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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언어가 점차 품위를 잃고 있는 듯한데...

마드리갈, 2022-01-13 00:13:01

조회 수
166

매일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느끼고 있는 게 하나 있어요.
특히 뉴스의 경우는 국내계 언론과 외신의 차이가 너무도 많이 느껴지고 있어서 과연 이렇게 국어가 쓰이는 게 옳은 것인가 하고 반문하게 되어요. 특히 품위가 없어지고 있다는 게 눈에 띄고 있어요.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대체로 이렇게 요약가능해요.
  1. 조롱하는 듯한 어투와 불필요한 의성어, 의태어 등의 남발
  2. 각종 속어의 무분별한 유입
  3. 어휘사용의 편향 유도
  4. 지키지도 못하는 어문규정에의 쓸데없는 집착

예전에 쓴 글을 하나 인용해 볼께요.

본문에 추가해 둔 인도네시아의 천도관련 뉴스 2건 중 국내언론과 외신의 경우가 선명히 대비되죠.
국내언론의 경우 마치 인도네시아의 상황과 결정을 어리석은 것인양 깔보는 듯한 논조가 있어요. 그리고 문장의 구조도 그리 정돈되어 있지 않다 보니 제목에서 혐오감이 바로 들 수밖에 없어요. 반면 외신은 딱히 문장형인 것도 아닌 과거분사를 쓴 어구로 "쓰나미 위험", "장래", "인도네시아" 라는 정보는 모두 포함하고 있어요. 즉 제목만으로 대부분의 정보는 간결하게 전달가능해진 것이고 여기에는 기분나쁜 논조도 없어요.
국내언론의 해당 기사의 제목을 새로 쓰면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인도네시아, 천도예정지의 쓰나미 위험 확인" 정도로.

게다가 영상의 경우는 정말 뭐하자는 건가 싶은...

뉴스영상에 이상한 자막을 넣거나 배경음악을 깔거나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상황을 희화화하면 그게 수익으로 직결되기라도 하는 것일까요? 기상예보방송에서 가사가 있는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쓰는 경우도 꽤 많은데 기상캐스터의 말과 노래의 가사가 뒤섞여서 정보전달력도 떨어지고 오히려 시끄럽기만 한 것이 잘 느껴지고 있어요.


이렇게 조롱하는 듯한 어투, 남발되는 의성어, 의태어, 속어 등으로 가득한 글이 필요한 정보를 올바르게 전달한다든가 깊이 심금을 울린다든가 하는 기대를 하는 게 잘못일지도요.


지키지도 못하는 어문규정을 잔뜩 제시해 놓은 것은 정말 웃기는 일.

순화어휘를 보급한다면서 "n차감염" 운운은 또 뭐하자는 것인지. 사실 여러 단계로 감염되는 것은 굳이 "n차감염" 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다차감염", "다중감염" 등으로 쓰면 되는데 그런 건 또 절대로 없죠. 새말모임이라는 단체가 발표한 용어는 발표하는 그때 뿐이고 쓸만한 것도 없어서 그냥 그걸로 수명이 끝나 버리죠.

또 누누이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사이시옷도 뒤죽박죽이예요. "휘발윳값" 이라고 썼다가 "휘발유값" 이라고 쓰고, "매맷값" 과 "매매값" 이 혼재하는 이런 어지러운 상황을 보면서 명확해지는 것은 단 하나. 국어를 못하는 언론이구나 하는 판단만 남아 있어요.


다른 언어들을 충실히 익혀놓기를 잘 했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더 이상 한국어 화자일 필요가 없다면 이런 고민도 할 필요가 없으니.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대왕고래

2022-01-16 00:15:57

다른 건 몰라도 뉴스만큼은 진중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정확하고 신속하고 진지하게 올바른 소식을 정하는 게 뉴스의 본질인데, 겉치례와 대강의 편의만 챙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마드리갈

2022-01-16 13:54:09

그렇죠. 말씀하신 것처럼 뉴스만큼은 그렇게 진중함을 전제로 보도되어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실천하기가 그렇게 싫은지, 꼭 잘못된 표현이나 속어를 섞어서 왜곡하고, 경박한 수식어를 집어넣어서 품위를 떨어뜨리고, 사족을 남발하는 데만 정성을 쏟을 뿐 다른 것은 어떻게 되든 상관안하는 게 바로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어요.


예전에 LG CNS라는 대기업에서 안내문자메시지에 "쌉가능" 이라는 속어를 포함시킨 것으로 큰 논란이 벌어졌어요.  그런데 지금 언론의 경우는 그런 사고를 매일 일으키고 있는 것이죠.

Lester

2022-01-16 00:22:23

스스로 황색언론으로 불러달라고 난리를 피우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조회수에 눈이 먼 기자나 그걸 묵인하는 데스크나 거기에 놀아나는 독자들이나, 모두 미쳤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마드리갈

2022-01-16 14:08:04

언론계 종사자는 기자나 데스크나 할 것 없이, 그리고 독자도 모두가 공범...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라는 말이 생각나면서 씁쓸해지고 있어요. 사실 "기레기" 등의 멸칭으로 욕하고 그러는 사람들은 부지기수이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바람직한 언어생활에 노력을 경주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예비공동정범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요즘 이런 생각이 들고 있어요. 요즘 K-접두어를 사용한 신조어로 우리나라의 특이점을 말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지만 정작 한국어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도 애정도 없는 듯해요. 그러니 한국어가 어떻게 되든 말든 문제의식조차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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