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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죠죠] 7번째 스탠드사 : Break Down The Door (1)

앨매리, 2019-05-04 22:16:58

조회 수
173

7번째 스탠드사 : Break Down The Door
(1) 모리히사 모토코


? ? ? 흔히들 말하길, '무'에서 '유'는 태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허나, 그 표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 ? ? 현대 물리학에서 무로부터 돌연히 '소립자'라고 하는 터무니없이 작은 입자가 발생하는 현상이 증명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무에서는 유가 태어난다. 요컨데, 무라는 것은 '가능성'을 의미하는 바이다.

? ? ? 그렇다. 바로 지금,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 새로운 생명, 그것은 이름 없는 '운명의 사도'. 그, 혹은 그녀의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고난의 길'이자, '긍지'와 '각오'를 시험하는 '시련'의 무대다.

? ? ? 하지만, 설령 '운명의 노예'일지라도 '운명'에 속박되지 않고 맞서며 헤쳐나가는 자, 그것이 '인간'이다. 인간의 옆에 서서(stand by) 그 혹은 그녀를 지키며, 함께 고난에 맞서는(stand up to) 존재, 그것이 '스탠드'다.

? ? ? 그대여, 부디 운명이라는 이름의 '돌의 바다'에 속박되는 일 없이, 폭풍처럼 몰아쳐 오는 '고통' 어린 시련에 긍지가 꺾이는 일 없이, 그대가 추구하는 '정의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기를 빌겠네.

? ? ? '잠든 노예'가 운명 속에서 깨어나 자신의 길을 걸어가듯이, 정의의 길을 걷는 운명이야말로 '인간의 찬가'이자 '용기의 찬가'를 받아야 마땅한 운명일지니…….


? ? ? *


? ? ? "……?"

? ? ? 기묘한 감각이 온 몸을 이불처럼 감싸는 느낌을 받은 모토코는 눈을 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주변에 가득했지만, 기이하게도 모토코의 시야는 어둠을 꿰뚫어보는 것처럼 선명했다. 그 증거로, 무심코 몸을 내려다보자 어둠에 묻혀 보이지 않아야 할 모토코의 양팔이 아주 뚜렷하게 보였다.

? ? ? 아마도, 이 장소로 오기 전에 들었던 말은 먼 산에서 울려퍼지는 메아리처럼 아득하면서도, 지금 들리는 심장의 고동 소리처럼 가깝고 친숙했다. 하지만 지금 모토코가 있는 장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초조함이 모토코의 얼굴에 깃들었고, 모토코는 불안해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 ? ? "여긴…… 어디지? 내가 왜 이런 곳에……?"

? ? ? 그저 끝없는 어둠만이 보였고, 발 밑에는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아서 지금 그녀가 땅을 밟고 서 있는지, 아니면 공중에 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기에 모토코의 마음 속에 '불안함'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불안함'이 '공포'라는 이름의 꽃을 피우기 전, 주변에 갑자기 섬광탄이라도 터진 것처럼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환한 빛에 집어삼켜졌다.

? ? ? 눈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던 고통이 가시자 모토코는 반사적으로 눈을 보호하기 위해 들었던 팔을 내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번에는 다른 의미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밝은 빛만이 가득한 공간이 모토코를 반겼고, 모토코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어리둥절하는 사이 한 남자가 소리 없이, 흐르는 물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 ? ? 모토코는 갑자기 처음 보는 남자가 나타나자 흠칫했지만, 남자는 모토코가 올 것을 이미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는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 ? ? "운세의 관에 잘 왔다. 나의 이름은 무함마드 압둘, 점술사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 ? ? 스스로 압둘이라 소개한 남자의 눈동자에는 그의 눈썹처럼 뚜렷하고 완고한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그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마음 속에 있는 '불안함'이 자기도 모르게 가시는 것을 느낀 모토코는 꾸벅 목례하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말했다.

? ? ? "……모리히사 모토코, 라고 합니다."

? ? ? "그대가 새로운 스탠드 능력자로군. 맞나?"

? ? ? "……아마도요?"

? ? ? 모토코는 이 장소로 떨어지기 전에 들었던 말을 떠올리며 모호한 대답을 했다. 하지만 압둘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판단했는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 ? ? "그렇다면 그대에게 간단한 질문을 하도록 하겠네. 질문의 답을 토대로 내가 그대의 힘에 대해 점을 치도록 하마."

? ? ? "네……."

? ? ? 압둘의 질문은 다양했다. 네가 생각하는 너 자신의 위치는 어떠한가? 모두와 함께 있는가, 혹은 모두의 중심에 있는가, 그것도 아니면 구석에 혼자 있는가? 그대는 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사람과 사람은 서로 믿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속지 않고 방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가, 또는 때에 따라 믿기도 하고 의심하기도 하는가?

? ? ? 그 외에도 시시콜콜하다고 느껴지는 질문까지 캐물은 후에야 압둘은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왔는지 질문하는 것을 멈추었다. 무언가 알겠다는 것처럼 고개를 몇 번 끄덕인 압둘이 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 ? ? "흠…… 이걸로 그대의 힘을 알았다. 기억해두게나. '고난의 길'을 걸으며 함께 '시련'에 맞서는 '6명의 동료들'을 상징하는 자네의 스탠드, '스페셜즈'를……."

? ? ? "네? 저기……!"

? ? ? 참으로 기묘하기 그지 없는 말을 하는 압둘에게 그것이 무슨 의미냐고 물어보려 했던 모토코였지만, 갑자기 의식이 멀어지는 것이 모토코가 입을 여는 것보다 더욱 빨랐다. 물 속에 빠졌을 때처럼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뭉개지는 것을 시작으로, 모토코는 어떻게 손을 쓸 새도 없이 그대로 까무룩 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 ? ? *


? ? ? "헉!"

? ? ? 모토코는 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 반사적으로 눈을 급하게 떴다. 불규칙하게 짹짹거리는 높은 톤의 참새 울음소리와 창문을 타고 들어와 방 안을 은은히 비추는 햇살이 아침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고, 무의식적으로 머리맡의 시계를 본 모토코는 채 6시도 되지 않은 시각임을 확인하고 양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 ? ? 그 이상한 대화는 꿈이었구나. 모토코는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 ? ? 하필 방학이 이틀 남은 시기에 그런 기묘한 꿈을 꾸다니, 설마 어제 방과 후에 친구들과 방학 때 무엇을 할 것이냐, 어디로 여행을 떠날 것이냐 등등의 대화를 나눈 것에 영향이라도 받은 것인가. 꿈은 현실과 무의식을 반영한다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자면서 헝클어진 머리를 단정히 빗은 모토코는 빗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 ? ? "참 기묘한 꿈이네……."

? ? ? 『아니, 그건 유감스럽게도 꿈이 아니다.』

? ? ? "……?!"

? ? ? 지난 2월에 생일 선물로 받은 컴퓨터 쪽에서 갑자기 전혀 모르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모토코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었다. 컴퓨터는 외부와 연동되고 통신 기능도 있지만, 그건 전원이 켜져 있을 때에만 한정된다. 지금은 방금 막 일어난 상태라 컴퓨터의 전원을 켜지도 않았으며, 어제 컴퓨터의 전원을 틀어놓고 끄는 것을 잊어버리는 행동을 한 적은 맹세코 없었다.

? ? ? 묘하게도 그 목소리는 약간 익숙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갑자기 목소리가 들린 사실에 놀란 것은 변함이 없었기에 모토코는 경계심 어린 표정으로 스피커 주변을 포함한 방을 둘러보며 추궁했다.

? ? ?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들리다니……! 당신, 누구야?!"

? ? ? 『아, 소개가 늦었군. 내 이름은 스틸. 너에게 '스탠드'를 준 자다. 겁 먹지 말게나. 자네를 해칠 목적은 없다네.』

? ? ? "……무슨 의도지?"

? ? ? 『나는 '특별한 힘을 원한다'고 갈망하고 있는 소질과 용기를 가진 젊은이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자네를 발견하고, 그 힘을 준 거지.』

? ? ? 스스로 스틸이라 소개한 남자에게서 생뚱맞기 그지없는 말이 나오자, 모토코는 잔뜩 경계심을 담고 방을 아까보다 신경질적으로 둘러보며 가시 돋친 목소리로 날카롭게 말했다.

? ? ? "……그런 이상한 이야기를 믿으라는 거야?"

? ? ? 『믿기지 않으면 방금 전해준 '스탠드'를 불러 보게나. 자네의 눈 앞에 나타날 걸세.』

? ? ? 스틸은 아직도 경계하는 모토코의 경계심을 허물어보려는지 한층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이르듯이 조곤조곤 말했으나, 모토코의 경계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 ? ? "……웃기시네."

? ? ? 『해 보면 알 수 있다. 자, 어서 스탠드 이름을 외치게나.』

? ? ? 스틸의 목소리에는 강한 단호함과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어서, 모토코는 한 번 속는 셈 치고 꿈에서 들었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보았다.

? ? ? "……스페셜, 즈……?"

? ? ? 그러자 검은 양복을 입고 까만 복면을 뒤집어 쓴 남자가 모토코의 앞에 나타났다. 눈 앞에서 갑자기 사람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나타나면서 미약한 바람이 일어 모토코의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스치고 지나가자, 모토코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 ? ? "꺄아아아악?!"

? ? ? 모토코보다 큰 키의 남자는 유령처럼 반투명해서 남자 뒤의 풍경이 그대로 비쳤고, 두 눈은 전등의 전구처럼 새하얗고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어떻게 봐도 평범한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스틸은 차분하게 설명했다.

? ? ? 『보았는가? 그것이 자네의 '스탠드'다.』

? ? ? 모토코의 눈 앞에 있는 남자는 마치 주군을 모시는 무사처럼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 ? ? "저는 스페셜즈 1. 편하게 SP1이라 불러주십시오. 다른 5명과 함께 충성을 맹세하는 자로써,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 ? "스…… 탠드? 스페셜즈……?"

? ? ? 모토코가 황망히 중얼거리자 SP1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토코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으며 SP1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 스틸은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 ? ? 『쉽게 말하자면 초능력의 일종이다. 지금 자네의 눈 앞에 있는 유령 같은 것…… 네 분신이라 해도 좋겠지. 혹은 수호령이라 설명할 수도 있고.』

? ? ? 스틸은 호흡을 가다듬기라도 하려는지 잠깐 말을 멈췄고, 잠시 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설명이 이어졌다.

? ? ? 『스탠드, 그 의미는 사용자의 옆에 서서 지킨다는 stand by, 혹은 적이나 고난에 맞선다는 뜻인 stand up to라고 할 수 있지. 스탠드는 원칙적으로 하나의 특수한 힘을 가지며, 그 힘은 일반적으로 물리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아. 그리고 반드시, 자네의 강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 ? ? 스틸의 설명이 끝나자 SP1은 모토코에게 꾸벅 목례를 하고,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 없이 사라졌다. 모토코는 눈 앞에서 SP1이 유령처럼 사라지자 자기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물었다.

? ? ? "뭐…… 뭐 때문에 이런 일을? 거기다 당신은 대체 누구야……?"

? ? ? 잠시 쥐 죽은 듯한 정적이 흐르다, 스틸은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 ? ? 『……나는 스탠드에 의해 죽은 영혼의 기억이다. 지금 내 상태를 설명하자면, 녹음된 테이프처럼 저장되어 겨우 이 세상에 붙어있는 상태지. 나는 '어떤 목적'을 위해 네게 힘을 준 것이다.』

? ? ? "어떤 목적……?"

? ? ? 잠시 말을 멈추고 목을 가다듬은 스틸의 목소리에 강한 의지가 깃들었다.

? ? ? 『……이 세계의 운명을 바꾸는 것이다. 자네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해야만 한다.』

? ? ? "왜……? 왜 하필 내가……?"

? ? ? 『왜냐하면…… 스탠드사가 된 너는 '어떤 인물'에게 노려지기 때문이다. 그 자의 이름은…… DIO! 사악한 흡혈귀!』

? ? ? 방금 막 본 스탠드의 존재도 반신반의할 지경인데, 이제는 전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흡혈귀까지 언급되자 모토코는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박했다.

? ? ? "흡혈귀……? 말이 돼?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 ? ? 『스탠드도 있는데, 흡혈귀가 없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아무튼, 마을로 나가면 조심하는 것이 좋다. 스탠드사와 스탠드사는 서로 이끌린다는 기묘한 법칙이 있으므로, DIO의 자객들이 자네를 덮칠 것은 명백하니까.』

? ? ? "어째서……?"

? ? ? 『왜냐하면, DIO의 편에 서지 않는 자들을 제거하기 위해서지……. 그러므로, 네게 다가오는 자는 모두 다 적이다. 조심하거라.』

? ? ? 위험하기 그지없는 사실을 마치 아침 뉴스의 캐스터처럼 담담히 고하는 스틸의 설명을 들은 모토코의 마음 속에서 혼란과 불안함과 초조함이 뒤섞여 칙칙한 감정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곧 그 감정이 '공포'라는 사실을 자각한 모토코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고, 솟구치는 '공포'에 의해 저절로 톤이 올라간 모토코의 목소리에 뾰족하고 격렬한 날카로움이 실렸다.

? ? ? "……잠깐만, 왜 내 목숨이 위험해질 수밖에 없는 거지? 왜 내가 이런 위험에 직면해야만 하는 건데?!"

? ? ? 『……힘을 얻게 되면 그 대가가 따라오는 법이다. 그리고 이건 너 스스로 선택한 길이다. 너는 특별한 힘을 원했고, 지금 발현된 '스탠드'가 바로 네가 원했던 특별한 힘이지. 하지만, 힘을 얻는다는 건 위험을 부르는 일이기도 하다.』

? ? ? 자못 무책임하게 느껴지는 스틸의 말을 듣고, 모토코는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이를 악물면서 분노가 어리기 시작한 목소리로 스틸에게 따졌다.

? ? ? "알고 있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 정도는……. 하지만…… 웃기지 마. 힘을 줄테니 목숨을 걸라고? 애초에 난, 이런 힘을 원한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데……!"

? ?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네가 원했기에 스탠드가 발현된 것이다'. 내가 힘을 줬다고 하나, 그건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이상 발현되지 않아. 즉,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네가 스탠드를 불러낸 거란 뜻이지.』

? ? ? "……."

? ? ? 스틸의 반박을 듣고 말문이 막힌 모토코는 입술을 깨물었다. 대답이 없는 것을 망설이는 것으로 받아들였는지, 스틸은 다시 한 번 단호한 어투로 어린 아이를 타이르듯이 조곤조곤 말했다.

? ? ? 『이대로 네가 DIO를 방치하고 그에게 맞서지 않는다면, 자네의 가족과 친구들도 그의 먹이가 될 거다. 소중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은 네가 바라는 일이 아니겠지. 그렇지 않은가?』

? ? ? 스틸의 말은 모토코가 가장 원하지 않는 일을 정확히 짚어냈다. 모토코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가장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은 '평온'. 주변의 소중한 누군가, 혹은 그 누군가의 소중한 이가 죽거나 크게 다치는 일 없이, 모두가 소박하지만 평화롭고 온화한 삶을 보내는 것이었다. 투쟁이나 다툼처럼 '정신'을 소모시키고 '마음'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과는 동떨어진 일상을 사는 것이기도 했다. 스틸의 경고는 그런 모토코의 바램과 완전히 떨어지고 틀어져 있는 지극히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의 존재를 시사하고 있었다.

? ? ? 정곡을 찔린 모토코는 머뭇거리면서도, 아직도 실감나지가 않아서 반박하기 위해 입을 부자연스럽게 열었다.

? ? ?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 ? ? 『바라지 않았더라도, '네가 냅킨을 집은 거다'. 그때부터 이미 운명은 시작된 것이다.』

? ? ? "'시련'은 이미 시작됐다는 건가……."

? ? ? 꿈에서 들었던 말들을 되새기며, 양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 모토코의 목소리에서 짙은 체념이 묻어나왔다. 스틸은 그런 모토코를 위로하려는지 아까보다 한층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 ? ?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네 운명이 잘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것뿐이다.』

? ? ? "후우……. 좋아. 그렇다면, 이제부터 뭘 해야 하는 거지?"

? ? ? 『학교에 가거라. 언제나, 평소 그랬던 것처럼…….』

? ? ?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든간에 학교에 가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스틸이 그 사실을 일깨워주듯이 한 말을 듣고 모토코는 퍼뜩 정신이 드는 것을 느꼈다.

? ? ? 스탠드, 흡혈귀, 적, 운명, 시련. 모든 것이 마치 머나먼 우주 저편의 일 같았지만, 모토코의 앞에 나타난 스페셜즈의 존재는 꿈이라 치부하기에는 그 존재감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졌고, 그때의 감각은 분명 모든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증명했다.

? ? ? 얼떨떨한 기분으로 잠옷을 벗고 교복으로 갈아입은 뒤 나갈 준비를 마친 모토코의 귀에 다시 한 번 스틸의 목소리가 닿았다.

? ? ? 『아, 스피커 속에만 있다면 서로 연락할 길이 없겠지. 라디오를 가져가게나. 이걸 통해서라면 얼마든지 연락을 취할 수 있을 거다. 나에게 연락하면 대략적인 상황 설명과 네 상태에 대해서도 알려주도록 하마.』

? ? ? 모토코가 평소 기상 정보 혹은 스포츠 경기 중계를 듣는 데에 애용하는 초소형 라디오를 교복 주머니 안에 넣자, 한 차례 더 스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 ? 『언제라도 부담없이 연락하게나. 그럼, 몸 조심하게.』


? ? ? *


? ? ? 뒤숭숭하면서도 기묘한 일은 뒤로 하고, 모토코가 거실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보인 사람은 그녀의 언니인 토우코였다. 웬만하면 7시가 넘어서 일어나는 여동생이 평소보다 약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모두 끝마친 모습으로 나타나자, 토우코는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장난스럽게 농담을 던졌다.

? ? ? "웬일이야, 일찍 일어나다니. 혹시 남자친구라도 생긴 거니?"

? ? ? "……그런 건 아니야."

? ? ? "하긴, 네 성격상 하루아침에 남자친구가 생긴다는 게 더 기묘한 일이지."

? ? ? 또래와 비교하면 점잖으면서도 어두운 성격을 가진 모토코와는 다르게, 그 나이 여고생다운 생기발랄한 면이 있어 친구가 많은 토우코는 친구들을 통해 들은 모토코에 대한 평가를 떠올리며 어깨를 으쓱했다. 모토코는 머쓱한 표정으로 언니를 지나쳐 부엌으로 향했다.

? ? ? 부엌으로 가는 모토코의 시야에 그녀의 아버지가 보였다. 평소에 모토코가 등교할 준비를 끝마치고 거실로 내려오면 항상 현관 밖으로 나서고 있는 아버지였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탓에 모토코는 아버지가 거실의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나름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도 이 즈음이면 방에서 한창 자고 있을 모토코가 보이자 신문을 읽던 것을 멈추고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 ? ? "어라? 웬일이냐. 오늘은 꽤 일찍 일어났구나, 모토코."

? ? ? "……아, 좀 기묘한 꿈을 꿔서요."

? ? ? "기묘한 꿈? 혹시, 안 좋은 꿈이었니?"

? ? ? "아녜요……. 그냥 별난 꿈이었어요."

? ? ?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아버지에게 말을 대강 얼버무린 모토코는 부엌에서 일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아침 인사를 건넸다. 어머니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놀란 반응을 보였지만, 곧 재빨리 손을 놀려 아침 식사를 내놓았다. 모토코가 기계적으로 토스트를 씹어서 삼키자, 어머니가 말을 걸었다.

? ? ? "오늘은 좀 일찍 일어났다지만, 그래도 이렇게 어영부영하다가는 늦지 않겠니? 지각하지 않게 서둘러 학교에 가렴."

? ? ?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 ? ? 아침 식사를 끝낸 모토코는 화장실로 향해서 세수와 양치질을 끝내고, 아득하면서도 무거운 부담감을 안고 현관 문을 나섰다. 바야흐로 기묘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 ? ? *


? ? ? 모리히사 모토코. 17세. 신장 145cm. 아버지는 일본인이며 샐러리맨이고, 어머니는 이탈리아인이며, 형제로는 1살 연상의 언니인 모리히사 토우코가 있다. 학교 친구들은 성과 이름의 앞글자가 똑같다는 것에서 착안해 모모라고 부르고 있다.

? ? ? 본래라면 '스탠드' 혹은 'DIO' 또는 '죠스타 가문의 숙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평온한 일상을 누렸어야 했으나, 어느 날 불현듯 '스탠드'가 발현하는 바람에 목숨과 긍지를 걸고 흡혈귀와 싸워야 하는 '기묘한 운명'에 휩쓸리고야 말았다.

? ? ? 과연, 그녀의 앞에 펼쳐져 있는 '길'의 끝에는 그녀가 바라는 '평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 ? ? ==========
? ? ? 이 소설은 죠죠의 기묘한 모험 제3부를 기반으로 제작된 동인 게임, 7번째의 스탠드유저(7명째의 스탠드사)의 팬픽입니다. 해당 게임을 하지 않아도 소설을 읽는데 지장이 없는 방향으로 쓰고 있습니다.

? ? ? 또한 소설 제목의 유래는 스탠드 이름의 유래가 된 그룹인 The Specials의 곡, Break Down The Door입니다.

? ? ? 초반부의 무와 유 운운하는 내레이션은 스틸 볼 런 단행본 10권에서 나온 스탠드 설명에서 따왔고, 스틸의 설명에서 언급된 stand by는 3부에서, stand up to는 7부에서 나온 설명입니다. 그 외에도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읽었다면 익숙한 용어가 곳곳에서 보일 겁니다.

? ? ? 1화의 내용은 게임의 도입부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그대로 글로 옮기고, 소설의 주인공을 소개하는 부분이기에 본격적인 스토리는 2화에서부터 궤도를 탈 예정입니다.
앨매리

원환과 법희와 기적의 이름으로, 마멘!

4 댓글

마드리갈

2019-05-04 23:29:24

7번째 스탠드사 : Break Down The Door의 연재를 축하드려요!!


영문도 모를 일이 벌어졌으니 당연히 놀라겠죠.

저라면 너무 놀라서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완전히 얼어붙을 것 같은데...이렇게 기묘한 인연이 시작되고 일상은 크게 바뀌기 시작하는가 보네요.

모모라는 약칭에서 일본의 옛 이야기인 모모타로가 같이 생각났어요. 게다가 그 모모타로가 대동하는 개, 원숭이, 꿩은 모두 음양오행 중 금(金)을 상징하고,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는 "황금의 정신" 이 언급되고...여러모로 기묘하게 잘 연결되네요.

앨매리

2019-05-05 00:30:51

감사합니다! 꾸준히 써서 최대한 빨리 완결까지 달리고 싶네요.

게임에서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스탠드를 불러달라는 스틸에게 '허나 거절한다!'를 연속으로 시전할 수 있습니다만, 계속 시전하면 황당하게도 게임이 그 자리에서 끝나버려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됩니다. 1화를 썼을 당시에는 해당 이벤트가 추가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모토코의 반응이 좀 심심하게 써진 감이 있네요.

모모라는 별명은 사실 죠죠에 맞추려고 대충 그 자리에서 짜맞춘 건데, 모모타로와 음양오행의 금에서 황금의 정신으로 이어지는 해석은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신선합니다! (이것이 바로 꿈보다 해몽...)

SiteOwner

2019-05-20 17:22:28

소설 연재를 시작하신 것에 축하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7번째 스탠드사 : Break Down The Door가 벌써 10회차까지 진행된 이 시점에서 이제서야 코멘트를 작성하는 점에 대해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강력한 능력을 가졌지만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 내에서 큰 시련을 겪기도 했고 결국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된 무함마드 압둘이 이렇게 처음부터 전면에 다시 나오게 되는 점이 반갑습니다. 일단 모토코의 꿈 속이긴 하지만요.

잠에서 깨면서부터 놀라운 상황이 펼쳐졌는데, 순간 놀랐지만 금세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모토코가 참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저는 간밤에 이상한 꿈을 꾼 것만으로도 하루종일 찜찜해 했는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운영진으로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명문의 규정은 없습니다만, 문단의 들여쓰기 적용여부에 대해서는 일관성을 유지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소설 본문에서는 들여쓰기가 많이 적용되어 있고 후기에는 비적용상태인데, 일관적으로 해 주시는 건 어떨지요? 되도록 한 방향으로 해 주시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물론 포럼의 각 게시물 중에서는 들여쓰기가 많이 적용된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 경우에는 본문이 양쪽정렬된 상태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웹에서는 어느 한쪽이 일괄적으로 기준이 잡혀있지 않으면 가독성이 좋아지지 않다 보니 이러한 점도 염두에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용규칙 게시판 제12조 및 추가사항에 대해서는, 위반하고 있지는 않지만 되도록 문단 단위로 모아 주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앨매리

2019-05-20 17:49:24

응원 감사합니다! 모토코가 또래 여학생들과 비교하면 다소 냉정한 성격이라고 설정을 해뒀는데, 생각해보면 스탠드사 간의 싸움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겠지만 대인관계에서는 다소 서투르다는 단점과 더불어 타인에게 차갑게 대하는 듯한 태도로 보여서 모토코는 이를 고민으로 여기고 있죠. 모토코가 50일간의 여행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극복하는 과정을 꾸준히 쓰는 게 목표입니다.

압둘의 매지션즈 레드는 능력이 단순한 만큼 강력하고 응용성이 높지만, 강한 아군 캐릭터는 비중과 활약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아라키 작가도 극복하지 못했는지 홍콩에서 폴나레프와 싸우고, 캘커타에서 폴나레프를 구하고, 마지막으로 저지먼트를 상대로 폴나레프와 함께 싸우며 우위를 점했다는 사실을 빼고는 활약이 영 부실하다는 단점이 참 많이 아쉬운 캐릭터였죠. 스피드왜건의 계보를 있는 해설 캐릭터라는 점도 참 많이 유용한데...

에고, 후기의 들여쓰기를 내내 깜빡하고 있었네요. 후기는 바로 수정하도록 하고, 이 댓글을 다는 시점 기준으로 소설은 12화까지 다 쓴 상태이기에 13화부터 최대한 문단 단위로 모아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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