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완벽한 창작은 없고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다라는 말도 존재하지요. 그렇지만 그러하기에 더더욱 표절, 도작의 기준이란 것이 사람마다 달라질 수도 있기에 약간 애매한 부분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그렇기에 창작자들에게도 이 문제가 꽤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쓸 때 뭔가와 유사하다는 기시감을 느끼기도 하고 무의식중에 비슷한 설정을 써버리는 일도 꽤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저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예전에 능력자 배틀을 주제로 뭔가를 써보려다 자신의 그림자나 사역마 따위를 대역으로 내세워 전투를 한다는 개념이 가만히 생각해 보니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스탠드나 페르소나 시리즈의 페르소나와 심하게 유사했던 지라 결국 이 설정과 내용은 보류하고 말았지요.
이후 아예 무기한 보류가 되어버렸지만……
그런데 저 때부터 왠지 모르게 설정을 짜다가 이상한 기시감이 느껴지면 '헉!'하고 순간 멈칫하는 일이 꽤 잦아졌었습니다. 신경을 안쓸래야 안쓰기가 참 어렵더군요. 너무 잦아지다 보니 아예 패러디나 오마주로 넘겨버릴까 생각도 하지만 저런 게 은근히 떨쳐내기 어렵더군요. 하도 표절 논란을 너무 많이 접해서 그런 건지……
그리고 같은 이유로 이 작품의 어떤 부분을 딱 보고 '이거다!' 하고 차용하는 것도 꽤 망설여지게 되더군요. 이 설정을 차용한다 해도 그것을 잘 녹아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확신하기가 어렵다 보니……게다가 그것이 여러 작품에서 두루두루 흔하게 쓰이는 클리셰가 아니라면 더더욱 말이죠.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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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마드리갈
2014-03-21 05:40:46
대놓고 타인의 설정을 자기의 것인 양 도용하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설정과의 유사성을 어디까지로 정의하는 것도 문제가 되어요. 가령 러브코미디에서 잘 보이는 Boy meets girl 또는 Girl meets boy 구조같은 대강의 큰 틀까지로 잡아 버리면 진정한 오리지널 작품은 정말 없게 되겠죠. 말씀하신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스탠드나 페르소나 4에 나오는 페르소나같은 그런 건 하이스쿨 DxD 같은 것에도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무단표절을 한 것도 아니예요. 엄연히 다른 것은 작품의 컨셉트, 등장하는 양상, 비중 등에서 크게 다르니 사실상 다르고, 그래서 차별성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폴리포닉 월드에서도 다른 설정을 참고하거나 차용하는 것이 있어요.
이를테면 로망오크님의 오리지널 설정의 위치퀸 랠리에서 보이는 사고방식. 이건 제가 공작창에서 직접 양해를 구했어요. 그리고 현실세계에 등장했던 각종 산업프로젝트는 물론이고 다른 대체역사물 속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역사의 분기점과 달라진 양상, 특정한 가정에 의한 각종 시스템의 발달양식 등을 많이 참고하기도 해요. 하지만 폴리포닉 월드는 그 다른 어떠한 설정과도 전혀 닮지 않아 있어요. 너무 스스로를 옥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왕고래
2014-03-22 14:28:07
사실 엔간한 능력자물이 비슷할 수 밖에 없을거에요. 한 조류가 생기면, 그것과 비슷한 이야기가 여럿 생겨나기 마련이겠죠.
원피스도 일부 캐릭터의 능력들이 미국 코믹스의 캐릭터의 능력과 비교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진지하게 원피스를 미국 만화의 표절이라고 부르지도 않죠. 애초에 능력이 존재한다는 게 비슷할 뿐 서로 다르게 흘러가니까요.
좀 더 심하게 잡으면 일본만화 중 하렘물 요소가 있는 작품을 갖고 "이거 구운몽의 표절이다!"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겹친다는 것에 너무 신경쓰지 않으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하네카와츠바사
2014-03-22 19:43:16
제 개인적으로 표절과 오마쥬(혹은 패러디)를 구분짓는 경계선은, '다른 작품에서 따온 것을 얼미나 보여주는가', '작품에서 얼마나 핵심적인 요소인가' 이 두 가지입니다. 패러디의 경우 다른 작품의 요소를 차용하여 재미를 주는 것이기에 '어디어디에서 따왔어요'라고 일부러 보여주는 성격이 강하죠. 그리고 다른 작품에서 차용했지만 표절이라는 말을 듣지 않는 작품들은, 그러한 따온 요소에 작품을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나름대로의 맛을 냅니다. 표절이라는 건 이 두 가지 요소를 갖추지 못했을 경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