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to content
특정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결국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습니다.

Novelistar, 2014-10-06 01:38:08

조회 수
183

정확히는 하루 만에, 담배 살 돈이 생겨서(...)

담배 맛이 아주 오랜만에, 처음 필 때처럼 느껴졌네요.

덕분에 감성 충만합니다. 추운 날씨에 피는 담배 만큼 외로워지는게 없다는게 제 생각인지라.

담배를 피다 보니 그 동안 놓쳤던 것들, 떠나보낸 것들, 잃어버린 것들이 생각 났습니다.


백일장에서 아무런 성과도 없이 그저 시를 써댈 뿐이었던 내게 문학 선생님이 보내주던 관심과 애정.

삼 학년 들어서 학교를 쨀 때조차 그 선생님은 나를 보호해주셨고, 그 덕분에 더러운 농담마저 퍼지게 되었지만 그 근원지를 때려 눕히고 나서부터는 그런 일은 없었죠. 고마운 선생님입니다만, 연락을 못하고 있네요. 아무런 발전 없는 자신이 부끄러워서.


태백문학관에서 연필을 사오시곤 교장실에서 손수 깎아주시며 내게 파이팅을 해주시던 前 교장 선생님. 심지어는 학교 장학재단에서 장학금까지 주셨었죠. 제 소울메이트이던 전교 1등 말고는 다 그저 공부'만' 잘하던 애들이었지만 그 사이에서 장학재단 이사에게 장학증을 받을 때, 글을 아주 잘 쓰는 친구입니다. 라고 하며 자격도 없던 내게 장학금을 쥐여주시던 교장 선생님.


지금의 제 영어를 있게 만들어 주신, 하지만 엄청나게 죄송스럽고 제가 그 분께 죄를 저지른 영어 과외 선생님. 80만원이나 하는 과외비를 우리 아버지의 인격과 사람에 반해 그저 공짜로 가르쳐주신 걸 알게 된지가, 스파르타식 교육에 지쳐 이 년간 몇십 번이나 도망나오고 나서, 그 분에게서 마지막으로 신용을 잃은 고등학교 삼학년 겨울이었지요. 뼈저리게 울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만나뵈었지만, 제가 머뭇거리며 사과하지 못했음에도.


그 분이 싫어하는 '남자다운' 사람이 아직 되지 못했음에도 그저 웃으며 내게 소주를 따라주던 선생님.



그 외에, 많은 사람들.

떠나보내고, 내가 떠나오고,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

그 동안 스쳐 지나온, 수많은 사람들과 짝사랑.


때로는 기억이, 제 감성이 너무도 원망스럽습니다. 차라리 잊으면 좋을 것을. 차라리 잊고 싶은 것을. 잊고 새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잊고 싶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은인인 상담 선생님과, 내 스승과 동문수학한 친구, 백야의 말...




그리고 내 자신의 깨달음이 있기에 그저 추억하며 아파할 뿐, 떠나보내지 않으려 합니다. 내 마음 속에서, 내가 떠나보낸 사람일지라도 나는 항상 과오를 반성하고 울며 그들의 기억을 붙잡습니다. 언젠가는 잊겠지요. 언젠가는 잊혀지겠지요. 그만큼 슬픈 것도 없는게 인생이지만 말입니다.



"그 모든 것이 있기에 바로 너 자신이 너 자신으로서 지금 이 곳에 존재하는거란다."


?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 한심한 계기이고, 몇십 번 씩이나 해왔던 그런 생각.

집에 차압딱지가 붙고, 한 쪽 가족이 다른 쪽 가족을 매도하는 순간에도 수없이 해왔던 약속이지만 지켜지지 않았던 약속.

다시금 해봅니다.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열심히, 살아야지.



Novelistar

Smoothie night

5 댓글

Novelistar

2014-10-06 04:00:47

제일 슬픈 건, 이름을 잊어버린 모든 이들.

추억 속의 글귀와 대화와 웃음으로만 남아 있는 이들….

마드리갈

2014-10-07 22:36:03

그런 지난 날이 있었군요...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다시 일어서서, 힘내고,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자세로 살아가면 좋겠어요. 저도 그리 잘 풀린 삶을 살고 있지는 않다 보니 이런 말씀을 드릴 계제는 아닌 것 같지만, 큰 눈으로 보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있어 왔기에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 모든 것이 있기에 바로 나 자신이 나 자신으로서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것...저도 곰곰이 생각하고 있어요.

Novelistar

2014-10-11 22:20:34

시간을 돌이키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내가 내가 아니게 된다는 말, 너무나도 의미 깊으면서도 의심하고 싶은 말이죠.

TheRomangOrc

2014-10-14 00:02:45

그래도 최근엔 중계로 무척 바쁘신 모습을 보면 무언가 일이 잘 풀려가는 듯 해서 무척 보기 좋아요.

차차 점점 더 이렇게 상황이 좋아져가겠죠.

분명 그러리라 믿고 그걸 바라고 있습니다.

Novelistar

2014-11-02 10:24:13

감사합니다.

Board Menu

목록

Page 210 / 29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단시간의 게시물 연속등록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SiteOwner 2024-09-06 170
공지

[사정변경] 보안서버 도입은 일단 보류합니다

SiteOwner 2024-03-28 174
공지

타 커뮤니티 언급에 대한 규제안내

SiteOwner 2024-03-05 200
공지

2023년 국내외 주요 사건을 돌아볼까요? 작성중

10
마드리갈 2023-12-30 362
공지

코로나19 관련사항 요약안내

612
마드리갈 2020-02-20 3865
공지

설문조사를 추가하는 방법 해설

2
  • file
마드리갈 2018-07-02 1003
공지

각종 공지 및 가입안내사항 (2016년 10월 갱신)

2
SiteOwner 2013-08-14 5975
공지

문체, 어휘 등에 관한 권장사항

하네카와츠바사 2013-07-08 6598
공지

오류보고 접수창구

107
마드리갈 2013-02-25 12092
1718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라는 책 읽어보셨나요

8
카멜 2014-10-18 333
1717

[더러움 주의] 역에서 겪은 설비문제

8
대왕고래 2014-10-17 286
1716

포럼의 게시글 작성에 관하여

4
HNRY 2014-10-17 206
1715

제 2회 한국 종이모형 페스티벌 개최가 확정되었습니다!

4
여우씨 2014-10-16 301
1714

[철도이야기] 북한 철도에서 통일하면 개량 우선순위는 어딜까요...

3
데하카 2014-10-15 272
1713

지금까지의 포럼 접속국가 일람

2
마드리갈 2014-10-14 267
1712

소위 '엄친아'라는 건 말입니다.

4
데하카 2014-10-12 146
1711

일상 속 몇 가지 이야기.

3
데하카 2014-10-10 124
1710

역시 뭔가 계기가 생기면 습관화가 저절로 되는 걸까요...

3
데하카 2014-10-09 120
1709

KLM 암스테르담-도쿄 노선 개통 영상

2
B777-300ER 2014-10-08 159
1708

언어의 소중화(小中華)를 자처하는 한국

10
SiteOwner 2014-10-08 403
1707

그러고보니 세월호 사건때 캠페인을 운영한적이있습니다.

2
teller13 2014-10-07 129
1706

"日정부,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기지 사용에 개입해야" 논란

1
B777-300ER 2014-10-06 144
1705

결국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습니다.

5
Novelistar 2014-10-06 183
1704

이런 걸 희망고문이라고 하나요

3
데하카 2014-10-04 113
1703

여러분의 여객기 지식을 시험해 보겠습니다,

2
B777-300ER 2014-10-03 190
1702

점점 추워지는 것을 몸으로 느낍니다.

3
데하카 2014-10-02 113
1701

오늘은 국내, 국외로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날이군요.

8
데하카 2014-10-01 255
1700

이른바 환빠들의 주장 중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몇 가지

3
데하카 2014-09-30 157
1699

오늘은 제가 입대한 지 5년이 되는 날이군요.

3
데하카 2014-09-29 121

Polyphonic World Forum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