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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H] 152화 - 키릴의 오기(4)

시어하트어택, 2021-09-22 08:41:34

조회 수
113

사원 상층부의 복도.
본격적으로 하층부로 들어가기 전, 일행은 복도 한쪽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다.
“지금 시간이 어떻게 되지...”
현애는 시계를 본다. 어느덧 시간은 4시 55분. 조금 있으면 5시, 그리고 좀 더 지나면 저녁식사 시간이다.
“가브리엘 씨.”
조그만 목소리로 옆에 앉은 가브리엘을 부른다.
“밑에 다 돌아보려면 한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내 경험으로는... 1시간 정도? 좀 천천히 돌아보면 그것보다는 더 걸리겠지만.”
“그래... 기대해도 되겠어?”
“맞아. 분위기가 여기 상층부하고는 또 다르니까... 호불호는 조금 갈릴 수도 있겠지만.”
“호불호?”
“그러니까... 그런 데가 좀 지루할 수도 있잖아.”
“미켈이 지금 거기 가 있다고 했지?”
“맞아... 나하고 바뀐 것 같지만.”
“아니, 왜 바꾼 거야? 서로 자리를 바꿨으면 참 좋을 텐데.”
“말했잖아, 내 능력은 싸우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한편 그 시간, 하층부.
“누구야, 어떤 녀석이...”
키릴은 어디서 들려오는지 알 수 없는 남자의 목소리에 눈을 부릅뜨고는 주위를 한번 두리번거린다. 하지만 이 웅웅거리는 남자의 목소리는 도무지 어디서 들려오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방향성을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이 목소리,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온통 신경을 곤두세운 그때.
또다시 들린다.
“해 볼 테면 해 보라고.”
누군지 알 수 없는 그 목소리가 들리고 바로 후.
“뭣... 큭!”
발...
키릴의 두 발이 마치 고정된 듯 움직이지 않는다! 두 다리를 이리저리 비틀어서 빼 보려고 해 봐도,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꼼짝도 안 한다. 마치 풀리는 방향으로 조여야 하는데 조이는 방향으로 잘못 돌린 나사처럼.
‘잠깐... 이건 자라 아티크의 능력이잖아! 그런데 분명 땅 속에 있을 자라가 어떻게 능력을 사용하고 나한테 이렇게 공격까지 할 수 있는 거지?’
자라는 분명히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숨어서 능력을 사용할 만한 여유는 없을 텐데... 더군다나 땅속으로 파묻혀서, 어디로 나가고 할 수도 없을 텐데 말이다!
바로 그때.
“이건 맛보기라고 해도 되겠지. 어차피 너는 나를 볼 수도 없고, 지금 갈팡질팡하는 것 같은데, 아직 이쪽은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것, 그것만 알면 돼.”

‘음, 알았다!’
키릴의 머릿속에 한 줄기 빛이 들어온다. 방금, 그 목소리가 들린 방향, 확실히 키릴에게 들어왔다. 여전히 모든 방향에서 들려오는 듯 웅웅거리기는 하지만, 그 중에 어느 한 방향에 집중되어 있다. 바로 그 방향, 키릴의 오른쪽이다!
“그쪽이구나!”
키릴의 일갈과 동시에, 키릴이 손을 뻗은 방향에서 흙무더기가 마치 구름이 피어오르듯 뭉게뭉게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그 사이로 누군가의 얼굴이 드러난다. 반삭 머리라고 한다면...
“이 자식, 어떻게...”
두 눈까지 드러난 자라를 키릴이 보니, 자라는 지치거나 숨이 가빠한다든가 하는 어떤 기색도 보이지 않는다. 땅속에 파묻혀 있었고, 그런 걸 극복할 만한 어떠한 능력도 없는 걸로 아는데 말이다. 좀 더 파 본다. 코와 입이 드러나자...
코와 입 위에 덧씌워진 젤리 같은 무언가가 보인다. 분명히, 저것 덕분에 살 수 있었을 테고, 저 능력을 사용한 사람이라면...
“파울리 녀석도 살아 있다는 거잖아!”
“훗, 몰랐냐?”
숨을 약간 가쁘게 내쉬지만, 자라는 여유롭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서, 자신을 덮고 있던 흙무더기를 치우고는 몸을 일으킨다.
“리브 네게는 재미있는 수수께끼가 되겠지. 안 그래?”
“훗...”
키릴은 가소롭다는 웃음을 짓는다.
“이미 그건 다 풀린 것 같은데.”
“풀렸다니, 그게 무슨 소리지?”
자라가 몸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궁금하다는 듯 말한다.
“우리가 너한테 언제 그런 수수께끼라도 낸 적이 있나?”
“말로 한 적은 없거든. 하지만 확실히 알 것 같아!”
키릴의 확신에 찬 목소리, 그리고 뒤로 젖힌 오른발.
뭘 하려는지, 알 것 같다!?
“이쪽이지!”
곧이어 이어지는 키릴의 일갈.
그리고 키릴이 바닥을 순간 걷어차자, 흙과 모래가 공중으로 흩뿌려지고...
그 아래에 있던, 물컹거리는 무언가가 보인다.
그건 바로...
“훗, 거기 있을 줄 알았어. 내 감은 못 속인다니까. 모양 좋게 숨어 있어도 꿀렁꿀렁거리면 그 흔적은 남잖냐!”
키릴이 그 물컹거리는 게 보인 그 지점을, 더 세게 몇 번 걷어찬다. 아까보다 더 뿌옇게, 흙먼지가 휘날린다. 눈앞의 자라가 눈을 홱 가리고, 그런 자라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아아, 왜 그렇게 신경질적이야?”
땅속에서, 누군가가 몸을 일으킨다. 순식간에 허리까지 편 그 사람은 미켈.
“알아서 나오겠다는데.”
“과연 알아서 나왔을까? 내가 이렇게 친히 나오게 해 주기 전까지, 네 녀석이 나올 의향이나 있었냐는 말이지.”
“네 마음대로 판단하시고.”
미켈은 받아치지만, 곧장 눈을 손으로 가린다. 키릴이 뿌린 흙먼지와 모래먼지가, 미켈을 향해 곧바로 날아오는 것이다. 그것도 얼굴 쪽만 집요하게!
“마음대로? 마음대로라!”
키릴은 다시 한번 승기를 잡은 듯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말 한번 잘 했군. 그 말은 즉, 너희의 처분을 내 마음에 맡겨도 되겠다는 이야기지? 거기에 화답해 줄 수밖에 없겠군!”
모래먼지가 더욱 무섭게 미켈과 자라에게 날려온다. 분명히 키릴이 바닥을 걷어차며 흩뿌린 양은 아닐 텐데, 저토록 많은 모래먼지와 흙먼지가 전부 어디서 왔는지 의심이 될 정도다. 미켈과 자라가 눈을 뜨거나 할 기회도 주지 않는다. 아마 사막에서 이따금 부는 모래폭풍이 여기 사원 하층부의 지하 통로에 바로 덮쳤다면 이런 모습이리라.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법. 미켈과 자라는 각자 나름대로 모래먼지를 막아내 보려 한다. 미켈은 몸을 물렁거리게 만들어서 모래먼지를 흡수하고, 자라는 먼저 날아온 흙과 모래를 고정해서 일종의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끊임없이 날아드는 흙먼지와 모래먼지를 막아내기에는.
“이거... 날아가 버리겠는데...”
미켈이 돌아보니, 자라의 두 발이 조금씩 뒤로 밀려나고 있다. 아무리 자라의 능력이 날아오는 흙과 모래를 막아 주고 있다고는 하나, 계속해서 날아드는 것까지는 어찌할 수 없는 듯하다.
“자라, 위험해!”
“호오, 눈물겨운 동료애 아닌가? 우리 슈뢰딩거 그룹에는 없는.”
“그게 무슨 말이냐?”
“파울리 너도 알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나오미였으면 놀려댔을 것이고, 아즈탄이었다면 답답하다고 자신이 직접 나섰겠지. 그것 하나만큼은 봐 줄 만해.”
미켈이 자라의 앞을 막아 주다가 보니, 문득 보인다. 키릴의 몸에서 또다시, 모래먼지와 흙먼지가 발산되는 듯한 모습이. 아까보다 더 강한 에너지에다가, 키릴의 얼굴을 바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서로 붙어 있으면 공략하기가 더 쉽지. 일망타진할 수 있거든. 한 수백 년쯤 후에 발굴 현장에, 이런 기사가 붙었으면 좋겠는데. ‘죽음도 막지 못한 우정, 서로 얼싸안은 유골 발견’! 이거 감동적인 기사 아닌가? 그 주인공이 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지금 목격하다니! 나 같은 행운아가 어디 있겠나!”
“처... 천만에...”
“호오, 파울리? 허세는 좀 집어치우시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여기가 너희의 무덤이라는 건 변하지 않으니까.”
“과연 그럴까...”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지, 미켈의 눈이 확 뜨인다.
“그런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여기는 두 명, 아니 적어도 세 명의 합장묘가 될 테니까!”
“세... 세 명?”
순간, 미켈이 그동안 신경을 못 쓰고 있었던 게 다시 머릿속에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바리오... 바리오가 잡혔다고 하지 않았던가!
“글쎄... 아무리 많아도 3명까지는 안 될 것 같은데.”
“무슨 자신감인지 알 수 없군. 그런데, 시간을 너무 많이 끌었어. 이제는 더 말하기도 귀찮으니, 여기서 그만 끝내 주도록 할까.”
키릴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흙먼지와 모래먼지가 더욱더 세게 미켈과 자라를 때리기 시작한다. 미켈마저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말은 더 않겠다! 여기가 바로 너희 셋의 무덤이다!”
“아... 안돼, 미켈! 이대로면 완전히 파묻혀 버리겠는데!”
“버텨, 자라! 버티는 수밖에...”
“안돼, 이거 가지고는, 저기 리브 녀석 말대로, 여기가 우리의 무덤이 되어 버린다고!”
안 그래도 뒤로 밀려나는 자라가 힘겨운지 무릎이 구부러진다. 땅에 닿을락말락할 정도로. 거기에다가 땅바닥에는 밀려나는 발자국이 선명하고, 거기에서 열기까지 새어나올 정도다!
“이, 이런... 리브 녀석... 진흙까지...”
설상가상으로, 자라에게는 점성 강한 흙까지 날아들고 있다. 점점 더 버틸 수 없게. 하지만, 미켈은 또다른 걸 본다. 진흙이라는 말이 나온 그 순간, 키릴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지는 것을. 분명 키릴의 능력이라면, 저렇게 얼굴이 찡그려지지는 않을 텐데...
그리고 또 하나가 떠오른다. 이 일대의 사원들의 내부 환경은 습기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쾌적하다는 것. 아까 지하 사원에서 습했던 적이 있긴 하지만, 그건 일시적인 상황으로 조나가 일행을 골탕 먹이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했던 것이다. 그렇다는 건, 즉...
“아, 아니, 설마...”
미켈도 지금의 상황이 얼른 이해가 되지는 않았는지 적잖이 놀란 듯한 얼굴이다.
“파울리! 사원의 흙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거냐!”
어느새, 키릴의 이마, 그리고 머리카락 한 올 없는 정수리에는 땀이 몇 방울 맺혀 있다. 한순간에 이곳의 습도가 확 높아진 것임이 틀림없다!
“무슨 소리야, 내가 한 게 아닌데. 이런 짓을 한 사람한테 가서 따지든가.”
“제... 젠장... 내 발도 빠져 버리잖아...”
키릴의 말대로, 어느새 키릴의 발 밑은 뻘밭으로 변해 버렸다. 그것도, 마치 오래된 정글의 밑바닥이나 바닷가의 갯벌처럼, 불쾌할 정도의 질퍽함이다. 키릴에게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남아 있다면, 곧장 쭈뼛 섰을 것이다. 미켈에게도 확실히 보인다. 그의 눈동자가 쪼그라든 모습이.
“아까 뭐라고 했지? 여기가 누구의 무덤이 될 거라고? 그 말, 지금의 네게 딱 어울리는 말 아닌가?”
“그래... 맞아. 나도 지금 너희처럼 점점 파묻혀져 가고 있어. 거기에다가 진흙이라니 불쾌하기까지 하지.”
키릴은 지금의 열세에 몰린 상황을 순순히 인정하지만, 이내 오기에 가득 찬 얼굴을 하고서는 미켈과 자라를 노려보며 말한다.
“하지만 기대해라. 이게 끝은 아닐 거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고. 무슨 말인지는 잘 알지...?”
이 말을 남기고서, 키릴은 진흙 속으로 순식간에 파묻혀 사라져 버린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4 댓글

마드리갈

2021-09-22 20:06:20

이번 회차는 모래 냄새, 흙 냄새, 진흙 냄새로 꽉 차 있네요.

코가 막히는 것같고 입안이 텁텁하게 느껴지는 듯해서 이 연휴의 마지막날 기분이 참 기묘해요.

여기는 키릴이 마지막으로 살아 있었던 공간이 되어 버린 것인가요, 결국 이렇게 끝나 버리는 건지...


싸움이라는 게 누가 더 이상 속행할 수 없게 뻗거나 죽어야 끝나는 거지만, 이런 형태로 끝나는 건 좀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고 있어요.

시어하트어택

2021-09-26 20:15:06

아무래도 키릴이 땅 능력자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흙을 가까이하고 산 건 아닙니다만, 마드리갈님이 말씀하신 그런 감촉이 드는 건 사실이지요...


분명 저게 끝은 아닙니다.

SiteOwner

2021-10-16 12:14:29

원격조작이 가능한 무기로 전투를 수행하는 게 아닌 한은 역시 직접 만나서 싸우는 수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그런 각축전에서 깨끗하게 있을 수 없는 것은 역시 숙명이겠지만...

역시 흙 관련 능력은 무섭습니다. 그리고 말려들고 싶지도 않습니다.


키릴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란 거지요...그러면 어디선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타날 것 같기도 합니다.

시어하트어택

2021-10-17 21:06:15

작중 능력들을 구상하면서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 봤는데, 역시 자연의 원소를 다루는 능력은 가장 강한 건 아닐지는 몰라도 상당히 강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더군요. 흙이라고 하면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모래, 진흙, 거기에다가 지진까지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니 그야말로 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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