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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과 수학여행의 기억 2 - 옷깃만 스친 인연이다

SiteOwner, 2020-01-09 18:41:28

조회 수
172

소풍과 수학여행의 기억 1 - 부(負)의 삼위일체



어제의 1편에서 이어집니다.

본문중에 욕설 및 그에 준하는 표현이 있으나, 이는 이용규칙 게시판 제10조 및 추가사항에 따라 인용의 형식으로 사용된 것이니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주로 수학여행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일정이 그날 안에 끝나고 학생들의 운신의 폭이 좁은 소풍과는 달리, 수학여행은 대략 3-4일간 집밖의 타지를 여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행동의 자유도 또한 크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아직 어린 티를 많이 벗지 못한 중학생들과 달리, 고등학생들은 흔한 말로 "알것 다 아는" 상태로 자라 있다 보니 이성에 대한 관심도 크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성별로 학교 자체가 나뉘어져 있는 경우는 호기심이 크면 컸지 작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적극적인 구애는 아무래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이 하기 마련이지요.


국어교과서나 여러 서적에서 접한 시의 문구 중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학생일지라도, 이런 문구는 또 귀신같이 외워서는 여학생들에게 헌팅을 시도하는 남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여학생들이 많은 곳에 가까이 가서는 일부러 스친다듯이 행동해 놓고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인데..." 라면서 연락처를 요구하는 등. 그때 어떤 여학생이 그 남학생을 같잖다는 듯이 보면서 한 말이 인상에 남습니다. 제목 또한 그것에서 유래합니다.

"옷깃만 스친 인연이다!!"

그렇게 발언한 여학생의 친구들이 일제히 그 남학생을 조소하는데, 그 남학생은 거절당해서 즉좌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망신당하자 그 여학생들을 보고 악이 받쳐서 그 여학생들에게 삿대질하며 이렇게 소리질렀습니다.

"야, 왜 웃어, 옷깃도 안 스친 썅년 주제에!!"


인연이라는 단어가 "이 여자" 를 낮춰 부르는 "이년" 과 발음이 같다 보니 이렇게 욕질로 이어지는 것도 참 기묘합니다.


키가 크고 피부가 희지만 눈매가 뱀눈이라 부를 정도로 사납다 보니 사람들이 꺼려했던 인상인 저는 어차피 헌팅 같은 걸 해봤자 성공을 기대할 수도 없어서 아예 시도조차 안했는데, 수학여행 때의 그 해프닝을 바로 목도했다 보니 안하기를 잘했다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억도 벌써 27년 전의 것이군요.

사실, 눈매 관련 이야기로는, 국민학생 때와 중학생 때 본의 아니게 주변 여학생들이 했던 저에 대한 인물평을 들어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중학교 1학년이 끝날 때까지는 키도 작은 게 뱀눈같다고,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키가 커져서 학년내 최장신 레벨이 되고 학과성적 및 경시대회에서 호실적을 보이게 된 저에게 관심을 보이다가도, 사람 몇십명 정도는 서슴없이 죽일 것같은 사나운 인상의 뱀눈이 꺼려진다고...

Site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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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카멜

2020-01-10 23:19:25

여행지에서 다른 학교의 학생끼리의 갈등은 흔한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도 겪어봤구요ㅎㅎ?

그래도 그때 여학생분은 재치있게 받아치셨네요.

SiteOwner

2020-01-11 23:29:39

말씀하신 상황이 근년에도 있는가 보군요. 정말 왜 그러는지는 이해불가입니다만...


그 여학생의 "옷깃만 스친 인연이다" 는 정말 재치있지요.

그래서 지금도 선명히 생각나는 건가 싶습니다. 1993년 상반기의 수학여행 때 들었으니 이제 27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여전히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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