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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POLITAN] #A8 - Contract

Lester, 2021-06-10 09:58:13

조회 수
152

Contract - 청부




"의외인데?"

상황을 알게 된 존의 첫마디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표현과 달리 크게 놀라진 않았다. 이 바닥에서 줄을 바꿔 잡는다는 건 엄청 흔했기 때문이다. 무작정 배신이라고 하기도 뭐했다. 유명한 구단들 간에 유망한 선수들이 트레이드되는 것처럼, 뒷세계에서도 서로 실력자들을 데려가려고 하는 건 마찬가지니까. 그저 이전에 속했던 조직에게 계약금은커녕 이별 통보조차 가지 않는다는 게 다를 뿐이다. 기업사회의 헤드헌팅headhunting에 더 가깝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이 바닥은 진짜로 머리head를 날려버린다hunt는 점에서 또 달랐다. 레스터였다면 음지가 생각보다 양지와 많이 달랐다는 점에서 신기해하며 떠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양쪽의 논리를 이미 몸으로 터득한 존에게는 그저 일상에 불과했다. 이는 본 건을 들고 온 마피아 조직 그리지오 패밀리Grigio Family의 조직원 페데리코 '프레도' 파보리토Federico "Fredo" Favorito도 마찬가지였다.

"의외라고 할 것도 없어. 이 바닥이 그렇잖아. 도움이 안 되거나 의심스럽다 싶으면 바로 연줄을 끊지. 아니, 끊어야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비겁하다고들 하는데 뭐 어쩌겠어? 다 같이 죽을 순 없잖아. 그딴 소리 하는 놈들도 좀비 사태 같은 게 터지면 지 살겠다고 난리칠걸. 안 그래?"

"글쎄다."

존은 도덕적인 올가미에 걸려들지 않았다. 수긍하면 인간 쓰레기가 되고 반박하면 위선자로 불릴 테니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화제를 돌렸다.

"그래도 그 할망구는 좋은 물주 아니었어? 마당발답게 브로커 노릇은 잘 했잖아?"

프레도가 속한 조직에서 살인청부 사업을 꾸리던 욜란다 바넬리, 일명 바넬리 부인 이야기였다.

"다 좋지. 횡령만 안 했다면 말이야."

"어이쿠. 엄청나게 빼돌렸나 보네."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왜들 그렇게 잘 나가다가 꼭 삐딱선을 타는지 모르겠다니까."

"다 돈 때문이지 뭐."

"그러게."

프레도가 한숨을 쉬며 의자 등받이에 몸을 묻었다. 활기찬 젊은 커플 하나가 안 어울리게 공원 벤치에 붙어 앉은 두 남자 곁을 지나가다 곁눈질을 했지만 프레도는 상관하지 않았다.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던 프레도가 넋나간 듯이 말했다.

"아니, 그 할망구가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어. 욕쟁이긴 해도 살뜰하게 챙겨줘서 고맙다고 생각했거든. 일 때문에 찾아갈 때마다 욕은 욕대로 하면서 막 만든 음식 내오고 말이야. 그런데 이렇게 발등을 찍어?"

"눈물나는구만. 참으로 눈물이 나."

존이 들으라는 듯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존에게는 너 아니어도 할 사람 많다는 식으로 고용주에게 갈굼당한 기억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마피아 조직에게 알랑거리면서 아랫사람은 같잖게 대하는 그 꼴사나운 할망구가 죽게 된다니 기쁘기도 했다. 프레도는 그것도 모르고 그 할망구 편을 들었다.

"장난치지 마. 그래도 좋은 할망구였다고."

"그리고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빌어처먹을 할망구였지. 게다가 뒷돈을 챙긴 엿같은 할망구였고."

"...그건 그러네. 정말로. 그래서 말인데..."

프레도가 정면으로 반박당하자 할 말이 없어졌는지 헛기침을 하고는 이야기를 돌렸다.

"그 살인청부 사업을 나더러 이어서 하라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어떤 면에서?"

"그냥, 전부 다. 시키는 일만 하던 쫄따구한테 갑자기 사업을 맡겨버리면 뭐 어쩌자는 거야. 노하우도 없는데. 인수인계 같은 거라도 해주던가."

"이 바닥에 인수인계란 게 있었어? 그냥 하면 되는 거야. 게다가 브로커 일이면 쉽네. 지금 네가 하는 일이랑 다를 거 없잖아. 의뢰 들어오면 받고, 사람 보내서 적절하게 처리하고, 보수 받고, 비용 빼고 네 몫 챙기고. 간단하잖아?"

"그런가?"

"그 할망구도 하는 일인데 너라고 못 하겠냐."

존이 반쯤 진심으로 격려하듯 말하자 프레도도 기운이 좀 나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치면, 나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솔직히 이 건을 너한테 가져온 것도 그거 때문이거든. 우리가 '쓰는' 사람들 중에 믿고 맡길 게 너밖에 없어서."

"아이고, 황송합니다."

"농담 안 하고 진짜야. 나머지는 죄다 미친놈에 미친년들이거든. 자기 몫을 더 챙겨달라고 땡깡부리는 것부터 필요 이상으로 일을 어지르는 것까지 대박이야, 그냥."

"허어, 너네 조직엔 그렇게도 사람이 없냐?"

프레도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게나 말이다. 어쨌든 급한 일부터 처리하자고."

"좋아."


Contract: Yolanda Vanelli


욜란다 바넬리 건은 같은 편을 적으로 돌리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는 사례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었다. 제딴에는 공중전화 너머에서 정체를 숨기고 일을 맡기는 만큼 안전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체가 드러난 시점에서 수명의 절반이, 그리고 믿고 몸을 담았던 조직에게 버림받은 시점에서 나머지 절반이 끝장났을 뿐이었다. 게다가 프레도가 몇 번 들렀다고 말했듯이 자신의 거처를 공유하는 건 자기 목숨을 경매에 내놓은 짓이나 마찬가지였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 경매였다. 이 바닥은 원한을 사는 만큼 목숨 값, 그러니까 청부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매에서 입찰에 성공한 존이 이제 '상품'을 챙기러 가고 있었다.

바넬리도 완전한 바보는 아니었는지, 보는 눈이 제법 있는 셰이드 슬로프스의 어느 빈민층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바넬리의 성격을 토대로 상황을 유추해 보면 어떻게 진을 치고 있을지는 뻔했다. 아파트 복도에 경호원이랍시고 갱스터들에게 총을 쥐어주고 세워주곤 '내 말 안 들으면 마피아가 잡아간다' 같은 되도 않는 협박을 일삼았을 것이다. 하지만 고층 아파트가 그렇듯이 내려가는 길만 막으면 도망갈 수는 없었다. 옥상에 헬리콥터라도 있지 않는 한 말이다. 빈민층 아파트에 그런 게 있을 리도 만무했지만. 하지만 만에 하나, 정말 만에 하나 기습을 당하거나 목표물이 도망치는 걸 막기 위해 존은 핸드폰을 꺼내서 지원군을 불렀다.

"나야. 잠깐 좀 도와줘야겠어. 아니, 퇴로만 막으면 되는 간단한 일이야."

얼마 안 있어 지원군으로 에디Eddy와 딕Dick이 도착했다. 친형제도 아니면서 묘하게 비슷하게 생긴, 실력은 고만고만한 녀석들이었다. 그럼에도 존이 그들을 부른 이유는 소 잡는 데 닭 잡는 칼을 쓸 필요는 없어서였다. 그리고 녀석들의 실력 정도면 퇴로 정도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그들은 존에게 브리핑을 듣자 차렷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염병한다."

존은 반쯤 농담으로 독설을 날리고는 아파트에 들어가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빈민층 아파트라고는 해도 넉넉잡아 30층은 되는 건물을 계단으로만 다니라는 건 지독한 처사인지라 엘리베이터는 필수였다. 그 대신 빈민층에 걸맞게 비좁고 속도도 느렸다. 하지만 지금의 존에겐 그것도 감지덕지고, 재수없게 전기가 나가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다행히도 엘리베이터는 목표인 26층에 도착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제 몫을 다 해냈다.

바넬리가 살고 있어서인지 다른 층에 비해 26층의 복도에는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객이나 중독자가 보이지 않았다. 다만 보초가 돌아다니는지 터벅터벅 하고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렸다. 존은 발소리가 멀어져가는 방향으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겼다. 싸구려 우지 기관단총을 들고 흑인 불량배 하나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존은 과감하게 다가가서 그의 뒤통수에 권총을 들이밀고 말했다.

"욜란다 바넬리의 집 주소. 말해."

"네... 네?"

흑인 불량배가 식은땀을 흘리며 더듬거렸다.

"바넬리의 집 주소. 말하라고. 세 번 남았다."

"뭐가... 세 번 남았다는... 거죠?"

"살 기회. 이제 두 번."

"질문이... 뭐였는데요!"

"바넬리의 집 주소. 한 번."

"2605호! 그 외엔 누가 사는지도 몰라요!"

"고맙다."

존은 권총 개머리판으로 불량배의 뒤통수를 후려갈겨 기절시키고는 근처에 있는 집의 호수를 확인했다. 2610호. 좌우 문을 보니 2605호는 반대쪽에 있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여기에 눕혀뒀다간 누가 나와서 발견하고 경보를 울릴지도 모른다. 존은 기절한 불량배를 계단까지 질질 끌고 와서 눕히고는 품에 숨겨진 권총을 빼돌렸다. 그리고 2605호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정리했다. 문은 당연히 잠겨 있을 것이다. 문제는 방 안에 몇 명이 있느냐였다. 귀를 기울이자 말싸움을 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바넬리가 부하들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벽에 등을 붙이고 좀 더 집중하자 대화의 내용을 작게나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내가 너네 같은 밥벌레들을 모아서 큰 일을 이루려고 하는데, 너네들은 대체 왜 시키는 일조차 못하는 거야?!"

"하지만 할머님-"

"어디서 말대꾸야! 내가 그러라고 마피아에서 뒷돈을 챙긴 줄 알아?"

일단 바넬리가 있는 건 확실하다. 그렇다면 몇 명이 할망구를 지키고 있을까? 존은 자신의 권총에 훔친 권총까지 양손에 같이 들고는 개머리판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누가 됐든 문을 열려고 오면 단숨에 처리하고 진입할 생각이었다. 존이 일부러 초인종을 시끄럽게 누르자 바넬리의 "안 확인하고 뭐 하냐!"라는 일갈과 함께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어떤 망할 새끼가..."

불량배의 욕설이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총구 앞에서 사그라들었다. 그것도 잠시 권총이 불을 뿜자 불량배는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뒤로 쓰러졌고, 존은 발을 집어넣어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양팔을 뻗어 위협사격으로 몇 발을 쏴대면서 움직이는 형체가 몇인지 빠르게 확인했다. 소파에 둘, 부엌에 하나. 그리고 부엌에 있는 사람은 양손을 들고 주저앉는 걸 통해 무기가 없는 걸 확인했다. 그걸 확인하자마자 존의 총구는 소파에 있는 두 불량배에게 돌아가서 불을 뿜었다. 둘 중 하나는 산탄총을 애인처럼 껴안고 있었으나, 너무 꽉 잡고 있었는지 당황한 건지는 몰라도 쓰지도 못한 채 사망했다. 하지만 존은 들어가지 않고 현관에 서서 잠시 기다렸다. 안쪽의 작은 방에서 누가 나올지 몰랐다. 하지만 몇 분을 기다려도 인기척이 없자, 존은 쌍권총을 들고 부엌에서 떨고 있던 바넬리에게 다가갔다. 방금까지의 당당한 여장부는 사라지고, 전란의 공포에 시달리는 노파만 남아서 고개를 바닥에 처박고 벌벌 떨고 있었다. 그녀는 계속 양 손을 든 채 벌벌 떨며 말했다.

"누구신지는 몰라도 제발 목숨만은..."

"욜란다 바넬리?"

"네, 네! 제가 맞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신지..."

"그리지오 패밀리에서 살인청부 중개인을 하는?"

"그, 그렇습니다만... 설마?"

벌벌 떨던 바넬리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개를 들었다. 아마 변명할 여지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으리라. 하지만 존이 다 알고 왔다는 듯 씩 웃자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바넬리는 다시 고개를 처박으며 자신의 죄를 고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전 그저 패밀리의 세력을 키우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전 그저-"

"버스 떠났어."

"아, 아니, 그래도-"

"프레도가 안부 전해달래."

존은 바넬리의 변명을 더 듣지 않고 머리에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바넬리의 머리에서 나온 피가 신발까지 더럽히려 하자 존은 서둘러 부엌에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대로 돌아서 나가려고 하는 순간, 그의 눈에 기묘한 물건이 들어왔다. 볼품없는 단칸방에 어울리지 않는 금고가 반쯤 열린 채 낡은 침대 옆에 있었다. 존은 발 끝으로 금고를 열고 내부를 확인하자 저절로 휘파람을 불었다. 그리고는 1층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에디와 딕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26층으로 올라와.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존은 전화를 끊으려다가 덧붙였다.

"가방 있으면 가져와. 가급적 큰 걸로."


[ 오피니언 프라임 (6월 11일) ]

사회면 - "21세기의 마녀 사냥, 방법은 총살"

어제(10일) 셰이드 슬로프스의 어느 빈민층 아파트에서 3명이 총을 맞은 채로 발견됐다. 경찰의 수사 결과 이 중 한 명은 마피아 조직 그리지오 패밀리의 중개인들 중 하나인 욜란다 바넬리(여, 72세)로 밝혀졌다. 그녀는 뒷세계와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마피아와의 관계를 내세워 폭언과 부당한 행위를 일삼은 이유로 마녀라는 별명으로 악명이 높았다고 한다. (중략) 경찰은 바넬리의 계좌에서 그녀의 생활과 어울리지 않는 자금이 오고가는 걸 보고 주시해 왔다고 밝혔다. (중략)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가 말했다. "비록 마녀를 사냥하긴 했지만, 어느 의미로는 실패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지오 패밀리를 파헤칠 구실이 하나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하지만 돌파구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 에피소드 8화 完)

======================================================================

추가 에피소드가 레스터 위주로 돌아가는지라 존의 추가 에피소드도 하나 더 써봤습니다. 당시 썼던 에피소드(A4 - Contract)가 주인공이 존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유독 튀게 음울하고 부정적인 것 같아, 해당 흔적을 정리하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미에서 자주 등장시키려고 했던 캐릭터를 그냥 죽였습니다. 약간 뭐라고 해야 하나? 본문에 나온대로 강약약강적인 면이 있어서, 등장할 때마다 썩 유쾌한 분위기가 되진 않거든요. 그래서 비공식 에피소드(Pilot3 - Contract)의 성격을 바꾸고 대타로 넣었습니다.


사실 A4도 파일럿으로 돌려버리면 좀 더 깔끔하긴 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계속 쓰고 나서 파일럿으로 바꾸고 갈아엎는 일을 반복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현재 이 내용은 레스터를 만나기 이전의 시점입니다'라는 궁극기(?)도 있고. 실제로 과거 시점에서 쓰고 있기도 하고요. 애초에 존이 킬러로 나오는 이상 유쾌한 이야기가 흘러가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죽어 마땅한 악당'을 처리한다는 공통점은 계속 넣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욜란다 바넬리를 비공식 처리하거나 계속 등장시키지 않고 바로 죽여버린 것도 있습니다.


그 밖에, 존의 추가 에피소드로 살인청부 말고 다른 활동도 넣어주려고 하는데 어떤 게 적당할지 모르겠군요. 일단 존의 청부는 레스터의 택시 기사처럼 존 전용 추가 에피소드인지라, 존의 시점에서 벌어지는 랜덤 인카운터도 괜찮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랜덤 인카운터가 아니더라도, 뭔가 존의 인간성이나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뭐 좀 더 연구해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1-06-10 16:53:29

이번은 존의, 존에 의한, 그리고 존을 위한 본격적인 이야기였네요!!

물이 흐르듯이 거침없이 흘러가는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존의 능수능란함과 확실한 행동력에 감탄했어요. 분명 상황은 대공습이었고 그 결과 여러 사람이 총격에 죽은 귀신이 되었는데, 끔찍하다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되어야 답이다 하고 존의 행동에 편들게 되네요. 진짜 기민한 존 앞에서는 우지 기관단총이고 산탄총이고 아무 쓸모가...


그 악명높은 바넬리 부인도 이렇게...

역시, 침대 위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치기에는 마피아의 세계는 호락호락하지 않네요.

Lester

2021-06-10 18:50:00

추가 에피소드라서 아무래도 한 글 안에 끝내야 하다 보니, 원래 현실성이 떨어지긴 했어도 그 정도가 좀 심했던 감이 있네요. 아마 그렇다보니 존 위주의 추가 에피소드는 액션의 묘사 때문에 크게 다루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본문 내내 액션을 묘사해도 모자랄 판에 상황 설명하느라 반절이 날아가고, 나머지 반절에 묘사를 우겨넣어야 하니... 애초에 추가 에피소드니까 묵직한 사건은 다루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존의 캐릭터를 써먹지 않으면 어떤 성격으로 만들었는지 흐려지거든요. 정말 고민입니다.


애초에 그냥 공중전화를 이용한 살인청부를 마피아처럼 특정 세력이 아닌 중립세력으로 분류했어야 뒷배경 없이 무난하게 풀어낼 수 있는데, 제가 큰 실수를 했네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기껏 쓴 글들을 또 파일럿으로 돌리는 건 본문에서 썼듯이 난잡해지는 느낌이니, 차라리 마피아 쪽 살인청부는 프레도를 통해서 받고 중립세력 쪽 살인청부는 별개의 캐릭터를 내세워서 진행할 생각입니다. 뭐, 사실 바넬리의 실각을 유도한 게 그 캐릭터였다더라 하는 식으로 말이죠.

SiteOwner

2021-06-26 14:26:55

어느 사회가 특정가치를 유독 내세우면 실제로는 그 가치가 가장 안 지켜진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단적으로, 폭력단의 사회에서는 의리 의리 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의리없는, 이권을 따른 이합집산이 가장 난무한다고. 그나마 양지의 세계는 법제화된 틀이 있어서 그걸 대놓고 깨면 바로 문제가 생기지만, 음지의 세계는 그런 거 알게 뭐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욜란다 바넬리도 역시 그런 인물로서 과실을 충실히 향유했으니, 이제 그 반대의 상황이 되는 것도 더 이상 이상할 것도 없겠지요.


존의 활약, 굉장하군요. 이런 용의주도함이 있으니까 이렇게 잘 살아남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의 앞에서는 그 바넬리 부인도 총격에 머리가 터진 시체...

저는 존같이 행동력이 좋은 건 아닌데다 존을 옹호할 생각도 없지만, 최소한 바넬리 부인같이 살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에는 일말의 동정도 없습니다. 사실 진짜 위험한 사람은 바넬리 부인이고, 존이 죽이지 않았더라도 누군가의 손에 명이 끊어졌을 것입니다.


이 짧은 이야기에 이렇게 생생함이 느껴진다니...인상 깊게,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Lester

2021-06-26 17:55:44

제딴에는 범죄자랑 작당하면서 꿀을 빨면 나쁠 것 없다는 사람들이 창작과 현실을 막론하고 존재하더군요. 차이라면 그 '리스크'가 돌아오는가 아닌가 뿐이지만. 현실에선 그런 범법자들이 자랑스레 활개치면서 그런 세태를 조장하다 보니, 제 창작물에서는 (비록 폭력미화 소리를 들을지언정) 저런 범법자들이 인과응보를 받는 과정을 어떻게든 묘사할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말씀하셨듯이 존 역시 옹호받아선 안 되고 언젠가는 응보를 치르겠죠. 그저 주인공이라서 약간의 면죄부를 받고 시간을 늦출 뿐...


추가 에피소드라서 생생한 활약상이 짧게 묘사된 게 아쉽습니다만, 분량이 넉넉하게 보장되는 정규 에피소드에서는 (이번 묘사처럼) 영화를 보듯이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풀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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