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끝났다!”
벽과 바닥을 가득 채운 삼차원 마법진을 바라보며 나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블레어가 알려준 신계로 향하는 의식은 쉬운 동시에 극단적으로 어려웠다.
쉬운 것은 술식을 발동하는 방법.
일단 의식을 위한 준비물만 갖춘다면 그 이후, 마법진의 중앙에서 잠들기만 하면 된다. 말 그대로 잠만 자면 해결되는 어처구니없이 낮은 난이도. 신들과 만나고 싶다며 온갖 난리를 치는 신전 측 사람이 본다면 경악할 수준이다.
하지만 어려운 것은 그 준비 방법.
의식을 수행하기 위한 재료 자체야 심부름꾼 길드 활동으로 만든 인맥으로 어떻게 얻어낼 수 있었지만, 문제는 의식을 발동하기 위한 마법진이었다.
솔직히 말해 난 마법진과 그리 친하지 못하다.
학창 시절 공부를 안 했다는 걸 부정하진 않겠다. 마법진 관련 수업은 지루하기 그지없어서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곤욕이었으니까.
‘거기에 둔갑술 전공에게 마법진 수업은 그냥 이수만 하면 되는 거였단 말이지.’
인제 와서 후회한다고 해도 늦었을 뿐이지만.
이런 의식을 발동한다는 것을 괜히 알렸다가 다른 사도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에, 마법진을 그릴 때 타인에게 도움을 받을 순 없었다. 술식이 발동된 이후 나는 오랜 시간 잠이 들 터. 만약 다른 사도가 내 위치를 알아챈다면 그대로 목숨을 헌납하는 셈이다.
‘오드리라면 비밀을 지킬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위험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줄이는 것이 좋겠지.
부족한 마법진 작성 실력을 억지로 짜내면서 밤을 새운 덕에 나는 이제야 마법진을 완성할 수 있었다.
[결국 완성하였느냐?]
마법진의 완성을 알아챘는지, 이드라는 어딘가 망설이는 것 같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꼭 해야만 하겠느냐?]
내가 이 의식을 발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지, 그녀는 마법진을 그리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마음을 돌릴 것을 권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마음을 돌릴 수는 없는 노릇.
“방법이 없잖아요?”
남은 기간은 사흘. 아니, 블레어에게 술식에 대해 알아내고 마법진을 새기는 데 시간을 소모했으니,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에스텔도 로즈마리도 없는 상황에서 무예를 더욱 발전시킬 수는 없을 터. 설령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보어헤스 백작에게 위협이 될 정도로 강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단기간에 강해질 방법은 블레어가 말한 방법 하나뿐.
출처가 영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이드라 역시 부인하지 않은 걸 보아 효과만큼은 확실하리라.
[본녀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노라. 어이하여 그 아이를 위해 이런 위협을 감수하는 게냐?]
“그야, 에스텔은 제 은인에다가 동료이기도 하고.”
나름대로 그녀를 설득시키려고 해보았지만, 여전히 이해하진 못하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혼조차 망가질 수 있는 의식을 고작 그런 관계의 인간을 위해 거행하는 게냐?]
이 술식의 위험성은 상상 이상이었으니까.
의식을 준비하면서 나는 혹시나 블레어가 장난을 쳤을 것을 대비해 이드라에게 지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내가 이해한 옛 군주의 규칙은 새로운 걸 먼저 알려줄 수 있어도, 아는 걸 확인해줄 수는 있는바. 내 예측이 맞았는지 이드라는 내가 물어본 술법의 특성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주었다.
술식의 특징, 주의할 점, 그리고 의식의 부작용까지도.
‘영혼이 망가진 다라…….’
솔직히 정확히 뭘 말하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정신이 나간다는 것일까? 그대로 죽는다는 것일까? 아니면 무슨 신화 속에 나오는 것처럼 활시인이나 다른 괴물이 되어서 날뛰게 된다는 것일까?
‘어느 쪽이든 좋은 결과는 아니겠지.’
하지만 에스텔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허어.]
“영혼이라고 하셨죠? 어차피 제 혼은 그때 에스텔과 오드리가 없었다면 망가진 상태였을 겁니다. 살아있긴 하지만,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게 멀쩡한 상태일 리는 없겠죠.”
그저 하루하루가 썩어가는 나날. 그것이 내가 이전에 보내던 인생이었다.
“그렇기에 영혼을 건 도박 정도는 한, 두 번 정도 해볼 만합니다.”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이드라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어색한 침묵.
[본녀로서는 이해가 가질 않으나…… 그것이 사도의 바람이라면 들어줘야겠지.]
결국 이드라는 패배 선언을 하며 내 뜻을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꿈의 세계에서 방황할 그대를 위해 한 가지 조언을 남기겠노라.]
‘조언?’
“해주신다면 저로서는 반가울 따름입니다.”
모르는 곳을 탐험할 때 정보만큼 귀한 자원은 없는 법.
나는 긴장한 태도로 이드라의 말을 기다렸고,
[그대의 가능성을 믿거라.]
지나치게 허무한 조언에 허탈한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설마 그게 전부인가요?”
아니겠지. 그래도 신의 조언인데 아닐 거야.
[후훗. 본녀의 조언을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사도여. 하나, 때가 된다면 이해하게 될 터.]
진짜 저게 끝인 모양이네.
실망한 표정을 가능한 티 내지 않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어떻게든 되겠지…….’
그 생각을 끝으로 자리에 누운 나의 의식은, 꿈의 세계로 떨어져 내렸다.
?
***?????? ***
?
‘어째서냐?’
소여 백작은 왠지 모르게 자신의 가슴을 조여오는 답답함에 얼굴을 찌푸렸다.
앞으로 남은 날짜는 이틀.
절대적인 길이를 따진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 시간 내에 이미 진행되고 있는 계획을 틀 변수를 만들 수는 없을 터.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한 게지?’
“녀석의 상황은 어떻게 되었지?”
“죄송합니다. 현재로서는 파악이 불가능합니다.”
불안을 종식하기 위해서 수하들을 풀었으나 오히려 그들의 무능함은 백작의 불안을 가증시킬 뿐.
‘무능한 녀석들.’
고작해야 한 사람을 제외했을 뿐인데, 은밀기동부대라는 녀석들은 허수아비라도 되는지 쓸모 있는 정보 하나 얻어오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로즈마리를 배제한 것은 잘못이었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곧 그 후회를 단칼에 잘라냈다.
‘그년은 믿을 수 없다.’
로즈마리.
한때는 가장 신뢰하던 유능한 은밀기동부대의 기사.
하지만, 사도가 사라지기 직전에 있었던 사건은 그에게서 로즈마리에 대한 신뢰를 걷어내기에 충분했다.
‘저주가 발동되었다.’
그 원인까지는 알 수 없다. 단순히 말실수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반의를 품은 것인지. 하지만 이후 벌어진 사도의 선전포고와 도주는 백작이 그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빌어먹을.”
평소에는 입에도 대지 않던 궐련을 입에 물 정도로 그는 극도의 짜증 상태에 놓여있었다.
‘계획이 계속해서 틀어지는군.’
이드라의 신기를 도난당한 사건 이래, 그가 원했던 그림에서 모든 것이 망가지고 있었다. 결국 에스텔을 팔아넘기는 것으로 한 번의 대대적인 수정을 거쳤지만, 그것마저 어긋난다면?
‘그렇게 대면 이번 사도야행은 끝장이다.’
그런 일만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까지 불안하십니까?”
그런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새 그의 사무실에 찾아온 이 예비 사위는 그저 쓸데없이 웃는 표정을 짓고 있을 뿐.
“무슨 일이지?”
“그저 장인어른이 마음고생을 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상담이라도 해드릴까 해서 말이죠.”
“그런 건 필요 없네.”
‘애초에 불안하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네 놈 때문이니.’
당장 그 평민 출신 사도가 도주했을 때 바로 격추했으면 아무런 일이 없었을 터이건만. 현재 이 집에서 사도와 싸우는 것이 유일하게 가능한 그는 격추를 위해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때 녀석을 쓰러뜨렸다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거늘.’
“후후. 어지간히 미움받은 모양이로군요. 절 그런 눈으로 보시다니.”
실수로 살기를 흘리기라도 한 것인지, 보어헤스 백작의 입가에 웃음기가 서렸다.
“실례. 무례를 범했군.”
마음 같아서는 그 살기대로 움직이고 싶건만, 상대는 소여 백작 자신과 동급의 귀족인 동시에 사도. 아무래도 그렇게 움직일 수는 없었다.
다행히 보어헤스 백작은 괜찮다는 뜻으로 손짓을 하고는, 조금은 풀어진 태도로 대화를 이어갔다.
“아시다시피 그와 저의 격은 천양지차입니다. 사도로서도, 개인으로서도 그가 이틀 내로 저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영에 가깝습니다.”
“영에 가깝다?”
마치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어투에 소여 백작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설마 방법이 있는 건가?’
하지만 그런 식으로 단기간에 강해지는 방법은 소여 가의 기록에도 없는 내용.
‘보어헤스 놈들은 그런 방법을 알고 있던 건가?’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쉽게 우승하지 못한 것일까?
소여 백작의 머리에 그런 의문이 떠오를 무렵, 보어헤스 백작은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방법이 있기는 하거든요. 한없이 불가능에 가까운 방법이지만요.”
“무엇이지?”
“설명하자면 제법 긴 이야기가 필요하니, 차라도 내주시지 않겠습니까?”
마치 본인이 집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여유로운 태도.
그 모습에 소여 백작은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아쉬운 것은 그였다.
“차를 가져오도록.”
명령에 담긴 불쾌감을 느꼈는지, 빠르게 움직이는 하인들. 이윽고 그리 오래지 않아 소여 백작의 집무실에는 두 잔의 최고급 차가 놓여 있었다.
“자, 그럼 설명해보게.”
어서 답을 듣길 원하듯 채근하는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들었는데도 보어헤스 백작은 대답을 미루듯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그제야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지난번 사도야행을 기억하십니까?”
“굳이 그 이야기를 해야 하나?”
그 당시의 이야기는 소여 가와 보어헤스 가로서는 극단적으로 기피하고자 하는 주제.
지난번 사도야행에서 보어헤스와 소여 양측의 사도는 실로 빠른 속도로 탈락했다.
소여 가의 사도가 탈락한 것은 동료였던 이의 배신.
그리고 보어헤스 백작가의 사도가 탈락한 것은 자멸.
그야말로 추함의 극치였던 전쟁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해야만 합니다. 저희가 자멸하게 된 이유가 그 때문이니까요.”
원치 않는 소재의 이야기에 표정이 굳어 있던 소여 백작은 자신의 앞에 있는 젊은 백작의 말에 노여움을 풀 수밖에 없었다.
“아시다시피 사도의 권능을 성장시키는 것은 제법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 저 역시 사도야행 기간 도중 야만족을 토벌한다는 편법을 사용해서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고유 권능이라면 보았네. 확실히 예상보다 빠르게 등장했더군.”
여태까지의 기록에 의하면 사도야행에 고유 권능이 등장하는 것은 보통 셋 이상이 탈락한 이후.
그걸 고려하면 보어헤스 백작의 고유 권능 사용은 실로 특이한 경우라고 할 수 있으리라.
“당시의 사도, 저의 조부께서는 더 빠른 성장을 원하셨습니다. 거기에 그분 역시 보어헤스 가의 걸작이니만큼, 도박을 걸어볼 만하다고 여겼고요. 그래서 신의 본체를 마주한다는 도박을 실행했습니다.”
“그건 실패했겠군.”
“네, 실패했습니다. 그 결과 영혼이 파괴된 저희 조부께서는 광인이 되어서 날뛰었죠. 사도로 변신하지 않았기에 가문의 어른들이 모여서 제압할 수는 있었습니다만, 만약 변신했다면 그날이 보어헤스 백작가가 멸문지화를 당하는 날이었을 겁니다.”
그야말로 있었을 수 있던 최악의 가능성.
하지만 그런 가능성을 읊으면서도 보어헤스 백작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고만 있을 뿐. 그 웃음이 왠지 거슬린다는 느낌이 드는 소여 백작이었지만, 그래도 보어헤스 백작이 자신에게 하고자 하는 말 정도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확실히 그 방법이라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테지. 사도의 힘은 그 위업에 비례할 터. 신을 직접 배알한다는 위업을 달성한 만큼 극도로 강해지는 것이 가능하겠지. 하지만,”
“네. 불가능하죠. 저희 가문의 걸작이셨던 조부님도 바로 미쳐 버리셨습니다. 평범한 인간인 관계로 그런 건 불가능하지요.”
“…….”
“그레고르는 확실히 뛰어난 재능을 갖춘 자였습니다만, 한계 역시 명확합니다. 아무리 그라고 해도 신을 마주할 방도를 찾지 못할 소지가 다분할뿐더러, 설령 그를 알아낸다고 해도 어찌할 방도는 없습니다.”
마치 1 더하기 1은 2라는 것을 말할 때처럼 확신에 찬 목소리.
그 목소리를 들으며 소여 백작은 자신의 원인 모를 불안감을 애써 억누를 수 있었다.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그레고르가 이미 그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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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이후로는 시프터의 연재 속도가 주 1회 정도로 느려질 예정입니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가장 큰 것은 시프터즈 자체가 일종의 실패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재 중단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주 1회 정도로 느긋하게 연재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재미있게 보신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4 댓글
마드리갈
2020-11-16 13:05:50
미래는 역시 알 수 없고, 그래서 인류의 역사 속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것들이 가득차 있어요.
동서양의 각종 점성술이나 예언이 그러했고, 근대화된 이후로는 확률론, 통계학, 경제성장론, 조사방법론 등의 각종 학문이 발달하여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학문이 점성술 등을 완전히 대체했어요. 하지만 인간의 의식 자체가 불확실한 미래에의 두려움과 도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도 않고, 예의 학문도 자주 빗나간 결과를 내기도 하죠. 그래도 어쩌겠어요.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저는 일말의 가능성, 그리고 지켜야 할 소중한 사람을 보고 위험을 감수하고 행동에 옮기는 주인공 그레고르의 편이예요. 그리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레고르의 결의에 이 차가운 낮의 공기에도 불구하고 가슴속은 뜨겁게 느껴지고 있어요.
진짜 큰 위험이 닥쳐오기 전에는 몇 가지 전조가 있다죠. 그걸 간과한 결과는...
소여 백작이 느끼는 것, 그리고 억지로 불안감을 억누른 것도 그 끝은 좋지 않을 게 어렴풋하게나마 보이고 있어요.
이제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든 시프트되겠죠.
빠삐용님의 소설 시프터즈를 재미있게 읽고 있는 저로서는, 빠삐용님이 이렇게 소설을 선보여 주시는 자체가 영광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그래서 의사를 최대한 존중할 거예요. 그러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 거예요.
33화가 많이 기다려질 거예요. 그럼 그때를 또 기다릴께요!!
Papillon
2020-11-16 20:41:56
우선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요. 단지 확실한 건 지나친 자신감은 그리 긍정적인 결과로 이끌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SiteOwner
2020-12-29 18:47:26
살아오면서 느낀 것 중에, 학창시절에 진입장벽이 꽤 있었던 것이 사회인이 되면서는 극복했다든지 하는 게 있습니다. 그게 생각났다 보니 그레고르가 마법진을 대했던 과거와 현재에 더욱 감정이 이입되어갑니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영혼을 건 도박을 감행하기로 했고, 여신 이드라는 가능성을 믿으라고 조언하고...
간단하지만 깊습니다. 그게 사실 제대로 되는 경우보다는 안 되는 경우가 월등히 많습니다. 간단하기에 다 안다, 가볍게 봐도 된다 운운하니까 그렇습니다. 저조차도 언제나 가능성을 믿어왔다고는 말못합니다. 그래서 좌절한 경우도 많았고,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얻기보다 지키기가 어렵다고 하지요.
소여 백작의 불안도 이런 데에서 기인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Papillon
2020-12-31 23:13:31
가능성을 믿는다는 것은 쉬운 말이지만 실행하긴 어려운 말이지요. 잘못 이해하면 단순한 낙관론이 되기도 하고요.
소여 백작의 불안감도 악독함도 본인이 지닌 것에서 나오는 것이죠. 이것은 태생적으로 뒤틀린 괴물인 블레어와는 차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좋게 말할 수는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