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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생각하기 싫은 것 중의 하나가 고등학생 때의 야간자율학습인데, 이게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말이 자율이지 실제로는 자율성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던, 이름과 실제가 따로 노는 이 야간자율학습은 솔직히 효과는 없었습니다. 매일 피로하기만 했고, 날을 넘겨서 귀가한 후 같은 날 아침에 학교에 가면 2교시까지는 졸음과 싸우기 바쁜, 그런 생활이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공부는 해놓을 만큼 해놓았고 성적도 목표한 만큼은 확실히 나왔지만 야간자율학습이 그렇게 만든 건 아니었고 다른 학생들보다 보다 수준높은 교재로 단련해 와서였습니다.

그런데, 교사들은 저의 성적을 갖고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저 학생의 성적이 높은 것만 하더라도 야간자율학습이 효과적인 것이었다고.
하지만, 수업시간에 혹시 조는 모습을 보이기라도 하면 교사들은 그것이 야간자율학습의 부작용이었다고는 절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학생 본인이 게을러서 그렇다고.

효과적인 야간자율학습이 게으른 본성은 교정못했다...
그런 모순이 드러나면 정당화라도 해야 할 것인데 그 때의 교사들은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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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카멜

2020-11-27 00:24:53

저도 그랬습니다, 저는 강제에 반항할 수 있는 깜냥이 없는 사람이었어서(지금도 그렇긴한데) 반항하지 못했습니다만은, 차라리 자율 글자를 빼고 ‘야간학습’이라고 이름이라도 바꾸지요.. 어쩌면 선생이 날 짐승처럼 때려서 사람됐다, 아니면 야간자율학습같이 억지로 학생을 가둬서 그나마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런 말들은 이른바 학습된 폭력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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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9 21:28:10

김성한의 단편소설 바비도에 나오는, 바비도가 화형을 당하는 이유는 라틴어 성경이 아니라 민중의 말인 영어로 번역된 성경을 읽었다는 죄. 그것조차도 불합리한 것이었습니다만 종교재판을 주최하는 교회는 그 불합리 자체를 정당화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이 갑자기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학습된 폭력...사회화란 이름의. 이렇게 폭력이 남발했으니 그 뒤의 시대가 평화로울 리가 만무하겠지요.

Lester

2020-11-30 19:35:29

전 야간자율학습을 1년 반 정도 하다가 결국 담임선생님과의 협의하에 빠졌는데, 그 남은 1년 반 동안 미술실 컴퓨터로 번역을 시작하여 지금의 부업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게 잘 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래도 사도(邪道)를 걸어서인지 의구심은 항상 남아 있습니다. 어느 쪽이 잘한 선택이었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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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1 20:18:21

Lester님의 학창시절은 그래도 유연성이 있었군요.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제 경우는 참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는데, 고1 때에는 의무, 심지어 체육과 교련 수업이 다 들어있는 날도 자연재해가 있는 날도 예외없음,고2 때에는 능력별 반편성이 없어져서 폐지, 고3 때에는 부활했다가 폐지했다가 오락가락, 이랬습니다. 그리고 대입합격 직후에 심하게 앓아 누웠습니다.


가지 않은 길에의 회한, 저도 있긴 합니다. 그래도 선택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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