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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序

지난 글 #1 철도통계의 맹점

지난 글 #2 국가별 통계 A

지난 글 #3 국가별 통계 B

지난 글 #4 도로와의 비교

지난 글 #5 동력의 집중과 분산

지난 글 #6 동력집중은 그만

지난 글 #7 관절대차 문제

지난 글 #8 고속선-재래선 혼용

지난 글 #9 비용편익분석 A

지난 글 #10 비용편익분석 B


2013년 10월 이후 우리나라의 철도시스템의 문제점을 다루었던 기획특집 시리즈 "역시 우리나라의 철도시스템은 잘못되어 있다" 를 3년 가까이 다루지 않았다가 오늘에야 재개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결정한 이유는 6회차에서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나타난 데에 있어요.


지난 6회차에서는 한국의 철도운영방식에서 동력집중식을 줄여야 하는 이유를 몇 가지 열거했어요.

그것들 중에서 우리나라의 특수한 현실인 적대세력과의 인접 및 그에 따라 철도가 사실상의 군사시설이다 보니 디젤기관차가 많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동력집중식 관행이 계속되면 디젤기관차가 혹사되는 것은 명약관화하다는 것이 지적되었는데, 이것이 현재 표면화되어 있어요. 이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를 같이 볼까요?


戰時·재난 대비용 디젤기관차 부족… 낡으면 폐차하는데 구입은 안 해 (조선닷컴 2016년 8월 1일)


철도기술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시상황 등에 대비한 의무보유 디젤기관차의 수량은 총 227대.

그런데 올해 보유중인 디젤기관차가 233대인데 9대가 폐차되면 잔여수량은 224대가 되어서 당장 3대가 부족해져요. 그리고 4년 뒤에는 그 잔여수량이 170대로까지 떨어지니까 57대나 부족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저의 3년 전 글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2013년 당시에는 간선에 투입하는 디젤기관차 보유량이 확인가능한 자료에서 259대로 나와 있어요. 그런데 3년이 지난 올해는 이게 227대로 줄었으니, 노후화로 인한 퇴역속도가 얼마나 가파른지는 확연히 보일 거예요. 2014년부터는 GE PowerHaul 디젤기관차가 7600호라는 형번으로 도입되기 시작하여 25대가 제작되었지만, 기존의 7000호-7500호 계열의 기관차가 노후화로 퇴역하는 비율이 더욱 높아서 오히려 2016년의 디젤기관차 보유량은 3년 전에 비해 오히려 26대나 줄어버렸어요.


다시 2016년으로 돌아와 볼까요?

이렇게 사안이 심각한데, 정부와 코레일의 알력으로 인해 도저히 의견이 맞춰지지를 않아요. 우리나라의 철도시설은 사실상의 군사시설이기에 철도운영주체인 코레일에 모든 비용을 부담하라고 해서는 안될 것인데, 왜 이렇게 정부는 투자를 안 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소를 안 잃었으니 외양간은 안 고쳐도 괜찮다는 걸까요. 그러다 문제가 생기면 관피아, 철피아 어쩌고 하면서 퇴직공무원의 재취업 길을 막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을 괴롭히는 방면으로 "혁신" 을 추구하겠죠.


이런 걱정이 기우일지도 모르겠지만, 올해 3월 11일에 일어난 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아 귀가길이 굉장히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보니 더 이상 기우로 여겨지지도 않아요(철도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은 처음이네요 참조). 특히 우리나라는 철도네트워크가 적다 보니 한 노선에서 장애가 생기면 여러 운전계통이 동시에 타격을 입으니까요. 예의 철도사고에서 당장 경부선 말고도 호남선, 전라선, 충북선 계통도 같이 불통사태를 겪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비상시 대처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어요.


국내외 여행에서 철도를 많이 이용하고 있는 등 철도에 약간 관심이 많은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분명히 이상하고 우려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닌데, 왜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정부기관의 대응은 저렇게 미온적인지. 당장 돈이 되거나 업적 내세우기가 안되는 것이라서 뒤로 밀쳐놓은 것은 아닌가 걱정이 들고 있어요.



3년 전에 예측했던 문제가 사실로 드러나고, 해법 자체가 제대로 안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이 엄습하네요.

정말 별 일이 없어야 할텐데...이 믿음, 어디까지 지켜나갈 수 있을까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팔라이올로고스

2016-08-01 23:27:06

3년만에 20여대가 줄어든건 심각한 문제네요. 분명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정부나 코레일중 어느쪽도 이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하지 않는것도 더욱 문제고요.

마드리갈

2016-08-02 12:56:08

그렇죠. 신형 디젤기관차가 2014년에 25대 도입되었는데 이것마저 없었더라면 올해 말 폐차예정분까지 포함할 경우 디젤기관차 보유대수는 200대를 밑돌게 되어요. 그리고 정부와 코레일이 저렇게 의견이 안 맞는데다 그게 단기간에 타결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이고, 기관차 도입사업이 정치권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일도 아니니 앞으로 악화되면 악화되었지 잘 해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요. 꾸준한 노력을 들여서 장기간에 걸쳐 노우하우를 축적해야 하는 철도에 신규투자가 끊기는 것은 치명적인데, 기초를 잘 쌓기보다는 눈에 띄는 것만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보면 개선을 기대한들 희망이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들어요. 당장 알파고, 닌텐도 포켓몬GO 등이 주목을 받으니 그 쪽으로 투자하겠다고 쓸 돈은 있고, 이런 데에 쓸 돈만은 없어요.

파스큘라

2016-08-02 01:57:39

당장 수도권 전철만 해도, 사용객이 많은 서울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은 노선이 멈추기만 해도 수도권 교통에 파란이 일어나는 수준까지 왔죠. 1호선도 폭우나 폭설 상황만 떴다 하면 일부 구간이 통행 불능이 되서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 일쑤고, 아예 서울 전체를 순환하는 2호선은 멈추는 순간부터, 2호선이 감당하던 승객들이 전부 대중교통과 자가용으로 흐르면서 수도권 교통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파탄나는데도 불구하고 이 두 노선을 대체할 추가 노선이나 인프라가 전혀 구비되어 있지 않다는것도 심각한 문제라 생각합니다. 당장 나라의 핵심 인프라가 총집결된 수도권 전철부터 이 모양이니 지방 철도 노선이야 안봐도 뻔하죠...

마드리갈

2016-08-02 13:12:42

말씀하신 것처럼 1호선과 2호선은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대혼란이 생기기 일쑤예요.
1호선, 넓게 보면 경인선, 경부선, 경원선 계통은 도로교통으로는 상당히 대응하기 힘들고, 철도 자체의 용량도 늘려야 하지만 개별 철도노선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도 도시의 광역화로 인해 제한되어 있는 터라 네트워크가 확장되어야 해요. 그런데 지지부진이죠. 2호선도 크게 다를 바가 없어요.

사실 이렇게 된 데에는 철도망의 발전순서가 뒤집힌 데에 있어요.
지하철은 지상철도가 어느 정도 만들어진 뒤에 나와야 하는 보조적인 수단인데, 실제로 서울에서는 1968년에 노면전차가 운행을 종료한 이후 1974년까지는 한동안 도시철도가 없는 사태에 놓여졌어요. 그리고 경부선과 경원선 일부 및 그 사이를 잇는 지하선로(당시명 종로선)가 만들어지면서 수도권 전철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시작했어요. 이까지는 좋았는데...
1980년대 이후 도시철도를 지하철 위주로 만든 게 패착이었다고 보고 있어요. 지하철은 일단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용량확장 및 운전속도 향상에서 상당히 곤란한 난점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적자누적, 서비스 향상의 곤란함 등은 어쩔 수가 없어요. 1980년대는 아직 서울의 개발이 지금처럼 완숙단계인 것도 아니었고 지가도 지금보다 훨씬 낮았는데, 지상철도 확충의 마지막 적기를 놓쳤으니 지금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요. 그러니 신규 노선을 만들어도 이제는 지하철로밖에 할 수 없고, 악순환은 이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 잘못된 발전순서는 다른 지방도시에도 이어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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