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학생으로서 살았던 1990년대 후반의 3년과 2000년대 전반의 1년 사이의 기간 동안에 군복무 시기를 제외할 수는 없겠지요.
여러 가지를 얻을 수도 있었고 또 여러 가지를 잃기도 했던 그 시대 관련으로 가볍게 써 보겠습니다.
대학가에서는 참 이상한 풍조가 많았는데, 군복무를 마치 메피스토텔레스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같이 보면서도 또 미시적인 개인생활 영역에서는 또 그런 풍조가 온데간데없다는 게 최대의 의문 중의 하나였지요.
군복무 자체를 미국의 패권주의에의 동조 내지는 동족살인연습에의 동조 운운하던 여학생들이 신기하게도 미팅 같은 것을 나간다면 군필 남학생만 찾았습니다. 그 이유인즉, 미필이면 남자 덜 된 것 같은데다 중간에 군입대를 하면 어떻게 기다리냐고, 그러니까 그런 문제가 없는 선배 남학생들이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동기인 저에게는 나중에 군대 갔다오고 나면 어린 여자애들 노리지 말라고...
뭐, 들을 가치도 없는 말에 화내서 뭐하겠습니까.
운동권들 중에서도 카투사 지원자가 은근히 많았습니다.
예전의 글인 세기의 끝과 시작 4 - 실정법 안지키기 운동에도 언급된 그 한총련 사수대 출신도 있었고, 대놓고 반미성향을 보이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운동권으로는 희망이 없어서 전향한 사람도 있지만, 일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 카투사를 지원한 반미주의자도 있었습니다. 말과 행동이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는 철칙은 없습니다만,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다른 사람같은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할지, 사실 지금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이런 뉴스가 있습니다.
군복무자에 대한 유공자 예우를 법제화하겠다는데...
與 김병기, 軍복무자 유공자 예우법 발의…"군대 간 것 벼슬맞다" (2021년 4월 26일 조선비즈)
대체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만, 또 갈라치기를 하지 않을까부터 우려되는군요.
저처럼 이미 20년 전에 전역한 사람은 해당사항을 기대안해야겠지요.
그러합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4반세기 전도, 지금도.
갑자기 이 말이 생각납니다. 희극이 끝났다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문장인 La commedia ? fin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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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1-04-29 21:20:20
군대 욕하면서 군필자를 원한다, 반미주의자인데 카투사는 하고 싶다...
사상 없는 허세인거네요. 언제나 있는 거 같아요, 그런 허세만 있는 사람들은.
SiteOwner
2021-05-01 15:08:56
참으로 기묘한 이율배반이지요.
현재 사회문제로서 전국적으로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알려지게 된 "내로남불" 이라는 이중기준은 이미 4반세기 전부터 배태되어서 이제 본격적으로 그 위세를 떨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3년 전에 썼던 옛날 애국심 유머, 김정은 소동, 米 무늬 벽지, 눕힌 초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이래서 자유가 좋은 것입니다. 자유가 없는 세계에서는 사상 없는 허세도 이율배반도 통용되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이면 살아남지 못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