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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빗카슈, 2013-04-15 01:20:30

조회 수
362

꿈 내용을 수필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약간의 각색도 있으니 소설로 분류합니다.


1. 꿈이 3인칭 시점이었습니다.

 

한 소녀는 다른 때보다 아침 일찍 등교했습니다. 교실 문을 따고 들어가 가만히 앉아 있었죠. 꽤나 일찍 등교해서 소녀가 있는 교실의 복도에는 소녀 말고 다른 사람은 없는 듯 했습니다.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이라서 교실 안은 생각보다 어둑어둑했죠.

그 때, 근처에 있는 음악실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무서웠습니다(...)

소녀는 무섭기도 했지만, '이 시간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은 없을텐데, 대체 누구일까' 하는 호기심이 앞섰습니다. 

어떤 사람이 치는지는 몰라도 꽤나 잘 치는 사람 같았습니다.  소녀는 교실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 음악실 문 앞에 서고,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문을 열었습니다.

 

그 곳에는 수학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안경+정장 속성의 남자분이셨음. 초임이라 좀 젊습니다(...)

사실 수학 선생님께서는 원래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재능의 부족과 집안 사정 때문에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수학 선생님이 된 것이에요.

그렇게 한 동안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삭이고 있다가, 음악실에 배치된 피아노를 보고 매일 아침 남들보다 일찍 와서 피아노를 치는 것이었습니다.

 

살짝 괄괄한 성격의 소녀는 '아 쌤 여기서 뭐해요 크크' 하면서 웃었습니다. 약간 수줍음 타는 선생님은 얼굴이 빨개진 채 어버버(...)

 

괄괄한 성격 답게 소녀는 선생님 옆에 철푸덕 앉아서 '쌤 나도 피아노 좀 쳐요 바이엘 다 뗌' 하고 말한 뒤 젓가락 행진곡을 칩니다. 근데 드럽게 못 침(..) 앉은 키 차이가 모에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결국 수학 선생님은 풉 하고 웃고 소녀는 좀 화냅니다. '아 쌤은 얼마나 잘 친다고 그래요 솔직히 음악쌤보다 못 치더만 ㅡㅡ'

그래서 선생님이 젓가락 행진곡을 잘 치는 법을 알려 주시는데, 소녀의 째깐한 손 위에 선생님의 큰 손과 길쭉길쭉한 손가락이 겹쳐져서 이하생략.

 

그리고 깼습니다.


이 글은 다른 사이트에도 올린 글입니다.



2. 이것도 3인칭 시점이었음. 

두 학생이 있었습니다. 

여대생과 남대생, 서로 동갑인지 연상연하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학생이 존댓말을 쓰고 남대생은 그냥 말을 놓습니다.

남대생은 과묵하고 말이 별로 없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여대생을 좋아하고 있지만 표출을 안하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죠.


여대생에게 남대생은 그저 친한 사람 1입니다. 어느 날, 여대생은 남대생에게 핸드폰 번호를 물으면서 자신의 핸드폰을 넌지시 건넵니다.

남대생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 주고, 여대생은 여유롭게 남대생의 핸드폰에 자신의 폰번을 찍어줍니다.

입력을 마친 후 핸드폰을 돌려받은 남대생은 핸드폰에 남아 있는 온기를 손으로 느끼면서 참 따스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대생의 핸드폰 화면을 얼핏 보는데, 자신의 이름 뒤에 하트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절대 표현 안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좋아죽음(...)

사실 하트는 별 의미 없습니다. 자기랑 자주 보는 사이면 그냥 하트 붙여놓는 거에요.


그리고 새벽 1시, 자취방으로 돌아와 이부자리에 누워 핸드폰에 여대생의 핸드폰번호를 띄워놓은 채 얘 이름을 뭘로 저장할지 한참 고민합니다.

'그냥 이름만 띄워놔? 아니 그건 너무 무미건조한데, 어쩌지? 걔처럼 하트라도 붙여? 별명으로 저장해? 걔가 우연히 내 핸드폰 보면 어쩌지?...' 

 

그렇게 한참동안 고민하다가 여대생에게 문자가 옵니다. 

'자요?'


이젠 또 무어라 답장을 보낼 지 전전긍긍해하기 시작하다가 빨리 답장을 보내야 된다는 생각에

'아니'

라는 단문을 보내고 이불에다가 폭풍발차기를 합니다(....) '내가 왜 그렇게 짧게 보낸 거야 귀찮아서 그러는 줄 알 거 아냐 ㅠㅠ'


그리고 깼습니다.



3. 이것도 3인칭(...)


어느 더운 여름날. 하복을 입은 여학생과 남학생이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길가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목적지까지는 한참 남은 상태. 점점 지쳐가는 여자애를 보면서 남학생은 초조해하기 시작합니다. '얘 어떡하지 진짜 쓰러지게 생겼네'

여학생은 땀을 흘리면서 지친 목소리로 말합니다. 


"선배, 저 너무 힘들어요. 아직 한참 멀었어요?"


지친 눈과 떨리는 목소리에서 여자애가 상당히 지쳤음을 알아챕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마침 근처에 슈퍼 발견. 잠시 슈퍼에서 쉬어가기로 합니다. 

마침 주머니에 동전이 있지만, 아뿔싸 700원 정도밖에 없습니다. 아이스크림 1개 사기에도 위태위태한 상황(...)

그래도 일단 더위사냥을 삽니다. 반으로 뚝 잘라서 편하게 나눠 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반으로 나누려고 했는데... 힘 조절이 잘 안 돼서 6:4 비율로 나뉘어진 것이었습니다. 

남학생은 여학생을 바라봅니다. 그늘로 들어왔는데도, 많이 더운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 헥헥거리고 있네요. 


남학생은 여학생의 뒤로 다가가 어깨를 툭툭 칩니다. 지친 표정으로 뒤돌아 본 여학생은 깜짝 놀랐습니다. 선배가 자신에게 더위사냥 반쪽을 쥐어주니까요. 성질이 더러운 선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입니다(...) 


"아, 저 감사합..."

"별로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그냥 내가 먹고 싶은데, 너무 많아서 너 반 나눠주는 거야."

그리고 남학생은 반쪽이라고 하기엔 양이 좀 적은 더위사냥을 깨뭅니다.


그리고 깼습니다.

리빗카슈

카오루데 이이요 이카리킁 

4 댓글

행인1

2013-04-15 19:25:46

이렇게 훈훈달달하고 소프트한 꿈이라니 읽으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꿈이네요. 전 꿈만 꿨다하면 전개가 판타지스러운 것 같다가도 결국은 쓸데없는데서 묘하게 현실적이라 꾸고나면 싱숭생숭해지는 개꿈들 뿐이던데(...)

이런 멋진 꿈을 3개나 꾸셨다니 부럽습니다 ㅎㅎ 

대왕고래

2013-04-15 22:09:08

..........로맨스 만세에에에에에에에에!!!

부러운 꿈이군요! 진짜 그런 꿈 꾸고 싶어요. 부러워잉...

마드리갈

2013-04-17 00:55:10

달달한 꿈이 참 귀엽고 소녀다와요!!

저도 이런 꿈을 꾸어보고 싶어요. 그런데 늘상 꾸는 꿈은 괴이한 것들 뿐...

그나마 다행이라면 괴이한 꿈이 줄어들고 있는 것?

SiteOwner

2020-01-16 23:35:11

세 꿈 이야기, 모두 참 귀엽습니다.

그리고, 읽고 나서 입에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무슨 수로 막을 수 있겠냐는 생각도 같이 들었습니다.

아오하라이드 애니를 보았을 때 느꼈던 그런 청춘의 얕은 추억이 이렇게 글로도 표현가능하다는 게 참 신선하고 멋집니다. 저런 경험은 없지만 어떻습니까. 이렇게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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