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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를 구하려고 구글 코리아에서 검색했는데도 매우 끔찍한 이미지들이 섞여 있어서 놀랐답니다….
반면 국내검색 엔진에선 오로지 영화 위주이니 참고 하시길.
(자객, 암살자란 뜻의 스페인어로 맥시코에서 쓰인다고 해요. 매우 폭력적인 뉘앙스인듯해요.)
기본적으로 스포일러 성 내용은 없지만, 영화적 장치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간단한 설정을 담고 있답니다.
예고편 등으로 충분히 알 수 있는 수준의 설정으로 이조차 꺼리시는 분들은 안보시는걸 추천하는 바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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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가 꽤 멋있게 나온 영화 시카리오여요.
한국에선 '시카리오'가 낯선 외국어라 그런지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란 부제와 함께 타이틀이 붙었답니다.
국내포스터와 다른 해외포스터도 함께 첨부했으니 보고 싶은 분들은 첨부파일을 봐주시길.
처음엔 미국영화의, 미국 주인공이기에 시원하게 빵야빵야하는 심심풀이용 총격액션물인 줄로만 알았지요.
그런 예상을 당당히 부수고 이 영화는 제겐 꽤 이색적으로 다가왔던 영화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감히 '추천작'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는 전무한채, 연인과 함께 봤답니다 청소년 관람불가의 액션 영화라서 걱정을 했어요.
1. 제작사 측은 크게 감안하지 않았는데 19금이라 덜 선정적인 것(혹은 해외에선 아니나 국내에선 19금인 것)
- 이런 경우는 19금이라도 사실 보는데 크게 무섭거나 끔찍한 장면은 덜 나오죠
2. 제작사 측에서 아예 19금일 것을 감안하고 만든것
- 이런 경우는 선정적인 장면이 자주 나오거나, 매우 강렬하죠
시카리오는...단연 2. 같습니다.
굉장히 적나라하게 끔찍한 모습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시체들이 적나라하게 나옵니다. 다만 그게 순전히 세일즈 포인트로 일명 '포르노 성'을 띄운다고 보긴 어려워요. 성적인 묘사는 극히 적은 편이니 영화 관람에 참고 바라요.
액션 영화는 보통 시사가 많이 약하거나, 스토리가 간단하단 평을 받는데 시카리오는 전혀 다릅니다.
주인공은 미국의 FBI 요원. 주인공이 FBI요원인 액션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멋있게 나오긴커녕 작중에서 내내 미군과 CIA요원들에게 무시당합니다. 그렇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불합리한 모습에 꾸준히 동료와 상부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능력이 되는 한에서 계획도 세우며 몸으로 직접 싸웁니다. 끝 없이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영화에서 멋있기보단 사실 애처롭게만 나옵니다. 이 영화에선 폭력적인 현실에 저항하고, 올곧게 나아가려는 개인이 얼마나 무참할정도로 연약한지 그려내고 있는 꽤 시리어스한 영화입니다.
그가 거대한 현실의 벽을 뛰어넘으로 노력하고 결국 수없이 좌절하게 되지만 이는 탄력 있는 스토리와 긴장감 있는 연출로 전혀 지루하지 않고 손에 땀을 쥐고 지켜 보게 된답니다.
그리고 이 안쓰러운 주인공은 '여자'입니다.
사실 성적으로 개방 되었고, 성평등지수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미국에서도 분명 그 남녀차가 벌어집니다. 마치 영화에서 흑인과 백인의 역할이 여전히 알게 모르게 남아 있듯요. 당장 여성 영웅이 주연이거나 주조연이면 '왜 그 영웅은 여성인가' '여성영웅을 왜 넣었는가'에 대한 인터뷰가 나오기 마련이죠. 남성 영웅이 출연한다고 해서 '왜 남성 영웅이냐'라고 묻지 않는 반면. 또, 남성 영웅보다 자연스럽게 살갗노출이 많은건 당연하고요.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이 나오는 이 액션영화에서 주인공은 남자들 사이에서 리더로 활약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몸집이 훨씬 큰 흑인 남성 파트너를 처참한 현장에서 위로하기도 하지요. 작중 시간이 흐르면서 (파트너와 함께) 이 주인공은 위에 적었듯 미군과 CIA와 함께 일하며 이리저리 치이게 됩니다. 그런 화면과 상황에서 주인공과 남성인물들 사이의 대비를 놓칠 수 없습니다. 절대 영화에선 노골적으로 여성이라고 비하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가느다란 팔다리와 작은 몸체가 자주 나옵니다. 특히 주변인은 무장했는데 주인공은 미처 무장하지 못하고 가볍게 셔츠를 걸쳐 더욱 대비 되어 보입니다. 보통 여성이 메인인 액션에선 여성배우들도(혹은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근육을 키우고 이따금 그 근육을 강조하는 장면이 나오기 마련인데 되려 남성주조연의 근육들이 더 눈에 밟힙니다. 군인들이 가득한 곳에 주인공이 시선을 옮기자 수염이 덮수룩하고, 담배를 뻑뻑 태우고, 한눈에 봐도 '울끈불끈'한 남자들이 가득합니다. 주인공은 조용히 그들 사이로 들어갑니다.
멕시코 이주민자들에게 위험지역에 대해 캐물을때 그들은 주인공을 슬쩍 보더니 '여자는 못간다'라고 아주 잠깐 나옵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듯 무심하게 그 장면은 지나갑니다.
임무를 수행하며 마른 몸을 보여주는 주인공은 몇몇 남자캐릭터들과 1:1로 겨뤄 안쓰러운 모습만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작중 누구도 '여자라서' '여자니까'라고 여기진 않습니다. 말하지도 않고요. 영화 흐름에서도 '여자라서''여자니까'를 말하지 않습니다. 역으로 '여자라도' '여자니까' 잘 해낼 수 있다든가, 여성성을 적극긍정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물음을 가지게 됩니다.
미녀 삼총사처럼 여성성을 강조, 긍정하지도 않고
여성이라고 비하하거나 어느 남성캐릭터의 승리보상으로 그를 쥐어주는게 아니라면
잔인하리만치 폭력적인 액션 영화에서, 절대 익숙하지 않을 여자주인공을 쓰면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왜 굳이 여자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를 함께 본 연인과 논의해봤답니다.
이는 결국 시사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액션영화에서 전투를 하며 악역에게 얻어맞는 주인공. 보통은 그런 액션을 멋지거나 당연하다 여길테지요.
하지만 남자악역에게 얻어맞는 여자주인공이라면? 관객의 입장에선 당연히 '불편함', '불안정함'이 증폭 됩니다.
또, 작중 주인공에게 파트너는 말라간다며 건강을 챙기라고 조언해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주인공은 주변의 우락부락한 남자군인들과 남자요원에 비하면 덩치가 작아 보입니다. 특히 불합리한 명령에 반감을 가지는 그를 억압하는 상부역시 테이블에 앉아있지만 그보다 덩치가 커서 그와 대면할때 그를 보다 압도하는듯 보입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는 전투요원이 체구가 작다거나 근육이 없다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거여요. '억지'로 작은체형을 강조한다고 바로 감상자가 느끼고 위화감에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지도 모르죠.
하지만 여성이라면 보여주기식으로 근육을 키우지 않는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한들 특정 종목이 아닌이상 크게 근육이 도드라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고 키도 조금 작을 수 있겠죠.
이러한 이유로 그가 굳이 여성캐릭터인 이유는 '작은 개인'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 합니다. 폭력적인 현실과 세계에서 능력이 뛰어나고 신념이 올곧더라도 '개인'이 가지는 한계를 증폭하는 역할을 가지는 거지요. 그의 성별이 '여성'으로서, '남성'일때보다 관람자를 더 비참하게 느끼게 합니다. 주인공 성별은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인 여성 젠더성을 의식하게 되는 관객들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 외에는 철저하게 여성성의 긍정도, 부정도 하지않고 별다른 해석을 내놓지 않고있습니다. 성별에 관해선 별다른 메시지를 못느꼈답니다. 굉장히 무심하게(드라이하게) 건드리고 있달까요. 개인적으로 '어설픈' 여성성의 긍정(남성층을 의식해 살갗노출하고 타이트한 옷을 입으며 멋지게 싸우는 전투미녀)이나 액션영화에서 뻔한 여성성의 한정(결국 남자캐릭터보다 부족한 역량), 비하(결국 남자캐릭터의 보상역할)는 잔뜩 봤기에 이런 시도는 제법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젠더 감수성을 자극하면서 젠더 감수성에 대한 별다른 메시지가 없는 것이 말여요.
이런 시사나 메시지, 장치가 강하면 액션이 무너지기 쉬운데, 액션 역시 탄탄합니다. 서양의 액션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여러 총격전이 나오고, 총격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액션만으로 만족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 선호하는 격투 액션은 없다고 봐도 좋아요. 개인적으론 총격전 보다 격투를 선호하는지라 쪼오끔 아쉬울지도요.
피올랑이어요.
2 댓글
조커
2015-12-10 11:23:13
이 영화가 평론가들과 로튼 토마토 신선지수에 그렇게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 리뷰였군요.
언제든 한번쯤 봐야할 영화로 기억해두겠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
셰뜨랑피올랑
2015-12-13 16:56:45
예, 마지막에도 적어두었지만 극장에서 보시는걸 추천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