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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의 근황입니다만, 혼란스럽네요

Lester, 2020-04-06 03:07:50

조회 수
148

일단 바쁩니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일단 직장에서는 또 본사로 보내서 컴퓨터 케이스 조립을 거들라고 하는데, 무슨 시장에서 노예 하나 더 사온 것처럼 미친듯이 굴립니다. 좀 편하게 쉰다 싶으면 바로 눈치와 언질을 주고, '주말에도 나올 수 있어? 강요는 안 해'라며 아예 뽕을 뽑으려고 들더군요. 물론 주말근무 신청서는 확실히 작성하니 별도로 휴가가 나오겠지만, 원래 근무처에서도 휴가 쓰는 게 눈치보이는 마당에 무슨 소용입니까. 뭐 엄청나게 사견이 들어갔다보니 택배 상하차 같은 것에 비하면 엄청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기분이 그래요. 분명히 도와주러 투입된 건데 주객전도가 된 것 같아서.


집에서는 그나마 기분 좋게 바쁜 편입니다. 3주 안에 5만 4천 단어짜리 게임을 번역해야 하는 강행군이지만요. (게임 이름은 홍보나 스포일러 문제상 거론하지 않겠습니다만) 사이버펑크 + 배달부 계열이라 제 소설과도 분위기가 얼추 비슷하다 보니 재밌게 읽어가며 번역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의 조립작업과 병행하려니 낮에 체력을 다 써버려서 저녁에 얼마나 작업할 수 있을지 고민이네요. 퇴근할 때마다 편의점에서 홍삼액을 사가야 하나...


그 밖에 소설 쓰기에 대해선, 아직도 방향을 잡는 중입니다. 정확히는, 작품 전체적으로 방황하던 '왜 자경 네트워크를 유지해야 하는가'의 해답을 어느 정도 찾았습니다. 이 자경 네트워크는 자경단을 도시 전체로 확대한 거라 보시면 됩니다. 뭐라고 할까, 8~90년대 드라마에 나올 법한 '여러분이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동네 흥신소' 같은 느낌일까요? 그래서 지역 사회의 위기가 될 만한 사안을 기존의 에피소드 목록에서 몇 가지를 추리고, '그러면 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생각했더니 저런 생각이 나오더군요. 사실 이전의 구상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굳이 차이를 두자면 이전에는 레스터 일행이 '생판 남'을 돕는 거였다면, 이번에는 '동네 사람'을 돕는 걸로 약간 가까워진 정도?


오늘치 작업을 끝내고 자려고 급하게 쓰다 보니 두서가 없어졌네요.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4 댓글

마드리갈

2020-04-07 13:22:48

이상한 기대심리로 인해 고생하시네요.

사실, 일을 잘 하면 잘하니까 더 시켜야겠다고 정당화하고, 못하면 못하니까 기대하지 않고, 그러다가, 잘하던 도중에 뭔가 하나 실수하면 그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죽어 마땅한 인간 미만의 존재로 폄하하고, 반면에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이 어쩌다 하나 잘 하면 세계를 구한 영웅이라도 나온 듯...염량세태가 인간사에 늘 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씁쓸해지네요.


번역 일에서 보람을 느끼시는 게 아주 좋아요. 하지만 홍삼액은 혈당치를 급격하게 올리기 쉬우니까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네요. 고기, 특히 쇠고기를 먹는 빈도를 늘리는 편이 더 효과적이죠.

소설의 방향전환, 저는 좋다고 봐요. 생면부지의 제3자보다는 주변인에 대한 영향, 이게 더 개연성이 높으니까요.

Lester

2020-04-12 18:11:27

제조업 쪽이 성패가 뚜렷하게 보이는지라 그런 면도 있지만, 가장 힘든 건 생각 자체가 둔감해진다는 점입니다. 막말로 손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머리가 굳어요. 원래 사무실에서 하던 빅데이터도 지금 거의 다 잊어버려서 돌아가자마자 복습해야 하는 판국에, 파견 기간이 끝나면 또 불러내진 않을까 굉장히 고민이네요.


번역은 뭐 정신없이 돌아가는 중입니다. 아시아권 언어 중에선 제가 가장 빠른 편인데 게임이 발매되면 평가가 나쁘게 나올까봐 걱정이네요.


그렇다면 자경네트워크는 곧장 대의를 설명하기보단 먼저 자잘하고 실질적인 사례를 짚은 뒤에 나중에 '너도 의뢰를 진행하면서 느끼지 않았냐'는 식으로 표현하는 게 좋겠군요. 의견 감사합니다.

SiteOwner

2020-04-07 20:43:45

말씀해 주신 상황은 정말 곤혹스럽긴 한데, 그나마 바쁜 이유가 전면적으로 원치 않는 상황이 원인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업의 규모 및 내부문화에 따라 편차는 있습니다만, 이런 게 있지요. 처음부터 명시해 놓고 확실히 보상해 주는 기업이 있고, 반면에 처음에는 분명히 하지는 않다가 나중에 사람의 이해심을 이용해서 자꾸 다른 말을 한다든지 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대체로 전자의 편이 후자의 편보다는 최소한 덜 못합니다.


체력관리에 만전을 기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요즘 잘 먹고 쉴 때 확실히 쉬어줘야 아프지 않습니다.

Lester

2020-04-12 18:27:22

이쪽은 1년 동안 다녀보니 전자인 것은 확실한데, 아래로 내려오면서 희석되는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물론 현장의 피치 못할 사정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감안해야겠습니다만, 아무것도 모르는 평사원은 그냥 따르는 수밖에 없네요.


그래서 얼른 끝내놓고 쉬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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