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소련에서 우호의 의미로 미국에 선물한 미국 국장 모양의 조각 장식은 소련의 무전을 감청하던 영국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미국에 대한 도청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간파하는 7년간 아무도 몰래 당당히 미국의 심장에 걸려있었다고 하죠.

"The Thing"이라 불린 이 희대의 도청기구는 그 자체는 어떠한 전원이나 작동부가 없고 기술력이나 작동 원리도 대단히 단순했기에 도리어 도청 사실을 파악하기 매우 어려웠다고 전해지죠.

언급해 주신 The Thing은 모르고 있었는데, 마키님께서 말씀해 주신 것을 토대로 찾아보니 정말 무섭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외부동력이 전혀 없이 수동적으로 음파에 반응하는 문제의 그것은 탐지하는 게 용하다 싶을 정도의 혁명적인 물건인데다 현대의 RFID 테그 기술의 선구자로도 평가될만큼 놀라운 물건입니다. 정말 그 통칭대로 시대를 풍미한 물건이 맞습니다. 한편으로는 소련이 그 도청장치를 만들던 때는 미국과 소련이 나치독일을 척결하기 위해 협력했던 시기이니, 소련의 흉계가 생각보다 더욱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도 확인가능합니다.

본문에 잠깐 언급된 엘리 코헨을 체포하는 데에도 패시브 스킬이 사용되었습니다. 보다 대규모로.

시리아에서는 고급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이스라엘로 유출되는 정황이 있었습니다만 당시의 시리아의 정보전역량으로는 그 정황을 의심하는 정도로만 그쳤을 따름 실질적인 해법은 없었습니다. 이것에 대해 동맹국인 소련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 시 전체를 기습정전시켜버리는 방식으로 정보누설을 역탐지해 보려 시도했습니다. 이런 불시의 상황이 발생한다면 다마스커스 시내에 있을 간첩은 이 동향을 이스라엘로 즉시 보고할 것이고, 아무리 신호가 미약하더라도 일단 능동적으로 발신하는 이상 시내가 완전히 정전되어 버리면 상대적으로 탐지가 용이해질 것 또한 당연할 것이라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소련측의 예측대로 실제로 매우 미약한 전파가 발신되었고, 시리아가 보유한 것보다 더욱 정밀한 감청장비를 동원하여 추적한 결과 국방차관 카멜 아민 타벳(Kamel Amin Thabet)의 자택이 발신원이었습니다. 그 차관의 실체가 바로 엘리 코헨이었고, 시리아에서 사형당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치밀한 공작은 고원 내의 각지에 조성된 유칼립투스 나무숲이 시리아의 군사시설을 알려주는 표지로 작동하여 결국 6일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완승하는 데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여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