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사 컴퓨터 휴지통을 비우지 않기를 잘했습니다

대왕고래, 2021-11-12 03:49:55

조회 수
121

금요일부터 휴가라서 목요일에 인수인계할 거 다 해주고 나니까, 퇴근시간에서 대충 1시간은 더 늦었더라고요.

회사에는 저밖에 안 남았고요. 그래서 슬슬 퇴근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팀장님에게서 부탁이 오더라고요. (그 팀장님도 퇴근했는데, 사장님께서 갑자기 지시를 하셔서 저한테 부탁할 수 밖에 없었죠. 후술할 이유가 더 컸지만요.)

사장님이 몇년전에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해서 도면자료를 찾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거에 대해 알만한 사람이 저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맞는 말인게, 그 팀장님은 해당 프로젝트 이후에 들어오셨고,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던 당시 개발실 인원 중에는 이젠 저 밖에 남은 사람이 없거든요. 게다가 저는 금요일부터 휴가니까 오늘 당장 찾아줘야 하는 상황.

그래서 "네 알겠습니다" 했죠.


문제점은 제가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 알고 있는게 별로 없다는 점.

그리고 그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 어찌된 일인지 도면자료를 본 적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안 나올거 같은데" "역시 안 보이잖아" 하다가, 혹시 싶어서 제 개인 컴퓨터를 찾아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저한테 있더라고요. 근데 그 도면이 있던 위치를 보고는 빵 터졌어요.


1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제가 개인 컴퓨터를 정리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어요.

그냥 바탕화면에 너저분하게 널린 파일들을 대충 "몆월까지의 자료다" 하고 몰아넣는게 전부이긴 했지만요.

그러다가 휴지통을 봤는데, 뭔가 엄청 많이 있더라고요.

확 비워버릴까 했는데, 혹시 안에 중요한 자료가 있을까봐 (제 전임자가 쓰던 컴퓨터고, 아마도 그 전임자의 전임자의... 전임자가 쓰던 컴퓨터일 수도 있을 거 같기도 하고요) 따로 폴더를 만들어서 거기에 옮겨놨어요.

그 폴더에는 "휴지통에서 끄집어낸 자료" 같은 이름을 달아두었고요.


그리고 제가 찾던 도면은 "휴지통에서 끄집어낸 자료" 폴더에 있었어요.


1달 전에 휴지통을 비웠더라면 끝내 찾을 수 없었을 자료를, 그 날에 한 선택 하나로 찾아낸 거에요.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덕분에 기분 좋게 퇴근하고 휴가를 보낼 수 있게 되었어요.

대왕고래

저는 대왕고래입니다. 대왕고래는 거대한 몸으로 5대양을 자유롭게 헤엄칩니다.

대왕고래는 그 어떤 생물과 견주어도 거대하다고 합니다.

2 댓글

마드리갈

2021-11-12 17:27:17

진짜 현명한 선택이었어요. 그리고 그 선택이 위기를 구하는 데에 결정적으로 활약할 수 있었고.

정말 잘하셨어요. 그리고 대왕고래님은 마땅히 칭찬받아야겠죠.

그리고 그렇게 기분좋게 업무를 마무리하고 이제 휴가를 보내시는군요. 좋아요. 성공적인 일처리 후의 휴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 틀림없어요.


글을 읽는 저 또한 기분이 좋아지고 있어요.

SiteOwner

2021-11-13 15:07:52

정말 다행입니다. 이것이 신의 한 수였군요.

대왕고래님께서 이전자료를 백업해 두신 것은 요즘의 컴퓨터 운영환경을 생각하면 정말 현명합니다.

과거의 컴퓨터의 스토리지는 하드디스크가 주류였다 보니 어떻게 데이터 복원툴을 돌리면 회수가 가능했는데 요즘은 SSD화가 상당히 많이 진전되었다 보니 그것도 여의치가 않고 일단 버리면 그냥 그것으로 끝나 버리지요.


지금 즐기시는 휴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안락하리라 믿습니다.

좋은 근황을 전해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59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68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2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189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0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3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1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3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4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88
4736

스노우 레인보우 레일로드

4
  • file
마키 2021-11-24 170
4735

250원이 모자랐던 어느 소년 이야기와 2% 담론

2
SiteOwner 2021-11-24 128
4734

화성과 인간 1 - 막연한 공포 속 붉은 행성

2
SiteOwner 2021-11-23 142
4733

여러가지 이야기.

3
시어하트어택 2021-11-22 124
4732

살아가는 이야기 몇 가지

2
SiteOwner 2021-11-21 123
4731

주일미군 관련으로 2가지 이야기

2
SiteOwner 2021-11-20 118
4730

지하화 주장과 인신공격의 가격에 대한 침묵의 카르텔

2
마드리갈 2021-11-19 124
4729

예전에는 못 먹던 것을 잘 먹게 되었어요

8
대왕고래 2021-11-18 164
4728

지금 이 시간에는 수능을 보고 있다죠 (+ 번역가의 길)

6
Lester 2021-11-18 149
4727

만남과 이별

4
  • file
마키 2021-11-18 136
4726

프랑스제 상용차 르노 마스터를 보면서 느낀 것들

2
  • file
SiteOwner 2021-11-18 131
4725

휴가 돌아왔는데 몸이 욱신거리네요

3
대왕고래 2021-11-17 116
4724

남아프리카 항공(SAA)의 5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1984년)

4
  • file
B777-300ER 2021-11-16 117
4723

창문없는 대학기숙사라는 사회실험

4
  • file
마드리갈 2021-11-16 140
4722

전통의 대기업들이 분할의 길로

1
마드리갈 2021-11-15 126
4721

영화 <고장난 론> 감상후기(스포없음)

3
시어하트어택 2021-11-14 115
4720

근황 및 웹소설 이야기

6
Papillon 2021-11-14 142
4719

COP26 개최지 영국 글래스고우에서 드러난 반문명주의

2
SiteOwner 2021-11-13 125
4718

심란한 이번 주와 근황. (번역자의 딜레마 外 다수)

4
Lester 2021-11-12 127
4717

회사 컴퓨터 휴지통을 비우지 않기를 잘했습니다

2
대왕고래 2021-11-12 121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