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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 시리즈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앨매리, 2018-01-22 16:31:47

조회 수
157

Fate 시리즈에 대한 소개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제가 지난번에 쓴 이 글에 달린 댓글입니다.


작년 11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Fate 시리즈 기반 모바일 게임인 Fate/Grand Order가 한국에 정식으로 론칭하면서 많은 분들이 Fate 시리즈에 입문하기 더욱 쉬워졋지요. 하지만 Fate의 제작사인 타입문이 한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이것도 내고 저것도 내고 요것도 내는 등 소위 말하는 우려먹기가 심한 회사인지라, 시리즈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보고 싶어도 작품 수가 워낙 많기에 무엇부터 봐야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사실 Fate/Grand Order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수박 겉 핧기 식으로 애니메이션만 본 경우가 다수인지라 틀린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참고하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이걸로라도 Fate 시리즈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한 번 써봅니다.


Fate 시리즈는 '성배전쟁'이라는 중심 소재를 두고 다양한 인간군상이 얽히며, 주인공은 보통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가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는 지니의 마법 램프 비슷한 존재인 성배를 두고 마술사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배틀로얄에 우연히 휘말려든 주인공이 사역마라 할 수 있는 존재인 서번트를 소환, 성배전쟁을 헤쳐나가며 타인과 협력하거나 대립하고 성배전쟁에 얽힌 진실을 파헤쳐나가며 자신을 얽매어온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거나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등의 스토리가 Fate 시리즈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가 10년 넘게 이어지면서 많은 작품이 나왔는데, 간략히 구분해보면 원조, 원조 계열에 속하지만 원작자의 감수를 받으며 다른 작가가 쓴 작품, 배경 설정을 약간 비틀어서 성배전쟁이라는 소재만 같은 작품, 그리고 아예 성배라는 소재만 공유하고 원조와 많이 달라진 작품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원조는 PC 게임으로 발매되어 Fate 시리즈의 기념비적인 시작을 알린 Fate/stay night입니다. 발매된 후 서브컬처에 큰 파장을 끼치고 Fate는 몰라도 세이버(아르토리아)를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죠. 모든 Fate 시리즈의 원조인 만큼 이후에 나오는 작품들에 크고 작은 식으로 어떻게든 연관되어 있기에, Fate를 시작하고자 한다면 우선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를 먼저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단 게임은 한국에서 정식으로 발매되지 않았기에 일본어를 모른다면 애로사항이 꽃필 수 있는데요, 다행히도 게임보다 접근성이 낮은 편인 애니메이션이 여럿이나 나와준 상태입니다.


게임에는 총 3가지 루트가 있는데 첫 번째인 Fate 루트는 스튜디오 딘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있지만, 당시 기준으로 봐도 작화와 스토리가 매우 미묘했기에 팬들에게 큰 지탄을 받았고 이후 유포터블에서 만든 고퀄리티의 Fate 애니메이션이 나오면서 신이 난 팬들에 의해 스튜디오 딘은 그야말로 동네북이 되어 두고두고 얻어맞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일본에서 Fate 루트를 모바일 기반으로 이식해서 무료 배포했다고 아는데, 일본어를 할 줄 안다며 한 번 찾아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애니메이션은 중간에 스토리를 이상하게 꼬아버렸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음은 두 번째 루트인 Unlimited Blade Works, 줄여서 UBW 혹은 무한의 검제 루트는 유포터블에서 제작한 리메이크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원래는 스튜디오 딘에서 제작한 극장판이 먼저 나왔지만, 많아봤자 2시간 가까이 되는 극장판에 모든 스토리를 우겨넣으려 하다보니 많은 부분이 잘려나가 중간에 이상해진 부분이 많아져서 팬들에게 또다시 외면당했습니다. 보통 무한의 검제 애니라고 하면 유포터블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언급하는 편인데요, 가장 소년만화다운 분위기를 가졌기에 진입 장벽이 낮아서 유포터블의 애니메이션으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 입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대외적으로 인기가 제일 많은 루트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은 세 번째 루트인 Heaven's Feel 루트는 이전의 두 루트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굉장히 어둡고 잔혹한 편인지라 오랜 시간 동안 소수의 팬들에게만 사랑받다가, 비슷한 분위기의 프리퀄인 Fate/Zero가 나오면서 평가가 반전되고 이후 극장판도 나오는 등 팬들에게 인고의 시간을 견디게 한 루트입니다. 이전의 두 루트가 주인공 에미야 시로의 트라우마와 뒤틀린 이상을 다뤘다고 하면, 이 루트는 에미야 시로가 이상을 버리고 단 한 사람만을 구하기 위해 현실을 택하는 다소 이질적인 전개로 흘러갑니다. 게임에서도 마지막으로 개봉되는 루트인 만큼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다루기에, 극장판이나 게임은 되도록이면 다른 두 루트를 먼저 접한 다음에 시작하는 걸 추천하는 바입니다.


원조에 대해 설명하다보니 무척 길어졌네요. 다음은 원조 계열에 속하지만 원작자의 감수를 받으며 다른 작가가 쓴 작품입니다. Fate/stay night의 프리퀄이며 그 우로부치 겐이 집필해서 유명해진 Fate/Zero가 바로 이 작품에 속하는데요, 사실 원작자가 쓴 게 아니다보니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서 공개된 설정들과 다소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 작가가 어두운 스토리를 잘 쓰기로 유명한 우로부치 겐인지라 분위기는 헤븐즈 필 루트에 가깝다보니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소년만화스러운 분위기에 익숙해져있었다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도 있고, 반대로 페이트 제로를 먼저 접하고 다음에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를 접했다면 너무 밝게 느껴지는 분위기 때문에 헤븐즈 필 루트를 시작하기 전까지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프리퀄이기는 해도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보다 나중에 나왔기에 전작과 후속작이 서로를 스포일러하는 묘한 관계이므로 되도록이면 발매된 순서대로 보는 편을 추천합니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서 등장한 익숙한 인물들이 과거에 어땠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있고, 또 설정이 서로 상반되는 부분도 많다보니 각 작품의 상반되는 설정을 나열해보는 재미도 있거든요. 반대로 페이트 제로에서 등장한 인물들이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페이트 제로는 루트별로 캐릭터의 비중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와 달리 다양한 캐릭터들을 골고루 조명하며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이상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비춰주기에 군상극을 즐긴다면 재밌게 읽을 수 있기는 합니다만, 단점이 있다면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의 주역인 세이버(아르토리아)의 대접이 매우 나쁩니다. 인터넷에서 자주 나오던 '세이버=호구' 이미지는 페이트 제로에서 생겨난 건데요, 이후 세이버의 과거를 다룬 특전 소설인 Garden of Avalon이 나오면서 세이버가 과거 멸망해가는 국가를 구제하기 위해 굉장히 가혹하게 몸부림쳤음에도 결국 참혹하게 파멸했다는 사실(정확히는 국가가 세이버에게 있어 아주 뒤통수치는 방식으로 멸망해버리고 말았고 세이버는 이에 절망해버리고 말았습니다)이 밝혀지며 동정하는 추세로 가는 편이기에 페이트 제로에서 세이버가 받은 대우가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 상태인지라 세이버를 좋아한다면 읽기 좀 힘들 수도 있습니다.


페이트 제로도 무한의 검제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유포터블이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는데, 유포터블이 어마어마한 퀄리티를 선보여서 이후 스튜디오 딘이 두고두고 비판받는 계기가 바로 페이트 제로 애니메이션에서 생겨났습니다. 예전에 실시간으로 방영했을 때 니코니코 동화에서 한국어 자막을 지원해서 방영해준 적이 있었는데, 문제는 자막의 퀄리티가 반어법적인 의미로 엄청났던지라 통칭 '왈도전/제로' 등으로 불리며 실로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비유하자면 죠죠에다가 메가톤맨의 대사를 자막으로 씌운 격이었죠. 페이트 제로의 우울한 분위기에 지친 시청자들의 심신을 달래준 훌륭한 자막이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한 번 찾아보며 배꼽이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원조 계열에 속하지만 원작자의 감수를 받으며 다른 작가가 쓴 작품으로는 듀라라라! 등으로 유명한 나리타 료고가 쓴 Fate/strange Fake가 있는데요, 쓰다보니 글이 무척 길어져서 지치는군요... 다음에 배경 설정을 약간 비틀어서 성배전쟁이라는 소재만 같은 작품, 그리고 아예 성배라는 소재만 공유하고 원조와 많이 달라진 작품과 함께 소개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앨매리

원환과 법희와 기적의 이름으로, 마멘!

3 댓글

마키

2018-01-23 04:04:49

저는 페이트 제로 애니메이션과 공의 경계 소설판 상관 정도만 접해본지라 사실 세계관에 대해 그리 깊게는 잘 몰라요.


세상 일 참 묘한 것이,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가 한창 인기를 끌던 2000년대 초반 즈음만 해도, 페이트는 거의 공공의 적에 가까운 취급이었는데(관련된 이미지도 있고...) 정작 그때로부터 10년이 넘게 흐른 지금은 다른 시리즈들이 전부 폐업하거나 시리즈가 정체된 반면 페이트 혼자 분점까지 여럿 내며 승승장구중이라는 점.

SiteOwner

2018-01-23 22:00:05

저의 요청이 이렇게 이어지다니, 영광입니다.

앨매리님이 앞에 계신다면 큰절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페이트 시리즈라는 게 역사가 참 오래되었군요. 하나의 컨텐츠가 이렇게 장년간의 인기를 끌기가 결코 쉽지 않을 건데, 계속 후속 및 스핀오프 작품이 나오면서 인기를 구가한다는 점에서 이것을 잘 된 미디어믹스의 사례로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성배전쟁이라는 게 참 유서깊은 것이지요. 그래서 이것을 여러 각도로 다룬 창작물도 자주 보이고, 그 방향만큼이나 아주 극단적으로 다른 형태의 창작물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히스토리채널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나이트폴처럼 시대고증을 중시한 것도 있고, 언급하신 페이트 시리즈처럼 일본 특유의 모에화가 적용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도 있고...역시 다양한 관점은 다양한 창작물을 낳는 법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것도 있더군요. 페이트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하는 일상물. 올해 애니플러스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일상물에 등장하는 게 처음에는 약간 위화감이 느껴지긴 했지만 이런 접근도 나름대로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꽤 장수한 컨텐츠 중에 생각나는 거로는 CIRCUS에서 만든 다카포 시리즈도 기억납니다. 원작은 페이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게임이지만, 그건 접한 적이 없고 애니는 봐서 알고 있습니다.

마드리갈

2018-01-25 14:16:17

드디어 페이트 시리즈에 대한 소개를!!

포럼에서 간간이 페이트 시리즈에 대한 언급이 있어 왔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소개해 주시는 것은 앨매리님이 처음이예요. 기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페이트 시리즈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세이버는 안다...제가 그래요. 여기저기서 많이 봤다 보니 세이버는 확실히 기억하고 있어요. 게다가 특유의 기괴한 표정으로 컬트적인 인기를 누리는 모조품 세이버 피규어인 일명 "사신 세이벼" 또한 알고 있어요.

페이트 제로가 그 암울한 스토리로 악명높은 우로부치 겐이 집필한 것이군요. 우로부치 겐...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를 통해서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죠. 게다가 알드노아 제로의 원안을 담당하기도 해서 특유의 어두운 스토리에 제대로 당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페이트 제로 애니메이션에서 뭔가 익숙하지만 반갑지만은 않은 게 느껴졌나 보네요.


다음 시리즈도 기대되어요.

너무 무리하지는 말아주시길 부탁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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