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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MOPOLITAN] #2 - Love Thy Neighbor (完) (220319 수정)

Lester, 2019-06-13 00:05:32

조회 수
210

Love Thy Neighbor - 네 이웃을 사랑하라




레스터는 남해찬청을 나오자마자 존에게 전화를 걸었다. 물론 만에 하나 레스터가 모종의 사정으로 존에게도 위험을 옮길 가능성 때문인지 직통 연락처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정체불명의 전화연결업체를 거치느라 약간의 시간이 걸린 후, 존이 전화를 받았다.

"응, 무슨 일이야?"

"그게-"

레스터는 상황을 설명하려다가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총소리에 식겁했다.

"뭐야, 뭐?"

"아니, 내가 먼저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아오, 씨발!"

존이 욕하면서 총을 마주 쏘는 것인지 아까보다 총소리가 훨씬 크게 들렸다. 레스터가 다급하게 말했다.

"급하면 나중에 얘기할까?"

"아냐, 아냐. 말해도 돼. 괜찮으니까."

막상 핸드폰 너머에서는 총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레스터는 존의 말을 믿기로 했다. 존이 그렇다면 그런 거니까.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니 레스터는 최대한 짧게 설명했다.

"일단, 키아라가 도와주고 싶대."

"안 된다고 했잖아. 너한테 얘기 안 했나?"

"했어. 확인하려고 다시 물어보는 거야."

"그게 다야? 아니, 잠깐만 기다려. 부머Boomer, 어떻게 좀 해 봐!"

존이 묘한 별명을 지닌 사람을 부르자 핸드폰 너머에서 쾅 소리가 나더니 조용해졌다.

"방금 뭐였어?!"

"별 거 아냐. 카르텔 놈들이 따라붙길래 좀 놀아줬는데, 통화에 방해되니까 친구 지켜서 조용히 시켰어. 이제 편히 얘기해도 돼."

잘은 모르겠지만 대강 상상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 본 것처럼 바주카인지 RPG인지 하는 걸로 날려버렸나 보군. 레스터는 영화에서나 보던 총싸움이 아무리 전화 너머라지만 자기 곁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포와 묘한 쾌감, 그러니까 스릴을 느꼈지만 무시하고 다음 건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자기 친구네 집 근처에서 불량배들이 돌아다닌다고 도와달래. 뭐 네가 나설 만한 일은 아니지만..."

레스터는 이미 본 적이 있는 존의 실력에 비해 사소하다는 생각이 들자 괜히 미안해져서 덧붙였다. 존도 위기상황을 넘겼으니 한숨 돌리라는 나름대로의 배려도 섞여 있었다. 하지만 예상 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누가 나서기 싫대?"

"응?"

"사소한 일이라도 상관 없어. 나란 인간은 가만히 앉아 있으면 그대로 썩어 문드러지는 스타일이거든."

"하지만 지금 급한 일 하나 끝내서 정신없지 않아? 이 정도 일이면 너는 쉬고 다른 사람 보내도 될 것 같은데. 대신해 줄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고 해서 내가 멋대로 명령, 아니 부탁할 처지도 못 되고."

레스터가 논리적으로 반박했다. 한편으론 자신의 배려심이 부정당하자 속이 상한 것 같기도 했다. 문득 갑자기 핸드폰 너머가 조용해지자, 못할 말을 했나 싶어서 레스터가 다급히 말했다.

"여보세요? 존? 뭐가 잘못됐어?"

"안 죽었어. 그것보다, 역시 나보다 똑똑하네."

"응? 뭐가?"

"아니, 나는 지금 당장 그 쪽으로 가려고 했지. 유감스럽게도 바다 위라서 한참 걸리겠지만. 너 혼자 가지 않고 나한테 연락한 걸 보면 엄청 급한 일도 아닌 것 같고. 그러니까 네 말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왜 그 생각을 못 했는지 모르겠네."

레스터는 칭찬을 듣자 기분이 좋긴 했지만, 막상 존이 상황의 심각성까지 대번에 파악하고서 자신을 놀린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실은 '현장'에서 다져진 존의 직감이었지만 '현장'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레스터가 그걸 알 리 없었다. 존은 계속해서 말했다.

"아무튼 돌아가려면 한참 걸리니까 아는 사람을 한두명 소개해 줄게. 별 볼 일 없지만 열정적인 녀석들이니까 큰 도움이 될 거야."

"뭐라고?"

어쩐지 딱히 믿음직하지는 못한 사람들이란 말 같아서 레스터가 되물었지만 존은 더 설명하지 않았다.

"일단 만나봐. 의외로 얘기가 잘 통할지도 모르니까. 지금 어디야?"

"남해찬청 앞."

"걔네가 카와치야 초밥집 옆에 사니까 거기로 가면 바로 만날 수 있을 거야. 아니다, 내가 연락해 둘 테니까 남해찬청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열정이 넘치니까 오래 안 걸릴 거야."

열정을 강조한 걸 보면 썩 나쁘지는 않은 사람들이란 뜻이리라. 레스터는 존의 말을 믿기로 하고 남해찬청 앞에서 기다렸다.


"레스터 씨?"

잠깐 핸드폰을 들여다본 지 몇 분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옆에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레스터가 고개를 돌려보니 과하게 의욕이 넘치는 꼬마처럼 키 작고 마른 남자와 덩치는 크지만 유순해 보이는 안경잽이 남자였다. 레스터를 부른 덩치 큰 남자가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음, 저는 벤슨 소노카와Benson Sonokawa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알렉스 스가타Alex Sugata입니다! 리틀 아시아의 자경단이죠!"

얼른 봐도 스가타에게 소노카와가 끌려가는 모양새였지만, 레스터는 소노카와가 없으면 스가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할 거라는 인상을 받았다. 레스터가 상황을 설명했을 때의 반응을 보니 실제로도 그랬다.

"그 망할 놈들이, 어디서 감히! 당장 가서 족쳐버리죠!"

"일단 서두르지 말아봐.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했어."

"백전백승 아니야?"

"백전불패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죠. 맞죠?"

드디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찾아서인지 소노카와의 기색이 한결 밝아졌다.

"네, 맞습니다! 그리고 말 놓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한참 어리거든요."

"맞아요!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레스터 형님!"

"잠깐만, 갑자기 그러는 건-"

"아뇨, 저희가 불편하니까 말 놓으세요."

레스터는 스가타가 얼른 말을 받아서 분위기를 몰아가자 당황했지만, 소노카와까지 찬동하니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뭐, 그럼... 잘 부탁해요. 아니, 잘 부탁...해."

"잘 부탁드립니다, 레스터 형님!"

"형님은 너무 부담스러운데..."

"그래도... 형님은 형님이잖아요!"

"아니, 그게 아니라... 됐어요. 일이나 처리하러 갑시다."

"그래요, 그 불량배들부터 처리하죠. 차는 저기 있어요. 금방 도착할 겁니다."

다짜고짜 말을 놓지 않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레스터가 계속 존댓말을 썼지만 소노카와가 가볍게 받아줬다.


그 불량배들이 나타난다는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기에, 그들은 소노카와의 구닥다리 세단 안에서 잠복했다. 골목에서 더 들어가야 하는 골목이고 한쪽은 공사 중인 건물이 버티고 있으니, 키아라의 친구가 불안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나마 심야까지 영업을 하는 몇몇 가게가 조명을 켰지만 위안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조용한 골목에서 시간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사이, 레스터에게 뒷좌석에 혼자 편하게 앉으라며 형님 대접(?)을 해주고 조수석에 탄 스가타가 지루했는지 입을 열었다.

"이렇게 늦은 시각에 여자를 노리다니, 흉악한 놈들인 게 분명해."

"그렇긴 하지."

"그러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에요, 요즘 놈들은. 양아치 주제에 갱단이다 뭐다 하며 몰려다니면서 보호세Protection까지 걷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보호세?"

레스터가 묻자 소노카와가 설명했다.

"세금이에요, 일단은. 그렇다고 국가에 바치는 건 절대 아니고, 범죄자들에게 바치는 겁니다."

"왜? 걔네가 해준 것도 없는데."

"왜 없어요. 보호해 주지 않습니까."

"응? 잠깐, 누가 누구를 보호한다고?"

앞뒤 잘라먹고 핵심만 말하는 스가타와 달리, 소노카와가 자세하고도 요점만 짚어서 덧붙였다.

"다 말장난이에요. 범죄라는 게 보통 일반인을 건드리죠? 그러니까 범죄자들한테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돈을 바치는 거에요. 주기적으로. 그래서 세금이라고들 하는 거죠."

"어이가 없네. 보호는 얼어죽을."

"바로 그거죠. 보호는 얼어죽을."

스가타가 찬동하며 툴툴거리다가 갑자기 화들짝 놀랐다.

"놈들이다!"

껄렁해 보이는 젊은 남자 두 명이 골목 맞은편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오고 있었다. 확인을 위해 키아라가 CCTV에 찍혔다며 준 사진과 비교해보니 키아라의 친구를 불안에 떨게 한 그 양아치들이 맞았다. 스가타가 씨근덕거렸다.

"저놈들 알아요. 삼합회 따까리 놈들!"

"그러면 위험한 거 아니야?"

레스터가 걱정했지만 스가타는 물론이고 소노카와까지 심드렁했다.

"괜찮아요. 따까리라서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거든요. 어차피 다른 녀석들이 자리를 채울 테니까."

목표를 확인했으니 이제 수단과 방법을 선택할 차례였다. 레스터가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데, 스가타가 뭔가를 뒤적거리더니 준비해 온 복면을 뒤집어썼다. 소노카와도 어느새 복면을 쓰고 있었다. 스가타는 어디서 장만했는지 모를 삼단봉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오래 안 걸려요."

"잠깐만."

스가타와 소노카와는 박차고 나가려다가 레스터가 자신들을 부르자 멈칫했다.

"네?"

"복면 하나 더 없어?"

레스터는 위험하니까 자신이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묘하게 그들과 함께 날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약한 여자를 겁박하는 무뢰배들을 응징하고 싶다는 정의감 때문일 수도 있고 지루한 일상에서 일탈하고 싶다는 열망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복면은 두 개뿐이었다. 스가타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땡! 꽝입니다. 다음 기회에. 아무튼 얼른 다녀올게요."

스가타의 말대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둘은 익숙하게 길가의 간판이나 자동차를 끼고 순식간에 그들 뒤로 다가가더니 냅다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기습인데다 호신용품이라는 도구 덕택인지 상황은 잠깐의 난투극도 없이 금세 종료됐다. 스가타와 소노카와는 미리 챙겨둔 케이블 타이로 그들의 양 손을 등 뒤로 돌려서 결박하고는 자동차로 돌아왔다. 스가타가 으쓱대며 말했다.

"임무 완수했습니다!"

"잠깐만, 저대로 두고 와도 되는 거야?"

"괜찮아요. 아직 끝이 아니니까."

레스터가 황당해하며 물었지만 소노카와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고는 누군가에게 말했다.

"여보세요, 블랙번 형사님? 소노카와입니다. 두 놈 확보했어요. 리틀 아시아, 장 치안 애버뉴Zhang Qian Avenue의... 어... 삼동주점 앞입니다. 아무나 보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뇨, 저희야말로 늘 감사합니다. 네, 몸조리 잘 하시고요. 들어가세요."

소노카와는 전화를 끊은 후 레스터를 웃으며 돌아봤다.

"어때요? 참 쉽죠?"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이래도 돼요. 형사님 덕분에 한 번도 안 걸렸거든요. 몇 년이나."

스가타가 킬킬대며 말하자 레스터도 그러려니 넘길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부탁하는 입장인데 좋다 싫다 가릴 수 있겠는가.

"그럼 차 돌릴게요."

"그래, 어서 가서 쉬자! 나도 모르는 채 걸어왔네, 좁고 기다란 이 길..."

"아, 그 놈의 엔카 좀 그만 불러라."

스가타와 소노카와가 투닥대는 동안 레스터가 묶인 채로 길가에 버려진 양아치들을 쳐다보니, 자는 사람들 깨지 말라고 재갈까지 물려둬서 그런지 발버둥만 치고 있었다. 레스터는 잠깐이나마 그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애초에 그들이 저지른 죄가 있는데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경찰차 사이렌 소리를 듣자 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뭐... 어쨌든 한 건 해결인가."


(2화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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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9일 재수정 - 전반적인 묘사 대거 교체)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밀렸던 2-4의 개편을 드디어 끝냈습니다. 원래 오늘 계획대로라면 (언제부터인가 개인적으로 참석이 의무화된) 모임에 갔어야 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취소됐더군요. 그러다보니 시간이 엄청 남아버려서 개편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딴짓하느라 시간을 약간 낭비하긴 했지만, 개편을 시작한 이후로 추가적인 자료조사를 제외하면 딴짓은 전혀 하지 않았다보니 개편 이전에 비하면 훨씬 그럴듯한 내용으로 바뀐 것 같아서 성취감이 엄청나게(?) 느껴집니다.


크게 바뀐 내용으로는 존과의 전화통화가 훨씬 살갑게(?) 바뀌었다는 점, 레스터와 스가타&소노카와가 초면인 사이로 바뀌었다는 점, 그 둘이 모든 걸 처리한다는 전개는 같지만 소노카와가 이전보다 (말도 더듬지 않고) 제법 적극적인 캐릭터가 되었다는 점, 블랙번 형사와는 아직 모르는 사이로 설정되었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그런 만큼 3-1에서 레스터와 블랙번 형사와의 관계도 개편될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단 둘이 만났을 때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하는 게 더 집중이 잘 될 테니까요.


그 밖에는 레스터도 약간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할까요? 새로운 내용을 쓸 때 기존 내용을 놔두고 참고했는데, 존에게 일방적으로 말리거나 스가타&소노카와 콤비를 하찮게 여기는 점 등이 다시 보니 영 아니더군요. 전개상으로는 별 문제가 없지만, 뭔가 언행에서 '저 악당은 아니지만 나쁜 캐릭터입니다' 하고 강조하는 기색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존과 통화할 때는 나름대로 인정받고, 스가타&소노카와 콤비에게는 잘 모르는 관계로 의지하는 걸로 바꿔서 협력적인 면을 강조했습니다. 기존 내용은 등록을 누르면 사라지는 관계로 더 볼 수는 없겠지만, 개편 이전에 비하면 훨씬 살갑고 정다운(?) 분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개인적으로는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3-1은 본 에피소드의 변경점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무조건 개편하는 수밖에 없지만, 3회의 다른 내용들도 가능하다면 살갑게 바꿔볼 생각입니다. 범죄물 요소가 있는 이상 다소 폭력적 묘사는 뺄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어투나 상황 묘사까지 냉철하거나 까칠하게 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지금 개편된 내용 초반부도 총격전과 욕설(처음엔 X발이라고 적었는데 이것만 너무 튀어서 변경했습니다)이 들어가서 다소 거칠지 않나 싶습니다만, 존의 캐릭터성과 당장 도와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려면 어쩔 수 없는 셈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뭐 그렇습니다. 3-1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개편할 생각이니 잘 부탁드립니다.

Lester

그거 알아?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유야 어쨌든 고독을 즐겨서 그러는 게 아니야. 사람들한테 계속 실망해서 먼저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거야. - 조디 피코

10 댓글

마드리갈

2019-06-14 13:28:54

여러모로 신경써야 할 상황이 많은 존과 레스터의 상황이 생생하게 보이고 있어요.

원래 공격하기는 쉽고 방어하기는 어렵죠. 공격을 하려면 필요한 힘이 방어측의 것의 3배는 되어야 한다는 말도 있고, 손자병법에서도 오즉공지(五?攻之)라는 말로 군사력의 차이에 따른 구사전략의 가변성을 설명하는 대목이 있고...성씨에서 일본계임이 바로 보이는 알렉스 스가타, 벤슨 소노카와의 그들만으로는 역부족일 게 예상되는데 존과 레스터가 합류하더라도 여전히 어려움은 잔존해 있겠죠. 일단 위협하는 쪽에서는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잠재적인 불안을 조성하는 데에서 이미 1라운드는 이기고 들어간 것이니...


알렉스와 벤슨의 기습이 멋지게 성공했네요. 역시 방심하고 있는 순간이 가장 위험...

Lester

2019-06-14 17:43:51

그렇죠. 그나마 이게 좀 나아진 거에요. 존의 대사를 잘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레스터가 관리자(아니, 오퍼레이터) 역할을 맡아준 덕분에 자신이 마음놓고 더 '비싼'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니까요. 막상 레스터가 도대체 무슨 도움을 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어쨌든 간단한 일이라 이렇게 간단히 끝났지만, 아마 규모가 제법 큰 일에서는 누구를 어디서 어떻게 활용할지가 점점 복잡하게 나올 겁니다. 뭐랄까, 범죄 시뮬레이터라고 해야 할까요? 원래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기술이 딸리니 소설로 만족하렵니다.


참고로 스가타와 소노카와라는 캐릭터는 패미컴 시절의 일본산 게임인 열혈 시리즈에서 가져왔습니다. 초반의 능력치 안 좋으면서도 정의감이 출중한 애들이라 적절히 가져왔네요. 레귤러로 만들지 이번만 쓰고 빼버릴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요.

SiteOwner

2019-06-21 19:48:32

인간의 행동이라는 게 마냥 일관적일 수만도 없겠지요. 너무 달라져서 다중인격같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이긴 합니다만...


읽으면서 느끼는 것 중에는, 미국 사회 내의 마초적인 성향이 꽤 잘 묘사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겠군요. 군대 내에서 겪었습니다만, 확실히 몸으로 하는 일이 최고이고, 문서작업 관련은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성향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특히 프로레슬링 같은 것이 인기를 끌고, 행정직원이나 도서관 사서 등을 경멸하는 경향도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 성향이지만, 저는 미국 사회를 바꿀만한 힘은 없는 터라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종갈등같은 것도 엿보입니다.

혼자 밤에 조깅을 하고 있으면, 일단 흑인들이나 백인들이, 혼자 있는 동양인을 가만히 안 두려는 성향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캣 콜링(Cat Calling)은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만, 동성간에도 있습니다. 약하게 보이거나 혼자, 소수인 상태라면 말이지요.


작중 배경과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Lester

2019-06-21 23:21:28

음? 캐릭터의 성격에 뭔가 문제가 있나요?


말씀하신 배경이나 성향 같은 것은 참고자료로 삼은 것들이 미국의 민낯(?)을 드러내는 게임인 GTA나 세인츠 로우 같은 것들이라 그렇습니다. 물론 소재만 따온 것이지, 실제로는 저러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구성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것입니다. 우울한 얘기는 반복해 봤자 소용이 없으니까요.


그런 점이 우리나라의 장점 중 하나죠. 다른 문제들이 있지만 그건 문자 그대로 별개의 문제니까요.

SiteOwner

2019-06-22 13:27:53

성격에 문제가 있다거나 한 건 아닙니다. 인간인 이상 자신 밖에 있는 규범에 정확하게 맞추어 사는 사람은 거의 기대할 수 없고, 나름대로의 판단기준으로 사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상황하에서는 얼마든지 자기합리화가 가능하고, 그래서 직업범죄자면서도 나름대로 정의감 같은 것도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 동시에 존재하는 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언급한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은 안하셔도 좋겠습니다.

Lester

2019-06-23 18:19:55

어쩌면 그것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평가가 변하지 않았나 싶네요. 예전에는 역사 시대건 현대건 '의적'이라는 표현이 제법 쓰일 정도로 낭만적인 범죄자 캐릭터가 제법 있었는데, 지금은 속칭 쿨하고 냉정한 범죄자 캐릭터들이 많으니까요. 뭐의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드리갈

2022-03-25 14:23:45

역시 존도 사람이네요. 확실히 그게 잘 느껴졌어요.

갑자기 총소리가 나고 하면 아무리 침착하거나 냉혹한 사람이라도 확실히 동요하기 마련이죠. 그 상황에서 욕이 안 나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러니 딱히 욕을 복자처리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드러내는 게 맞다고 봐요. 그러니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되겠어요.

처음 만나는 사이라도 저렇게 레스터, 소노카와 및 스가타의 3명이 의기투합해서 불량배를 타격하는 게 좋네요. 그리고, 그 양아치들을 결박해 두고 소리도 못 지르게 재갈을 물려놓은 모습이 통쾌하게 보여요.


확실히 재미있게 잘 읽혔어요.

Lester

2022-03-29 17:58:25

하긴 고르고13 마냥 언제 어디서든 냉철한 것보다는 저렇게 깜짝깜짝 놀라는 게 더 인간적일 수도 있겠네요. 존을 인간적으로 묘사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것저것 고민을 했었는데, 이런 상식적인(?) 반응 위주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편 이전에는 전반부는 존이 레스터를 비꼬기만 했고 그 영향인지 후반부에서도 레스터가 스가타&소노카와에게 똑같이 빈정거렸는데, 이렇게 바꾸니까 존은 존대로 인간적이고 레스터도 스가타&소노카와와 협력하는 기색이 더 늘어난 것 같아 좋습니다.


3회도 전개 자체에 큰 무리가 없는 선에서 인물간의 관계나 감정 묘사 같은 걸 다듬을 생각입니다. 안 바꿔도 괜찮겠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감정선(?)을 유지하는 게 혹시나 나중에 작가로서든 독자로서든 다시 완독할 때도 좋을 것 같거든요.

SiteOwner

2022-04-29 00:11:13

개편된 회차에 대해 이제 코멘트중입니다.


읽어보니 아주 생동감있게 현장의 상황이 전해지고, 게다가 심각한 상황인데 미국산 버디무비에서 유쾌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모습이 떠올라서 재미있군요. 냉혈한인 줄만 알았던 존이 통화중에 총격을 겪자 바로 욕이 나오는 게 역시 잘 묘사되었습니다.

레스터가 존의 말을 듣고 남해찬청 앞에 가서 만나게 된 벤슨 소노카와와 알렉스 스가타도 코믹하게 보여서 그게 좋습니다. 뭔가 어리숙하고 어설퍼 보이긴 해도 확실히 자기 앞가림은 하는 캐릭터라는 게 잘 느껴집니다. 역시 주연도 좋지만 조연도 훌륭합니다.


유쾌하게 잘 읽었습니다.

Lester

2022-05-01 03:54:49

개편 이전에는 존이 전화 너머에서 레스터를 놀리거나, 그렇게 당한 레스터가 동네 모자란 동생들에게 또 핀잔을 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약간 비열한 뒷골목의 내리갈굼스러운 분위기가 강해서 약간 심란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개편하고 나서 재밌게 잘 읽으셨다니 이 방향으로 개편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네요.


3회도 개편하려고 했습니다만 전반적인 분위기나 소재 자체가 가볍게 다룰 만한 사안이 아닌 것 같아 아예 새로운 에피소드로 재연재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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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하트어택 2019-07-21 135
1484

6월의 일기 -상-

| 스틸이미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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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 2019-07-17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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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수사대] 외전 7. 원숭이 손

| 소설 2
국내산라이츄 2019-07-14 134
1482

[밀수업자 - The Smuggler] 4화 - 실종(1)

| 소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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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하트어택 2019-07-14 129
1481

여기는, 사쿠라신마치개발위원회 입니다. #2

| 스틸이미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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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 2019-07-11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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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업자 - The Smuggler] 3화 - 베라네

| 소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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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하트어택 2019-07-07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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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업자 - The Smuggler] 2화 - 기쁜 소식

| 소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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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하트어택 2019-06-30 134
1478

[밀수업자 - The Smuggler] 1화 - 밀수선

| 소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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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하트어택 2019-06-23 165
1477

[COSMOPOLITAN] #2 - Love Thy Neighbor (完) (220319 수정)

| 소설 10
Lester 2019-06-13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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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사쿠라신마치개발위원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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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 2019-06-12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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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잔혹] Disaster of uncontrollable

| 소설 3
국내산라이츄 2019-06-10 136
1474

[Tycoon City] 10화 - 진실

| 소설 2
시어하트어택 2019-06-06 122
1473

[Tycoon City] 9화 - 본사

| 소설 2
시어하트어택 2019-06-01 126

Polyphonic World 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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