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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열국가의 길, 하루만에 파행

마드리갈, 2019-02-13 23:35:15

조회 수
222

평소의 지론 중의 하나로, 인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고, 각종 제도, 법령 또한 자유 보장을 위하여 최소한으로 하지만 견실하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검열을 좋아하지 않고, 과거의 전근대사회 및 과도기의 검열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어요. 포럼 운영 또한, 이 지론의 연장선으로서, 명백히 금지되는 사안을 제외하면 최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는 불법 해외사이트에의 강화된 접속차단조치는 좋게 보이지 않고 있어요. 게다가 이게 추진 하루만에 바로 파행상태가 되어 버렸으니, 대체 다른 가능성 등은 생각도 안했나 하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오네요.

이 기사를 보시면 어떤 상황이 일어난지가 보일 거예요.

기사에 거명된 국가들을 보니 부끄러워지네요.
중국, 이란, 러시아, 시리아 등의 국가들은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사회전반의 신뢰도가 낮은 그런 국가들. 이런 국가들과 우리나라가 동류로 분류되는 것인가요. 게다가 이미 각종 우회방법이 공유되고 있으니, 강화된 정책이라는 게 출범 하루만에 제대로 비웃음을 당하며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아가는 중이기도 해요.

또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국가권력의 이율배반.
무엇이 이롭고 무엇이 해로운지에 대해서 국가가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수는 있다고 봐요. 하지만, 그게 반드시 특정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귀결되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보고 있어요.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나쁜 정보를 보고도 나쁘게 물들지 않도록 능력과 성품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게 더욱 중요해요. 국민을 위한다면서 국민의 자율적인 판단능력을 육성하기보다는 깊은 생각 없이 차단에만 급급하고, 국민이 편법을 쓰게 유도해서 결국 제도의 실행취지 자체를 스스로 무력화시키는 것이 이율배반이 아니라면 대체 뭘까요.

더 길게 논평하고 싶지만, 일단은 여기서 줄여야겠어요.
마드리갈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6 댓글

조커

2019-02-14 01:19:00

이게 좀 웃긴게 이 법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여당이 과거엔 테러방지법을 막겠다고 필리버스터를 유지했던 과거가 있다는게 너무도 아이러니 하네요. 

이게 소위 말하는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주는거 같아 너무 꼴불견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드리갈

2019-02-14 09:25:27

그들에게 일관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가 싶게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더 위험한 게 있어요.

이렇게 검열국가로 가겠다는 방침이, 그들이 비판했던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세태와 거울 이미지로 닮았다는 것. 만일 현재의 방침이 옳다면, 비판대상이 된 과거 정권의 행태 또한 본질 자체가 동일하다 보니 비판할 수 없고, 비판하면 역시 현재의 방침 또한 잘못된 것이니까 추진대상이 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이건 잘해봤자 유희왕에서 "카드가 다르니 다르다" 라는 식으로 사무국이 입장을 밝힌 것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높은 확률로 더 못한 것이죠.

대왕고래

2019-02-14 21:11:43

그냥 인터넷 자체를 금지시키지 않고서야 효과가 없는 법률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저런 정책을 펴면 찬성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을 자기 편으로 끌여들이기 위해 펴는, 그냥 말뿐인 정책이 아닌가 싶네요. 그런 게 의미없다는 건 당연하고요.

마드리갈

2019-02-14 21:18:37

인간의 행동패턴이라는 게 항상 주어진 규칙에의 순응으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죠. 이것을 간과하면 그 결과는 항상 나쁘게 되는데, 그런 생각조차 안했다는 건지, 안일하기 짝이 없어요.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여기면 인간은 게임 체인저의 성향을 보이고 그래요. 포럼에서 저도 오빠도 이 이야기를 간간이 이야기해 왔어요. 그 실증적인 근거 중의 하나가 걸그룹 미니스커트 규제가 긴 치마를 입고 나오는 게 아니라 미니스커트만 안 입으면 되니까 핫팬츠나 타이즈를 입는 것으로 대응책이 변모한 것. 이런 데에서조차 배우는 게 없네요.

Lester

2019-02-15 03:38:17

방방곡곡 무료와이파이가 깔려 있고 미친 듯한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나라에서 인터넷 검열이라... 창과 방패의 대결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마드리갈

2019-02-15 09:18:51

아이러니 그 자체죠.

게다가,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방패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화약무기가 사용되기 이전의 고대전에서조차도 성곽이 절대적인 승리의 길은 아니었고, 그래서 공성전에서는 공격측이 크게 불리하기는 했지만 승리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었는데다, 선택과 집중 전략과 전방위 방어전략을 비교해 보면 보통 후자는 압도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의외의 작은 변수 하나로 깨져 버릴 수 있어요. 당장 북한의 온갖 통제가 어떻게 깨지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인터넷 검열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어요.


국민을 위해서 유해정보를 차단한다는 그럴듯한 주장에 대해서는 벤자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의 명언을 하나 인용해서 답해야겠어요.

They who can give up essential liberty to obtain a little temporary safety deserve neither liberty nor safety.

필수적인 자유를 포기해서 약간의 안전을 취하려다 자유도 안전도 향유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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