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회의는 조금 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저녁 시간대 이후로 미루어지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 크루거와 마이어스 두 가문의 사도가 당장 회의에 참여할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재 에스텔의 위치는 식탁 앞.
수련을 제외한 그녀의 유일한 취미가 식도락인 만큼 평소라면 눈앞에 놓인 이 대량의 요리를 순식간에 입안으로 밀어 넣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맛을 즐기는 걸 잊지 않는 건 덤이다.
하지만 지금 에스텔은 그러지 않았다. 아니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는 지금 상황을 도저히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음식이 맛없어서? 아니다.
소여 가문의 삭막한 식탁에 익숙한 그녀에게 보어헤스 백작가의 만찬은 만족스럽기 그지없었다.
북방에서만 볼 수 있는 생선으로 만든 찜, 대형 순록을 요리한 스테이크, 조금 도수가 높긴 하지만 감미로운 술까지.
채소가 조금 적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그 정도야 무가 특유의 식사라는 걸 고려하면 넘어갈 수 있으리라.
하지만 지금 그녀는 식도락 따위에 집중할 상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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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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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낮에 만났던 두 사람의 사도를 떠올렸다.
존 마이어스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녀도 잘 모른다. 마이어스 가문은 은자이자 학자. 소수의 대외활동 인원을 제외한 이들은 그리 많은 것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녀가 존 마이어스에 대해서 아는 건 단 한 가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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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인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학자라고 했지.’
?
다른 이들이 그들을 본 순간 무엇을 느꼈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빅토리아는 그저 거대한 근육 덩어리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고, 그레고르는 ?솔직히 조금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쪽보다는 티나 영애 쪽의 치태에 더 시선이 간 것 같았다.
하지만 에스텔이 그에게서 본 것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북부인.
북방의 전장에 나가본 적이 있던 그녀는 그들을 본 적이 있었다.
보어헤스 백작마저 어린아이로 보이게 하는 장신. 터질 것 같은 근육. 어지간한 창칼 정도는 튕겨내는 피부. 그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건만, 북부의 전사 중 마법사는 없었다.
그들에게 마법사는 후방 지원을 하는 학자들. 전사가 아니다.
전사란 그 육신과 병장기의 힘으로 전장에 나서는 이들. 그렇기에 그들은 그 강력한 육체를 길러내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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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 거대한 근육은 놈들을 연구한 결과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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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존 마이어스가 북부의 전사들만큼 강하지는 않겠지만, 그 절반만 재현한다고 해도 대단한 성과이리라.
?
‘거기에 겉보기랑 다르게 움직이고 있었어.’
?
그의 몸은 근육은 운동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과 정신은 운동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살피는 것은 그레고르와 에스텔, 그리고 빅토리아. 그중에서도 그는 그레고르와 그 등에 있는 통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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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악한 거겠지. 우리 쪽이 무얼 원하는지, 그리고 약점은 무엇인지.’
?
겉으로는 멧돼지처럼 보일지라도 실상은 여우에 가까운 인간이다.
거기에 다른 한 명.
?
‘티나 크루거.’
?
그녀는 그레고르가 오든 말든 상관치 않고 계속해서 잠을 잤다. 그런 그녀를 다른 이들이 깨우려고 했지만, 돌아온 것은 “일주일 동안 밤새워 일했으니 좀 자게 놔둬!”라는 티나의 처절한 절규였다.
내용 자체는 이해할만했다.
일주일간의 밤샘은 에스텔과 같은 마도기사 입장에서도 중노동이다. 아무리 마력을 이용해 피로를 해소하더라도 그 한계는 명확. 일주일 동안 밤샘을 하면 그녀 역시 완전히 지쳐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걸 티나 크루거가 몰랐을까?
?
‘알았겠지.’
?
에스텔은 그녀를 만나본 적이 있었다.
아니 그걸 넘어, 그녀가 만든 자동인형의 실전 능력 평가를 도와준 적도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 그녀는 보았다. 그녀가 아무리 이단이라고 할지언정 가문에서 완전히 소외된 이는 아니라는 걸.
?
‘분명 가지고 있는 권력은 충분했어.’
?
단순히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 원한다면 언제든지 쉴 수 있고, 필요하다면 충분한 자원을 받아낼 수 있었다.
크루거 백작가는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단순노동자를 소모품 취급한다. 빈민이든 평민이든, 언제든 보충할 수 있는 자원을 귀중히 여기진 않는다.
하지만 기술자라면? 그것도 겉보기에 인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자동인형을 제조하는 천재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버릴 이유 따위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티나가 일에 미친 광인이라서 계속 그렇게 일한 것일까?
?
‘그럴 리가 없지.’
?
그녀가 만난 티나는 결코 그런 인물이 아니었다. 연구를 좋아하긴 했지만, 꼭 필요한 일정에 참여를 포기하면서까지 연구에 매달릴 인물은 아니다.
그렇다면 나오는 답은 하나.
?
‘이 일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생각이 없는 거다. 문제는 그 방향성인데…….’
?
긍정일까, 부정일까?
어느 쪽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후자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생각을 마친 에스텔은 고개를 들어 다른 일행을 바라보았다.
먼저 그레고르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저 ‘오드리’라는 인물이 그렇게 중요했던 것일까? 그레고르는 지금 통을 살피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음식을 먹기는커녕, 식탁에 앉아있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물론 에스텔 역시 그레고르에게 식사를 할 것을 권유하긴 했지만……. 돌아온 것은 명백한 거절의 의사.
?
“죄송해요, 어제부터 식욕이 전혀 없어서요.”
?
다른 이유라면 모를까, 식욕이 없다는 사람에게 강제로 밥을 먹일 수도 없었기에 에스텔은 그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빅토리아는…….
우걱-! 우걱-!
식탁의 한쪽 구석. 빅토리아는 이 만찬을 실로 충실하게 즐기고 있었다. 평소에 빅토리아의 식사량이 그리 많지 않았던 걸 고려하면, 에스텔과는 정반대가 된 셈.
긴장감이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지만 에스텔은 실제로는 그녀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억지로 먹고 있는 거다.’
?
빅토리아의 힘은 에스텔이 사용하는 마력과는 전혀 달랐다. 파편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양이긴 하지만, 옛 군주의 힘. 양은 적지만 고갈되지 않는다.
?
‘하지만 다른 의미로 무한하지는 않지.’
?
그것을 다루는 존재의 체력은 유한하지 않다. 오히려 자신의 힘이 아닌 걸 다뤄야 하기에 더욱더 빠르게 체력이 고갈된다. 예전처럼 사도의 신체를 지녔을 때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이상 그 고갈 속도는 측정할 수 없을 수준이리라.
그렇기에 빅토리아는 미친 듯이 음식을 먹어대고 있었다.
언제라도 사도의 힘을 남발해도 지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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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
?
하지만 아무리 걱정해도 시간이 멈추진 않는 노릇. 그리 오래지 않아 시종이 문을 두드렸고, 세 사람은 회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
?
*** ***
?
?
문을 열자 회의실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닥을 깔아둔 거대한 백색 곰의 가죽이었다. 어지간히 큰 녀석이었는지, 이 방이 그리 작지 않은데도 바닥의 상당 부분을 가리고 있을 정도였다.
그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원탁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함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 그저 기능성에만 초점을 둔 원탁. 얼핏 보기에는 싸구려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길드마스터의 비싼 가구를 봐온 나는 알 수 있었다. 대충 보아도 알 수 있을 목재의 질과 약간의 흠조차 보이지 않는 이음새. 아마도 내가 평생 돈을 모아도 살 수 없는 물건이리라.
원탁이니만큼 상석은 없었지만, 흔히 의장석이라고 할 만한 곳에 보어헤스 백작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보어헤스 백작을 기준으로 좌우 극단에 있는 곳에 조금 전 만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한 티나 크루거와 존 마이어스가 앉아있었다.
?
‘이전과는 완전히 딴판이로군.’
?
속옷 차림에 화장기는커녕 제대로 씻지도 않았던 티나 크루거는 지금은 화사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어쩐지 그 나이 또래보다 열 살은 어린 소녀가 입어야 할 것 같은 복장이지만, 그래도 취향이니 존중해주어야 하리라.
그리고 존 마이어스는……솔직히 말해 어울리는 복장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거대한 덩치와 근육을 해놓고, 턱시도에 단안경이라니!
사람과 옷이 저렇게 부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사실에 속으로 감탄하면서도 나는 내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발견한 것은…….
?
‘왜 의자가 하나지?’
?
설마 한 사람만 앉으라는 것일까?
혹시나 해서 보어헤스 백작을 바라보았지만, 전혀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정말로 한 사람만 앉으라는 의미라는 것이겠지. 그리고 그렇다면 여기에 앉아야 할 것은…….
?
“앉으세요, 에스텔.”
“응?”
“에스텔이 4대 귀족의 일원이잖아요, 여기에 앉는 것이 맞는…….”
“뭔 개소리를 하고 있어? 네가 앉아야 할 것 아냐!”
?
에스텔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을 무렵, 갑작스럽게 고막을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목소리의 진원지로 고개를 돌리자, 짜증이 그득한 얼굴로 판 형태의 마도구를 두들기는 티나 크루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지금 이게 4대 귀족 회의 같아 보여? 여긴 사도 회의야. 사도도 뭣도 아닌 전 귀족 영애 같은 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아무리 그래도 말씀이 너무 심하신…….”
“뭐,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그래도 에스텔 양 역시 같은 귀족…….”
“귀족이고 나발이고, 그게 밥……은 먹여주지만, 사도야행에서는 쓸모없잖아? 무능력자랑 대화할 정도로 난 한가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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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인가?
표정을 보아하니 태연하다 못해 자신이 말하는 게 진리인 것처럼 여기는 얼굴이다.
마음 같아서야 에스텔에게 사과하라고 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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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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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내가 구걸해야 할 위치다. 동의를 구해야 할 판에 싸움을 내다니. 조금만 생각해봐도 바보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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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에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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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살짝 에스텔에게 속삭였다. 다행히 에스텔 역시 그리 심각하게 여기진 않는지-그러고 보니 예전에 본 적이 있다고 했으니, 저게 원래 티나 크루거의 성격일지도 모르겠다-평온한 표정으로 괜찮다는 손짓을 했다.
그렇게 내가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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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너랑도 대화할 필요가 없네. 나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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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또 황당한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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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게 무슨?”
“그러니까 너한테 정보 공개를 하려는 걸 거부한다는 거야. 그 정도도 못 알아들어? 바보야?”
“아니, 그게.”
‘어이가 없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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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뭐라도 말하고 거부당하면 억울하지야 않지. 그냥 앉자마자 저렇게 말하면 대체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나는 한없이 일그러지려는 얼굴 근육을 간신히 통제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가능한 한 친절해 보이려는 목소리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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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래도 최소한 설명이라도 해주시는 것이.”
“뭐래, 못생긴 게. 안돼, 안 바꿔줘.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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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태연하면서도 뻔뻔한 태도에 분노를 넘어 어처구니없는 감정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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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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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오만한 귀족처럼 군다면 그 나름대로 대응 방법이 있다.
낮에 본 것처럼 신경질적인 기술자처럼 행동하면 마찬가지로 대처법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건 순 버릇없는 어린애가 아닌가? 애초에 내 말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기에 나 혼자서는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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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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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만을 움직여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먼저 보어헤스 백작. 그는 그저 침묵을 지킨 채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었지만, 나를 돕고자 하는 의도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마이어스 공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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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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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마이어스 공자는 보어헤스 백작처럼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겉모습만 봐서는 그저 중립.
하지만 그 눈, 두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음습한 빛만큼은 도저히 감추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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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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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이 상황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 내가 무시 받는 것이 좋은 건지, 아니면 의견이 부정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맞다 여기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지금 상황이 그의 의도와 부합한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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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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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정치 쪽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심부름꾼으로 일하면서 저런 인간 군상은 수없이 만나봤다.
겉으로는 관심 없는 척하면서 상황이 개판이 되는 걸 관망한다. 그리고 타인이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갑자기 중재해서 자신이 주도권을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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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운 자식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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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크루거는 짜증 나긴 해도 싫진 않지만, 저 존 마이어스와는 그리 상종하고 싶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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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 그래도 회의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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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 예측이 사실임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존 마이어스는 차분한 목소리로 중재를 시도했다.
나는 조용히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어떠한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 하지만 그 눈동자에서는 묘한 감정이 빛난다. 그리고 그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 순간 스쳐 지나가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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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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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저 녀석, 존 마이어스를 굴복시키는 것만이 이 회의에서 내가 이득을 얻는 방법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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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오늘 연재는 조금 늦어졌습니다. 최근 좀 바쁜 일이 있어서 일이 꼬였네요. 죄송합니다.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4 댓글
마드리갈
2021-09-05 17:08:53
사정상 연재가 다소 늦어진 것이군요.
죄송해 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이렇게 항상 연재해 주시는 것 자체에 깊이 감사드리는 입장이니까요. 그리고 포럼에서는 누구도 그 문제로 비난하거나 하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되어요. 바쁜 일이 있으면 어디까지나 그게 우선이고 포럼 활동은 그 다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역시 상당히 다른 종류의 사람을 접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죠.
일단 접촉할 일 자체도 적은데다 그렇다 보니 정보도 매우 부족하고 대응의 마진도 매우 좁아지기 마련이죠. 에스텔은 북부인을 본 적도 있고 티나 크루거를 만난 적도 있어서 그레고르나 빅토리아보다는 이 상황에 대한 정보가 조금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방향성을 가늠하기가 지극히 곤란하다는 건 역시...음식이 아무리 산해진미라고 해도 역시 저 상황에서는 도저히 내키지가 않겠죠.
그레고르는 오드리의 상황에 몰두하고 있고, 빅토리아는 전투해야 할 상황을 대비하여 많이 먹어 체력을 비축하고 있고...역시 판이하게 다른 세 사람인만큼, 앞으로 다가올 현실에 대한 대응도 각기 다르다는 게 이렇게 선명하게 보이네요.
기싸움, 정말 무섭게 일어나네요. 그것도 의자 한 개로 아주 교묘하게.
춘추전국시대의 정치가 안평중의 고사가 생각나고 있어요. 복숭아 두 개로 세 용사를 죽게 만든...
Papillon
2021-09-16 01:43:31
SiteOwner
2021-09-18 15:35:10
식사란 무엇을 먹는가도 중요하고 누구와 먹는가도 중요합니다. 이 경우는 동석한 사람이 참으로 이례적인 인물이라서 무엇을 먹어도 즐겁지 않을 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존 마이어스도 안하무인, 티나 크루거도 안하무인이긴 하지만 방향성이 정말 다르군요. 게다가 공통적으로, 친밀해지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잘해봤자 이득을 위해 잠시의 동맹을 맺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 사람같아 보입니다. 그 수준을 넘는 건 불가능하겠지요.
사실 좀 위험한 방법이긴 한데, 무술가이자 배우인 이소룡(李小龍/Bruce Lee, 1940-1973)이 사용한 수련방법 중에 몸에 전극을 붙여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계속 근육에 자극을 주는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존 마이어스의 근육수련 또한 그렇게 자신의 힘이 아닌 외부의 무언가를 동원하기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고 그렇습니다.
티나 크루거는 지난 회차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있군요. 비록 패션센스는 꽤나 떨어지지만 그나마 지난 회차의 모습보다는 월등히 나은. 그렇더라도 정신의 빈곤함은 감출 수 없군요. 게다가,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상당히 수준이 낮습니다. 존 마이어스는 그나마 낫습니다만, 티나 크루거는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와는 멀어질 것 같아 보입니다. 그것도 확정적으로.Papillon
2021-09-20 21:13:26
외부 자극을 사용하는 방법 역시 존 마이어스가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그 외에도 현실로 치면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을 사용하기도 하지요. 거의 "바키" 시리즈의 잭 해머처럼 인체 개조 수준의 시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북부인들도 비슷합니다만, 이쪽은 이미 검증된 방식을 사용하는 반면, 존 마이어스는 일종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하는 셈이죠.
티나는 뭐, 전형적인 사람입니다. 자기 분야에는 천재. 하지만 사회성은 제로. 그렇기에 상인이자 사업가 가문인 크루거 가에서는 높은 위치를 차지해도 성공하진 못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