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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束(꽃다발)

블랙홀군, 2013-04-29 22:25:52

조회 수
431

일단 저번에 소개한 사신 하나 오늘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외에 등장인물 소개를 잠깐... 

헤키라. 이름의 뜻은 일본어로 푸른 비단을 뜻하며, 사신계의 공주님입니다. 네메시스 포지션에 있으나 복수를 요청하는 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동공이 오각별모양입니다. 저거 사실 꼬리도 있었는데 안그렸어요...


최근 천계의 왕자에게서 대시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리오넷입니다. 종족은 나가입니다. 원래 나가는 날개가 없는데, 간혹 리오넷처럼 날개가 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보통의 나가들은 조이기나 독 관련 마법을 사용하지만, 날개가 달린 나가들은 조이기를 못 하는 대신 다른 공격 수단을 타고 납니다. 리오넷은 독과 땅속성 마법에 능하죠. 


나가들은 몸통을 만지는 것을 굉장히 불쾌해합니다. 이들의 몸통을 함부로 만지는 것은 이들에게 있어서 치한행위나 다름이 없습니다. 


----------


온종일 숲을 헤매던 젊은 남자 하나가 쓰러졌다. 남자는 땅을 파헤치기라도 했는지 손에는 흙이 묻어 있었고, 온몸 여기저기 긁힌 상처 투성이였다. 


-스스슷


무언가가 풀밭을 기어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수풀 사이로 낯선 여자가 보였다. 이배색의 스웨터를 입은 어딘가 따뜻한 느낌을 주는 여자였다. 


여자는 남자를 발견하고 근처 샘가로 데려갔다. 그리고 남자가 정신을 차리아, 그녀는 남자에게 물을 건네줬다. 


"넌 누군데 나가들이 사는 숲까지 왔지? "

"전 이 근처 마을에 사는 사람입니다. 유리가 대량으로 필요해서 본의아니게...... "

"유리? 이 지역에 규소가 많긴 하지만, 유리는 무슨 일로 그렇게 많이 찾아가려는거지? "

"저, 사실은...... 유리로 만든 꽃다발이 필요해서요... "

"꽃다발을 유리로 만들어? 그게 가능해? "

"물론 불가능한 거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반드시 만들어야 해요... "

"...... 그 꽃다발이 왜 필요하지? "

"그녀가 그 꽃다발을 가져오면, 제 고백을 받아준다고 했으니까요. "

"고백? 유리로 만든 꽃다발을 가져오면 고백을 들어준다라...... 마음이 없다는 얘기네. "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

"잘못하면 로제타가 움직일지도 모르겠군... 아무튼... 규소가 필요하다는거지? 좋아, 이 곳의 흙은 얼마든지 줄 수 있지. "

"저, 정말요? "

"하지만 조건이 있어. "

"그, 그게 뭔가요? 주, 줄 수 있는거라면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

"네 얘기를 좀 해 봐. 여기서 왜 규소를 찾아 헤매게 됐는지. "

"그건... "


----------


남자에게는 세상에서 부모님 다음으로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같은 마을에 살았던 여자는 남자와 달리 꽤 부유한 집의 자제였다. 그리고 상당히 오만한 성격이었다. 부모가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그녀가 옷이나 장신구를 사는 데 다 써버렸다고 하는, 상당히 허영심이 강한 여자였다. 


그리고 그런 여자를 남자는 굉장히 사랑하고 있었고 용기내 고백했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에게 유리로 만든 꽃다발을 가져올 것을 주문했던 것이다. 


----------


"그렇게 오만한 여자가 있었나... 좋아, 얘기는 잘 들었다. "


그녀는 남자가 가져온 자루 가득 흙을 담았다. 


"내 이름은 리오넷. 혹시라도 흙이 더 필요하면 찾아오도록 해. "

"감사합니다! "


남자는 자루를 받아들고 허리를 90도로 숙여서 깍듯이 인사한 후 돌아갔다. 


"자, 이제 장미가 피어날 시간인가요, 로제타 씨. "

"...... "


리오넷은 땅 한가운데 피어난 붉은 장미에게 말을 건네고 사라졌다. 


----------


한달 후, 리오넷이 얘기를 건넸던 장미가 갑자기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장미들 사이에서 낯선 여자가 나타났다. 


"로제타 씨, 오셨군요. "

"응, 원한이 생겼으면 풀어주는 게 도리니까... 그런데, 이번엔 누구야...? "

"예? 그거 제가 묻고 싶은 말입니다. "

"아아, 그랬지... 실례. 한달 전에 너에게 왔던 남자 기억하니? "

"아아, 네... 유리로 만든 꽃다발이 필요하다고요... "

"그 남자가 죽었단다. "

"예? 그 남자가 죽었다고요? "


로제타는 장미로 된 등을 들고 있었다. 그 등이 점점 환해지는 걸 보니, 아마 그 남자가 죽은 모양이었다. 


"응. 그 녀석은 꽃다발을 결국 성공했지만, 그 꽃다발을 들고 갔음에도 그 여자는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어. 오히려 더 어려운 것을 요구했고, 상심한 남자는 그 길로 집에 오자마자 '이것이 당신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꽃이 될 것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지. "

"설마 그 유서가 당신을 부른겁니까? "

"음... 반은 그래. 하지만 나머지 반은, 공주님의 지령이야. 자기 몫의 복수까지 해 달라셨어. "

"헤키라 씨까지...... 단단히 화가 나셨군요. "

"응.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기만하다니... 죄질이 꽤 큰걸. 그 여자는 어디에 있지? "

"당신의 연등이 안내해드리겠죠. "

"그렇군... 실례. "


로제타는 숲에서 나가는 길에 남자의 무덤에 잠깐 들렀다. 그리고 그녀가 들고 있었던 붉은 등이 한층 더 밝게 빛났다. 


"그 녀석에게, 반드시 네가 겪은 고통 이상의 것을 안겨주겠다. "


그리고 그녀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여자를 찾아갔다. 들은 대로 여자의 집은 꽤 부유했으며, 여자에게 옷이나 악세사리를 팔러 오는 상인들이 줄을 섰다. 그녀의 집이라는 걸 감지했는지 그녀의 붉은 등은 더 환하게 빛났다. 


'흐음, 들은 대로로군... 그럼, 공주님의 몫부터 시작해볼까나... '


로제타는 공주의 몫으로 받아온 주머니를 풀었다. 주머니 안에서 보랏빛 연기가 피어오르는가 싶더니, 연기는 어느새 집 안으로 날아들어갔다. 


'그리고 이건 내 몫. '


그리고 그녀는 들고 있는 등을 완전히 피웠다. 마치 반딧불처럼 아름다운 불빛이 꽃이 피어남에 따라 점점 많아지더니, 종국에는 꽃에서 빠져나와 하나둘 집 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자, 이제 내 일은 끝났으니 가 볼까나... '


----------


로제타가 다녀간 후, 여자의 집은 크게 기울었다. 아버지의 사업도 크게 기운 데다가 하필이면 도박에 빠져서, 시엘과 자신의 옷가지와 장신구들을 담보로 거래를 했다. 물론 당연하게도 그 돈들은 전부 갚지 못 했고, 그녀의 아버지는 이번엔 자신의 영혼을 담보로 거래를 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돈만 생기면 옷과 악세서리를 사 모으기 바빴다. 


게다가 유리 꽃다발을 만들어오게 한 그녀의 이야기가 온 마을에 퍼지자, 어떤 남자들도 그녀에게 고백을 해 오는 일은 없었다. 설령 여자가 고백을 하도라도 남자들은 하나같이 거절했으며, 여자가 혼기가 차서 중매를 서 달라고 부탁했을 때는 전부 그녀의 중매를 서는 것을 거절했다. 혼기가 지나갔지만 어떤 남자도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 않았으며, 그녀는 거절당했다. 이유를 물어봐도 남자들은 '유리 꽃다발이 그 답'이라고만 했다. 


여자가 유리 꽃다발에 대해 떠올렸을 때, 때는 이미 늦었다. 영혼과 그녀의 옷을 뻇기고 돈을 잃은 그녀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들판에 버려졌다. 보다 못한 그녀의 어머니가 묻으려고 했지만, 영혼이 없어진 유해는 이미 뮤턴트들이 먹어치운 후였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 역시 아버지가 죽은 후 병으로 죽고, 집에는 여자 혼자뿐이었다. 


"자, 마지막으로 할 말은? "


망연자실한 여자의 앞에 로제타가 나타났다. 


"누구시죠? "

"유리 꽃다발을 기억하니? "

"...... 당신도 알 수 없는 소리를 하시는군요... "

"그 때의 치기는 다 어디로 갔지? 네가 그 녀석에게 유리 꽃다발을 부탁할 떄의 그 오만함은 다 어디로 갔느냐는 말이다. "

"아...... 아아...... 그 꽃다발...... "

"그 남자는 네 오만함때문에 죽었다, 스스로. "

"난 정말로 만들어올 거라곤...... "

"아니, 네가 그 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거절을 했었어야지. 그게 수순이야. "

"...... "

"그 오만함으로 수순을 어긴 주제에, 변명 할 거리라도 찾는거라면 포기해. "

"아뇨, 변명 할 생각은 없어요... 그건 제 잘못이니까...... "

"좋아. "


로제타는 들고 있던 등을 피웠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빛이 그제서야 나왔다. 


"이것이 마지막이다. "


여자는 빛을 삼키고 쓰러졌다. 


"이것도 그 녀석의 자비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텐데... "


----------


로제타는 쓰러진 여자를 뒤로 하고 피어났던 곳으로 되돌아왔다. 


"다녀오셨습니까? "

"응. "

"이제 완전히 끝인가요? "

"응. 이제 난 들어가봐야겠어. "

"들어가세요, 로제타 씨. 그런데 표정이 썩 좋지 않아보이는군요. "

"응... 그 녀석, 바보같이... 한때 사랑했던 여자라고, 마지막만큼은 편안하게 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해서 말이야... "

"...... 열렬히 사랑했던 모양이죠, 그 여자분을... "

"그렇겠지... "

블랙홀군

엄마가 고지고 아빠가 성원숭인데 동생이 블레이범인 라이츄. 이집안 뭐야 

10 댓글

행인1

2013-04-30 19:06:30

으음, 척 봐도 인간성이 별로인 된장녀때문에 순정과 목숨까지 바친 남자가 딱하기도 하고 어리석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그나저나 딸 하나  잘못 둔 덕에 봉변을 당하신 된장녀 부모님 지못미(...)

블랙홀군

2013-04-30 20:09:22

부모님은 진짜 무슨 죄인가요... 주륵


내용상 된장녀도 편히 죽을 운명은 아니었는데, 남자가 사신에게 부탁해서 그나마 편하게 죽은겁니다. 남자가 죽어서도 순정을 바쳤달까요... 

대왕고래

2013-04-30 22:26:12

작가님께서 원하신다면...!!

블랙홀군

2013-04-30 22:16:01

나중에 이 남자 환생시킬까요... 

대왕고래

2013-04-30 21:20:40

남자는 진짜 지못미 ㅜㅜ

블랙홀군

2013-04-30 21:19:46

주륵


남자도 지못미... 

대왕고래

2013-04-30 20:12:53

된장녀 부모님 진짜 지못미;;;;

블랙홀군

2013-05-01 02:14:10

그렇다면 나중에 환생을 한번... 

마드리갈

2019-12-30 23:50:48

나가...그러고 보니,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는 십이지 중 동북아시아의 용에 해당하는 것이 나가라고 하죠.

일단 뱀같은 모양이니 누가 돈을 주고 만지라고 해도 저는 안 만질 게 확실하지만...


유리로 된 꽃다발을 요구한다, 정말 못된 심성이군요.

일부러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어서 그렇게 내칠려고 했는데, 당연히 대부분의 경우 그 소원대로 행동해 주겠죠.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려 했지만...

처음부터의 적대관계가 아니라 변심한 사람의 마음이 더 무섭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그걸 알면 저렇게 행동하지는 않을텐데,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어요.

SiteOwner

2020-01-23 23:20:48

지아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1924)의 오페라 투란도트(Turandot), 그리고 화이트앨범에 나오는 노래인 유리의 꽃(ガラスの華, 노래 오가타 리나(CV. 미즈키 나나))이 같이 생각나다 보니 이중으로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사실 작중의 그 여자와 상당히 비슷한 사람이 제 주변에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지요. 저도 피해를 입을 뻔 했습니다. 자신만이 세계의 기준이고, 타인이 자신을 위하여 무조건적인 희생을 바칠 것이 일단 기본이고 그 노고에 대해서는 "어차피 네가 한 거잖아?" 라고 하며, 과실은 철저히 그의 몫, 책임은 철저히 남의 몫인. 그래서 읽다가 두 번 화가 납니다. 그런 사람의 존재를 여기서 재확인하고, 또 그 여자로 인해 죽은 남자가 너무도 성급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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