아가서 상담받아야 할 일도 있고...
무엇보다 어떻게 진로를 정해서 나아갈지도 생각해봐야 하네요.
솔직히 진로고 뭐고 그냥 푹 쉬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지만... 이러다가 경력 단절되면 그게 더 위험하니...
(2) 홀로라이브 스태프 "친구A"의 퇴사 이야기
최근에 생긴 취미 중 하나가 버튜버 클립을 찾아보는 거에요.
그 중에도 홀로라이브 쪽을 주로 파는 편이죠.
홀로라이브 관련 덕질을 하다보면, 홀로라이브의 전설적인 탄생신화를 듣게 됩니다.
2017년 어느 날, 두명의 여고생이 COVER라는 VR관련 회사를 찾아가서, COVER사의 VR기술을 이용한 버츄얼 유튜버 사업을 제안하게 되고, 이것이 홀로라이브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
그 여고생 중 1명은 홀로라이브의 첫번째 버튜버인 토키노 소라, 다른 한명은 어제까지 홀로라이브의 스태프로서 일하고 있던 친구A (통칭 A쨩입니다.
(원래 이미지를 넣으려고 했는데 어째선지 안 되네요. 대신 나무위키 링크를 걸어두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둘 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인물이에요.
저 두 사람 나이일 때의 저는 어떤 것에 대한 비전도 없었고, 그걸 해낼 추진력도 부족했어요.
그런데 두 사람은 고등학생때부터 비전도 추진력도 있었다는 것... 존경하지 않을 수 없죠.
그런데 A쨩이 COVER사를 퇴사하게 된 모양이에요. (관련된 A쨩의 트위터 글, 일본어입니다.)
A쨩의 퇴사 사유는 가족의 건강 때문인가봐요. 3개월간 가족 건강 문제로 쉬었다고 하더라고요.
저하고는 다른 퇴사 사유지만, 제가 좋아하는 인물이 저와 같은 날에 퇴사하게 되니 좀 기분이 묘하기도 하네요.
보통 퇴사하는 사람에게는 미래에 잘 되기를 기원하는 게 일반적이지요.
하지만 A쨩은 확실히 잘 될 사람이라 "잘 되기를 바래요"가 아니라 "잘 될 게 분명해요"하고 말하고 싶어지네요.
다만 걱정되는 건 가족의 건강 문제...
저도 아버지께서 갑자기 쓰러지신 적이 있어서 남 일 같지는 않네요.
(아버지는 그 날 응급실 가셔서 바로 회복하시고, 지금도 계속 건강한 모습으로 농사를 짓고 계세요. 다행이죠.)
가족분이 쾌차하길 바랄 수 밖에요.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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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마드리갈
2024-06-29 11:05:51
어제 퇴사하셨군요. 그간 고생 많이 하셨어요.
인생에 휴지기(休止期)가 찾아오기는 하더라구요. 하지만 그게 절대 헛된 시기가 아닐 거예요. 고래가 멀리 다니기 위해서 잠시 부상해서 멈춘 후에 숨을 깊이 쉬고 나잖아요? 지금은 잠시 부상해 있는 그 시기일 거예요.
홀로라이브의 A쨩이 퇴사했네요. 게다가 그 이유가 가족의 건강 이유...남의 일로 보이지 않네요.
A쨩이 힘든 상황을 많이 극복할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요즘 토키노 소라 근황을 들었는데, 7월부터 시작되는 애니 내 아내는 감정이 없다(僕の妻は感情がない)의 오프닝 주제가를 담당해요. 홀로라이브의 일취월장이 기대되고 있어요.
대왕고래님의 아버님께서도 고생을 많이 하셨군요. 그리고 극복하셔서 정말 다행이예요.
저는 바쁘게 살다가 작년말에 갑자기 아파서 수술을 받아야 했고 이후 많은 게 바뀌었죠. 그때 몸이 워낙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는 게 드러나서 요즘은 요양에 주력하고 있는데 체력도 정신력도 많이 회복해 있어요. 방어적인 성향이 매우 강해져 있어서 아프기 전과는 성격이 많이 달라졌지만...
오랜만에 오셔서 근황을 알려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SiteOwner
2024-06-29 22:45:51
간만에 잘 오셨습니다. 그리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이번 일이 많은 전환점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 유명한 홀로라이브가 그렇게 생긴 것이군요. 그리고 그게 요즘 세계적인 유행이 되었고, 그 공신이 된 친구A, 통칭 A쨩이 가족사정으로 인해 퇴사하게 되었다는 게 여러모로 마음아프게 여겨집니다. 작년말의 상황이 떠오르면서 식은땀이 나기도 합니다. A쨩과 가족을 위해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역시 특정한 날은 기억하기 마련이지요. 잊고 싶지 않더라도 너무나도 선명히.
대왕고래님의 아버님이 겪으신 그 상황,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07년 3월 3일에는 갑자기 자력으로 걷지 못하게 된데다 2023년 11월 21일에는 동생이 갑자기 쇠약해진데다 11월 27일에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진단결과가 나와서 그 다음날인 11월 28일에 수술을 받아야 했고 저는 수술실 밖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때가 같이 생각나면서, 대왕고래님의 아버님께서 앞으로 계속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