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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꿈을 꾸지 않다가 간만에 꾼 꿈에 기묘한 것들이 보여서 언급해 볼께요.
꿈 속의 저는 시험을 치고 있었어요. 5지선다형의 객관식시험인데 논리퀴즈로 가득했어요. 문제유형은 크게 3가지.
1번째 유형은 주어진 지문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을 고르는 문제.
2번째 유형은 주어진 지문에서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을 고르는 문제.
3번째 유형은 지문이 주어지지 않은 채 5개의 선지 중 다른 4개와 양립할 수 없거나 모순되거나 배치되는 선지를 찾는 문제.
각 유형에 해당되는 문제는 대략 이러해요.
우선 1번째 유형의 문제.
[문제] 다음 중 지문에서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문] 아야노는 돈코츠라멘을 먹고 있다.
- 상황이 일어난 장소는 영국이다.
- 아야노는 친구 류지와 동석해 있다.
- 아야노는 배달앱을 이용하여 요리를 주문했다.
- 포크를 이용하고 있다.
- 아야노에게는 그 시간이 식사시간이다.
이 경우 정답은 5번이라는 게 쉽게 추론이 되어요.
1번은 돈코츠라멘이 영국 발상의 요리도 아니고 영국에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 2번은 지문에 아야노라는 사람만이 등장하고 있으니까, 3번은 돈코츠라멘을 먹는 장소 및 상황을 알 수 없으니까, 4번은 지문에 없는 정보니까 당연히 틀렸고 소거법을 쓰지 않더라도 5번을 보면 바로 정답임이 드러나고 있어요.
그런데 왜 하필이면 등장하는 이름이 아야노인지 모르겠네요. 하네배드(はねバド!)라는 애니의 주인공 하네사키 아야노(羽咲綾乃)가 생각나기는 하지만 성격이 매우 이상하다 보니 별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아니라서...
다음은 2번째 유형의 문제.
[문제] 다음 중 지문에서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지문]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 칸트는 외국 철학자의 저작물을 읽은 경험이 있다.
- 칸트는 독일어로 저서를 출간했다.
- 칸트의 묘는 독일국내에 있다.
- 칸트의 사상은 법철학 분야에도 걸쳐 있다.
- 외국의 철학자도 칸트의 저작물을 접했다.
이제 여기서 앞의 유형보다 난이도가 올라갔다는 게 보일 거예요. 정답은 3번.
칸트의 묘는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오블라스트(Калининградская область)에 소재하니까요. 칸트의 생존시기에는 그 지역은 쾨니히스베르크(Königsberg)라고 불리는 독일의 영역이었으나 1945년에 독일이 패전한 이후 소련이 그 영역의 북부를 점거하여 오늘날의 지명으로 개칭했고 칸트의 묘가 있는 성당 또한 그 북부에 속한 사정이 있으니까요. 사실 정확한 사정을 모르더라도 이것은 소거법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다 유럽 각국의 영토변경이 워낙 심하다 보니 3번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것도 감안할 수 있지만, 풀어놓고도 좀 찜찜한 건 어쩔 수가 없어요.
마지막으로 3번째 유형의 문제.
[문제] 다른 넷과 성격이 다른 지문을 찾으시오.
- CRT
- 허수의 제곱
- 적자
- 프라톤
- 히키잔
사실 이것은 킬러문항같은 성격을 지닌 지문으로 채워져 있어요. 일단 정답은 4번.
1번의 CRT란 음극선관의 영어표현인 Cathode Ray Tube의 약자, 2번은 허수의 제곱이 음수, 3번은 적자가 재무제표에서 마이너스로 기록되는 점, 4번은 양성자(陽性子)의 벨라루스어 발음인 프라톤(Пратон), 5번은 뺄셈의 일본어 단어인 히키잔(引き算). 따라서 4번만이 양의 부호와 관련있고 나머지는 음의 부호와 관련있어서 다른 넷과 배치된다는 것이죠. 이런 문제는 지금껏 접한 적이 없다가 꿈에서 처음 봤어요. 저는 벨라루스어를 모르는데 이번에 꿈에 프라톤이라는 말이 나와서 머리속을 배회하길래 찾다가 벨라루스어에 같은 발음의 단어가 있고 그게 양성자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어요.
간만에 꾼 꿈이 시험 관련이었고 세 유형의 그리고 피로감이 매우 큰 논리퀴즈가 나와서 오전은 물론 오후인 지금도 기묘함을 떨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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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er
2024-12-18 16:16:07
논리문제라면 보통 "아인슈타인 퍼즐"이라 불리는 얼룩말 퍼즐(위키백과 영문판 / 나무위키)을 가리키죠. 뭐가 됐든 당장 접하면 눈앞이 아득해질 정도로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소거법으로 풀다보면 그 명확한 전개와 해답 때문에 상쾌한 맛이 있죠. 그래서 작업하다가 머리가 안 돌아간다 싶으면 논리문제나 논리퍼즐로 머릿속을 정리하곤 합니다.
외국에서는 아예 퍼즐을 생성해 주는 사이트도 있더군요. 그 중에 쉬운 난이도 쪽으로 하나를 가져와서 번역하자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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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멋진 호텔이 같은 거리에 줄지어 서 있습니다만, 저마다 설립년도가 다릅니다. 어떤 호텔이 가장 오래 됐을까요?
[보기]
순서 : (왼쪽부터) 1번, 2번, 3번, 4번, 5번
색깔 : 파란색, 초록색, 보라색, 빨간색, 하얀색
이름 : 미라지, 팰러스, 로얄, 시쇼어, 보르텍스
소유주 : 미국인, 영국인, 프랑스인, 독일인, 이탈리아인
지배인 : 캘빈, 데릭, 아이언, 로저, 웨슬리
객실 : 100개, 150개, 200개, 250개, 300개
설립년도 : 1910년대, 1920년대, 1930년대, 1940년대, 1950년대
[힌트]
1. 가장 큰 호텔은 팰러스 호텔과 객실이 150개인 호텔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이 순서는 왼쪽부터다.
2. (왼쪽부터) 2번째에 있는 호텔은 1930년대에 건설됐다.
3. 하얀색 호텔은 가장 작은 호텔의 왼쪽 어딘가에 있다.
4. 가운데에 있는 호텔의 소유주는 독일인이다.
5. 미국인이 소유한 호텔은 객실이 250개인 호텔과 하얀색 호텔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이 순서는 왼쪽부터다.
6. 로저는 빨간색 호텔의 지배인이다.
7. 시쇼어 호텔의 객실은 300개이다.
8. 보르텍스 호텔은 초록색 호텔의 오른쪽 어딘가에 있다.
9. 이탈리아인의 호텔은 1950년대에 건설됐다.
10. 객실이 250개인 호텔은 로저가 담당하는 호텔의 바로 왼쪽에 있다.
11. 1번째에 있는 호텔 소유주는 파리 출생이다.
12. 초록색 호텔은 객실이 200개인 호텔의 왼쪽 어딘가에 있다.
13. 아이언은 1번째 호텔에서 근무한다.
14. 로얄 호텔은 프랑스인이 소유한 호텔과 미라지 호텔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이 순서는 왼쪽부터다.
15. 이탈리아인이 소유한 호텔은 4번째에 있다.
16. 로얄 호텔은 하얀색이다.
17. 캘빈은 4번째 호텔을 담당한다.
18. 초록색 호텔은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한 직후에 건설된 호텔의 왼쪽 어딘가에 있다.
19. 하얀색 호텔은 1930년대에 건설된 호텔 옆에 있다.
20. 캘빈이 담당하는 호텔은 파란색 호텔과 데릭이 담당하는 호텔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이 순서는 왼쪽부터다.
21. 3번째에 있는 호텔은 대공황이 시작된 해에 건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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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에서는 HTML을 이용해 표에 직접 채워넣을 수 있습니다만, 종이와 펜을 가지고 풀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이해가 안 되시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