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오리지널 창작물 또는 전재허가를 받은 기존의 작품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시프터즈] Chapter 18: 결정. Episode 78

Papillon, 2021-10-03 12:04:37

조회 수
120

처음 나타난 것은 늪이었다.

검고 혼탁한 늪지. 그 바닥을 볼 수 없는 끝없는 어둠. 그것이 마치 원래부터 있었던 것처럼 내 앞에 나타났다.

이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운이 주변을 장악했다.

그 기운은 굳이 말하자면 습기에 가까웠다.

축축하고 음습하다.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손쉽게 스며든다. 마치 솜에 물이 스며드는 것처럼……. 만약 이것이 습기라면 이를 그대로 둬도 괜찮았겠지만, 지금 느껴지는 것은 고작해야 습기 따위가 아니었다.

악의, 그리고 저주.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는 사악한 기운이 세계 자체를 빠르게 잠식해 들어갔다.

시간이 젖어 들어가 멈췄다.

공간에 검은 물이 들어 오염되었다.

이제 이곳은 늪. 인세의 법칙을 비롯해 모든 것이 빠져들어 가는 무저갱.

?

이건!’

?

사도의 갑주로도 막아낼 수 없는 음습한 저주가 내 몸을 삼켜간다. 신력을 통해 최대한 방어하고자 했지만, 이 또한 실패. 그저 한 번에 먹히지 않았을 뿐이다.

?

빌어먹을!’

?

오래 버티진 못한다. 그저 천천히 녀석에게 먹혀나가고 있다.

그래, 저 늪. 내 눈앞에 나타난 저 검은 늪에 있는 존재에게 조금씩 나 자신이 먹혀가고 있었다.

?

젠장!”

?

저항하기 위해 힘을 끌어올려 봐도 무용했다. 오히려 지나치게 힘을 냈는지, 입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무언가 작은 조각 같은 것도 돌아다니는 것이 이가 깨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얼마나 버텼을까?

언뜻 그리 긴 시간이 아닌 것 같기도 했고, 영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슬아슬하게 기운의 침습을 막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내 몸이 더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

모두 어떻게 된 거지?’

?

지친 몸을 억지로 움직여 주변을 살펴보았다.

에스텔, 빅토리아, 보어헤스 백작……. 여기에 있는 모두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은 멈춰있었다.

?

시공간을 통째로 장악했군.’

?

이전에 이타콰 님이 시공을 얼려서 모든 것을 정지시킨 것처럼, 지금 이 늪의 주인은 습기처럼 모든 것에 스며들어 지배했다.

첨벙-.

다시 늪에서 소리가 들렸다. 소리의 진원지를 바라보자, 거기서 무언가가 기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첨벙-.

먼저 나온 것은 형태 없는 자손(Formless spawn)’이었다. 검게 물든, 오염된 늪의 진흙처럼 보이는 부정형의 괴물. 그것이 꼭 융단처럼 지상에 길을 만들었다.

이윽고 그가 나타났다.

그는 두꺼비를 닮았다. 하지만 그것은 범속한 두꺼비가 아니라 누군가가 두꺼비를 최대한 모독적으로 만들려 노력한 결과물에 가까웠다.

차토구아. 늪의 군주이자 은카이의 수면자. 그가 이곳에 화신을 보내왔다.

늪에서 몸을 일으킨 화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주변을 훑어보았다. 그 시선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았고, 그저 무료함만이 비쳐 보였다.

그러다 그 시선이 한순간 나를 바라보았다.

?

!’

?

그와 눈을 마주친 순간 부서질 것 같은 압박감이 전신을 조여왔다.

?

신력인가? 아니면 권능?’

?

순간 그런 질문이 떠올랐지만, 대답은 나 역시 이미 알고 있었다.

이건 무언가 손을 쓴 것이 아니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주변을 압도하는 위압감이다.

마치 호랑이가 바라본 것만으로 개가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 하는 것처럼. 나는 저 두꺼비 모습의 옛 군주에게 완전하게 압도당했다.

잠시 무심하던 차토구아의 눈에 약간의 감정이 새겨졌다.

그것은 아마도 흥미.

아무래도 내가 죽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 실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

[벌레치고는 제법이구나.]

?

그가 뜻을 전해오는 것과 동시에 몸을 짓누르던 압박감이 사라졌다. 대신 느껴지는 것은 강력한 탈력감. 힘이 빠져서 무너질 것 같은 몸을 억지로 지탱해보았지만, 고작 그것이 전부였다.

?

빌어먹을.’

?

강해졌다고 생각했다.

티나와 존을 동시에 제압하면서 그 믿음은 더욱더 강해졌다. 그러다 보니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화신이 나타나도 버티는 것 정도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

, 하하.’

?

이 정도 차이였다니. 여전히 강림한 화신에게 나는 벌레와 큰 차이가 없는 존재였다.

차토구아는 이제 내게서 완전히 흥미를 잃었다.

그는 내게서 시선을 돌리고 자신의 권속이 만들어놓은 길에 올라탔다. 그러자 어지간한 황소보다 거대한 그의 몸이 꼭 쾌속선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이윽고 흘러간 그의 몸이 닿은 곳은 봉인된 오드리의 앞.

?

[이곳에 있었구나.]

?

오드리를 봉인한 얼음에 차토구아의 가늘고 기괴한 손가락이 닿았다.

본디 그 얼음은 절대영도의 봉인. 거기에 이타콰의 신력이 담긴 만큼 인세의 누구도 풀 수 없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에게 주어진 제약.

검은 액체가 얼음 속으로 스며든다. 모든 것을 거부하는 극한의 냉기가 늪의 오탁에 잡아먹힌다.

쩌저저적-!

내부에서부터 녹아내린 얼음이 순식간에 붕괴하고, 봉인되어 있던 오드리의 육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츄릅.

차토구아의 종양투성이의 긴 혀가 오디르를 향했다. 오드리는 자신의 몸에 무엇이 닿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지 마치 잠든 것처럼 평화로워 보였다.

?

[돌아갈 시간이다.]

?

오드리의 몸이 서서히 진흙에 덮여 내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

제길!’

?

움직일 수 없었다. 아니 움직여서는 안 된다.

조금 전 차토구아의 시선을 견뎌내는 것만으로 온몸이 망가지기 직전이었다. 사도의 재생력이 있다지만, 억지로 몸을 움직였다간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받을지도 몰랐다.

그래도 움직였다.

으적-!

마력과 신력으로 억지로 근육을 움직였다. 그러자 본래라면 가동할 준비가 되지 않은 뼈와 신경이 그에 맞춰 파열했다.

?

!”

?

고통이 느껴지자 일부러 혀를 깨물었다. 너무 강하게 물어 잘려버렸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재생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움직였고 차토구아에게 손을 뻗었다.

-!

사도가 내지른 주먹에서 났다고 하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작은 소리였다. 하지만 그래도 차토구아의 피부에 닿기는 했다.

오드리를 집어삼키던 늪 역시 멈췄다. 그녀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나는 안도했다.

하지만 그건 고작해야 잠깐이었다.

으득-!

?

?’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시점이 낮아져 있었다. 다시 한번 일어나고자 했지만, 어째서인지 무릎 아래로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

상관없어.’

?

그렇다면 팔로 일어나면 그만이다.

움직이지 않는 다리에 기대지 않고 팔에 힘을 주었다.

또각-!

그러자 눈앞에서 내 팔이, 사도의 갑주에 보호받던 팔이 꼭 수수깡처럼 부러졌다.

?

?’

?

지나치게 갑작스러워서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에 잘려 나갔다면, 피가 분수처럼 솟구쳐 나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 일어난 것은 그런 사소한 것이 아니었다.

꼭 장난감의 팔이 부러진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팔이 꺾여 있었다. 그 단면적은 깔끔하지 않은 게 꼭 어린아이가 장난으로 망가뜨린 것만 같았다.

거기에 피는 없었다. 고통 역시 어째서인지 느껴지지 않았다. 원래 그렇게 부서진 장난감처럼 내 팔이 떨어져 나갔다.

?

[재미있구나. 아직 그 정도 의 벌레면서 이 몸에 닿을 수 있다니.]

?

차토구아는 재미있다는 듯 그렇게 말했다.

또각-!

다시 한번 물건이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며, 차토구아가 손을 들었다. 그의 기괴하게 뒤틀린 손에는 무언가 커다란 것이 들려있었다.

거기에 들려있는 것은 나의 하반신.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하반신의 절반. 갈비뼈 아래부터 무릎의 위까지의 부분이 그의 손에 들려있었다. 자세히 보니 무릎 쪽 단면적이 부패해 있는 걸 보아, 종아리 부분은 썩어서 녹아내렸나 보다.

그 비현실적인 광경에 나는 멍한 표정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

[그간 때문에 기분이 좋질 않았는데, 유희 거리 정도는 될 수 있겠구나.]

?

싱긋 웃으며 그는 내 골반을 으적으적 씹었다. 분명 사도의 갑주로 덮여 있었는데도 그에게는 단순한 쿠키 이상이 되지 못해 보였다.

시야가 서서히 가려지며 차토구아의 거대한 손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대체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신력도 마력도 움직일 수 없었다.

?

끝인가?’

?

허무하고 서러웠다.

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신 앞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오드리를 구하겠다고 다짐했는데 정작 그녀 앞에서 처절하게 패배했다.

온몸을 짓누르는 허탈감과 무력감. 내가 그것에 압도당해 죽음을 받아들이려던 찰나.

?

[그만두거라.]

?

움직이지 않던 신력이 스스로 움직였다.

그걸 다룬 것은 내가 아니다.

내가 빌려 쓰고 있는 신력의 진짜 주인. 환염을 다루는 꿈의 마녀.

이드라.

그녀의 의지가 내 환염에 깃들어 직접 움직였다.

?

[사도를 직접 해하는 것은 규칙 위반이 아니었느냐?]

?

이드라 님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그 내용 만큼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서려 있었다.

?

[정녕 본녀와 전쟁이라도 해보자는 것이더냐?]

?

내가 다룰 때와는 전혀 다른 수준으로 불타오르는 환염. 그 환염이 스치자 망가져 가던 육신이 곧바로 재생되었다.

?

[아무리 이 몸이라도 꿈의 마녀와 전쟁을 할 생각은 없다.]

?

그 기세에 질렸는지 차토구아가 한발 물러섰다.

?

[하면 어찌하여 나섰더냐? 사도야행 도중 군주가 전면에 나서는 건 도리가 아닐 터.]

[단순한 사도끼리의 싸움이라면 그렇겠지.]

?

차토구아의 혀가 다시 오드리의 몸을 핥았다. 이에 분노해 몸이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이드라 님의 통제 때문인지 다리가 움직이질 않았다.

?

[이것은 내 무녀이기도 하다. 무녀를 지키기 위해 신이 움직이는 건 당연한 일일 터.]

무녀?’

?

그게 무슨 말이지?

단어의 의미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지금 왜 나오는지, 아니 어째서 오드리가 그런 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드라 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차토구아의 말이 사실이기 때문이겠지. 만약 그것이 거짓이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트집 잡을 내용이었다면 결코 가만히 계시지는 않았을 거다.

?

[꿈의 마녀가 직접 나섰으니, 이 몸 또한 더는 싸우지 않겠다. 그러니 이만 끝내도록 하마.]

?

그 말을 끝으로 차토구아의 몸이 다시 늪 속으로 잠겨 들어갔다.

?

잠깐!”

?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분명히 할 수 없다는 게 없다는 것 정도는 아는데, 단순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

[흐음?]

?

차토구아는 재미있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호의가 담겨 있진 않았다.

그저 특이한 장난감.

자신에게 잠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그럭저럭 뛰어난 벌레.

그것이 그의 양서류 특유의 두 눈이 나를 바라보는 모양새였다.

?

오드리는 왜 아니 무엇 때문에 무녀가 된 겁니까?”

[그것을 어찌해서 묻지.]

만약 그것을 제가 대신 낼 수 있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는 마련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오드리는 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

비굴하다.

나도 알고 있다. 이길 수 없기에 구걸하는 이 모습이 추하다는 것쯤은 나도 미치도록 잘 알고 있다.

?

하지만 상관없어.’

?

추하더라도, 비굴하더라도 오드리를 구할 수만 있다면 어찌 되든 좋았다.

그게 내가 내린 결정이었다.

?

[……무녀란 그 인생과 존재를 신에게 오롯이 바치는 존재. 그렇기에 삶도 영혼도, 위업도 모두 신의 것이 된다. 너 같은 벌레가 정녕 이 몸에게 그 계집의 존재 이상의 대가를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냐?]

……하겠습니다.”

[흐흐흐흐! 하하하하하!]

?

무엇이 그리 기분이 좋은 것일까? 내 말을 들은 차토구아는 한참 동안 웃었다.

?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그래 그것이 옳게 된 벌레가 보일 자세지. 그 가면을 쓴 머저리와는 다르게 말이다.]

…….”

[좋다, 기회는 주겠다. 한 가지 조건만 충족시킨다면, 그 아이를 완전히 돌려주도록 하마.]

……어떤 조건입니까?”

[그건 바로…….]

?

그 조건을 들었을 때, 나의 표정은 일그러졌지만 차토구아의 입에는 웃음이 감돌았다.

?

[받아들이지 말거라.]

?

이드라 님이 내게 속삭였다. 나 역시 이게 함정이라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선택지는 없었다.

?

받아들이겠습니다.”

?

나는 그의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받아들였다.

?

?

*** ***

?

?

얼마나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던 것일까?

오드리는 서서히 눈을 떴다.

?

정말 무서운 꿈이었어.’

?

자신이 괴물이 되어 사람들을 죽였다. 사람의 피를 짜서 목욕하고, 무언가 끔찍한 의식에 동참했다.

그리고……그레고르를 공격했다.

꿈속에서 오드리는 반항하고자 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

꼭 짓눌린 것 같았어.’

?

거대한 두꺼비의 발에 짓눌린 채, 끈끈한 늪에 빨려드는 감각. 거기서 벗어나고자 하는데, 누군가 가면 형태의 추를 입혀서 죽어가는 느낌.

실로 끔찍한 꿈이었다. 아니…….

?

정말 꿈이었던 걸까?’

?

오드리는 천천히 눈을 떴다.

눈앞에 낯선 천장이 있었다.

그녀의 집이나 길드 건물과도 전혀 다른 장소였다. 굉장히 고급스러운 것이 꼭 어딘가의 귀족이 사는 저택과 같았다.

?

일어났어?”

?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 익숙하고 반가운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

선배?”

?

그레고르, 그녀가 짝사랑해온 선배.

?

, 어째서 선배가 여기에?!”

?

설마 술에 취해서 일선을 넘어버리기라도 한 것일까?

순간적으로 폭발한 망상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지만, 이윽고 그것이 아니란 건 알 수 있었다.

그레고르. 그의 얼굴은 묘할 정도로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거기에 더해 팔과 다리 역시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게 경련하고 있었다.

?

설마 또 싸움이 있었나요?”

?

문득, 그레고르가 지금 처한 상황이 떠올랐다.

어쩌면 전에 그 살인귀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인질이 되었던 걸까? 그래서 그레고르가 심하게 다치면서까지 싸웠던 걸까?

오드리의 얼굴이 어두워졌을 무렵. 문이 열리며 익숙한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

에스텔 씨!”

?

에스텔, 그레고르의 일로 알게 된 사이이자 길드 동료. 오드리는 반가운 얼굴로 그녀를 맞이했다.

?

혹시나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설마 선배가 또 크게 다쳤나요?”

?

오드리는 에스텔을 향해 질문을 끊임없이 퍼부었다. 평소보다도 살짝 흥분해 있었다고는 생각하지만 크게 다를 바가 없는 태도였다.

그런데 에스텔의 자세는 무언가 이상했다.

?

네가 물어볼 것이 아니다.”

?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쌀쌀맞았다. 단순히 오드리가 민폐라고 생각해서 보이는 태도가 아니다. 마치, 그녀를 적으로 대우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

에스텔 씨?”

?

그런 그녀를 향해 당황한 표정을 짓는 오드리.

?

오드리, 너에게 할 말이 있어.”

?

그런 오드리를 씁쓸한 얼굴로 바라보던 그레고르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이어진 것은 지금까지의 이야기.

오드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두가 그녀를 왜 잊어버렸는지.

그리고 그레고르가 어떤 선택을 내렸는지…….

그 이야기가 끝났을 때 오드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

?

?

Papillon

딱히 할 말은 없습니다.

4 댓글

마드리갈

2021-10-04 13:33:28

차토구아의 모습은 그냥 두꺼비가 아니라 모독적으로 변형된 것같은 두꺼비의 형상이군요. 자연의 두꺼비는 우둘투둘하게 생겼고 독을 내장하고 있다 보니 절대 만질만한 것은 못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귀여운 구석이 최소 하나 정도는 있죠. 그리고 다리를 벌리고 어그적거리며 걷는 것도 재미있고. 그런데 차토구아에게서는 그 모습을 기대하면 절대로 안되겠네요.

그 차토구아의 제안을 결국 그레고르가 받아들였는데 그게 정말 정답이었을지는...


다시 돌아온 오드리에 대한 에스텔의 태도는 적대적이고, 오드리는 영문을 모르고...

그레고르로부터 전말을 들은 오드리는 과연 그간의 일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Papillon

2021-10-14 18:36:56

오드리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다음 화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다만, 그리 좋지는 않을 거라고만 말씀드릴게요.

SiteOwner

2021-10-22 20:03:23

선택의 여지가 없이 결론이 강요된 상황, 정말 슬픈 일이지요.

그리고 그게 그레고르에게 강요된 현실이고 또한 오드리에게도 강요된 현실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오드리가 기억에 없는 에스텔로서는 그녀 또한 주어진 상황하에서 그렇게 오드리에 대한 시선이 차가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슬프지만 모두 현실이고 싫어도 언젠가는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니...


오드리의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겠다는 생각은 확실히 들고 있습니다.

Papillon

2021-10-24 11:59:04

에스텔의 시선으로 보면 오드리는 결코 곱게 보일 리가 없죠. 현실로 비유하자면 자기가 고백한 남자가, 본 적도 없는 여자 구한다고 어디 제 3세계 독재자랑 불공정 계약을 맺고 온 셈이니까요.

목록

Page 25 / 124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채색이야기] 면채색을 배워보자

| 공지사항 6
  • file
연못도마뱀 2014-11-11 6761
공지

오리지널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안내

| 공지사항
SiteOwner 2013-09-02 2153
공지

아트홀 최소준수사항

| 공지사항
  • file
마드리갈 2013-02-25 4303
1990

[초능력자 H] 166화 - 불길 속으로(4)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1-05 112
1989

[괴담수사대] XI-9. 백물어(百物語)

| 소설 2
국내산라이츄 2021-11-04 107
1988

[초능력자 H] 165화 - 불길 속으로(3)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1-03 111
1987

[시프터즈] Chapter 19: 파국. Episode 82

| 소설 4
Papillon 2021-10-31 118
1986

[초능력자 H] 164화 - 불길 속으로(2)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29 106
1985

[초능력자 H] 163화 - 불길 속으로(1)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27 108
1984

KATO 디오라마군

| 스틸이미지 4
  • file
마키 2021-10-26 140
1983

[초능력자 H] 162화 - 위기일발의 선착장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24 106
1982

[시프터즈] Chapter 19: 파국. Episode 81

| 소설 4
Papillon 2021-10-24 115
1981

[단편] 가을이었다

| 소설 3
시어하트어택 2021-10-22 108
1980

[초능력자 H] 161화 - 긴 하루의 밤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20 112
1979

[시프터즈] Chapter 19: 파국. Episode 80

| 소설 4
Papillon 2021-10-17 115
1978

[초능력자 H] 160화 - 사원을 나가는 길(4)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15 108
1977

[초능력자 H] 159화 - 사원을 나가는 길(3)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13 112
1976

[시프터즈] Chapter 19: 파국. Episode 79

| 소설 4
Papillon 2021-10-10 119
1975

[초능력자 H] 158화 - 사원을 나가는 길(2)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09 121
1974

오이가와 철도 기관차 토마스 호

| REVIEW 5
  • file
마키 2021-10-08 153
1973

[초능력자 H] 157화 - 사원을 나가는 길(1)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06 111
1972

[시프터즈] Chapter 18: 결정. Episode 78

| 소설 4
Papillon 2021-10-03 120
1971

[초능력자 H] 156화 - 목전에서

| 소설 4
시어하트어택 2021-10-01 112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