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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그녀석은 초능력자] 32화 - 부스를 찾아서

시어하트어택, 2020-03-11 17:19:15

조회 수
135

세훈은 침을 한 번 삼키고는, AI폰을 꺼내 전화를 받아 본다.
“아... 여보세요.”
“선배님? 저 사이예요. 츠츠지모리 사이.”
아... 다행이다. 클라인의 패거리로부터 온 전화가 아니다... 세훈은 안도감에 자기도 모르게 크게 한숨을 내쉰다.
“여보세요? 선배님?”
“아... 그래. 무슨 일인데?”
“선배님 어디쯤이에요? 지금 기다리고 있는데...”
“응? 우리 이제 정문 들어가려는데. 우리 만화부 부스는 어디야?”
“B열 32번이요. 빨리 오세요.”
“아, 알겠어.”
세훈은 전화를 끊고 주리, 나타샤, 하야토 쪽을 돌아본다.
“B열 32번 부스라는데, 얼른 가야 하지 않아?”
“아, 그것도 그런데...”
나타샤가 가까이 보이는 편의점을 가리키며 말한다.
“잠깐 여기 편의점에서 뭐 좀 사야 할 것 같아.”
“뭘 사게?”
“우리 부원들 간식 사야 할 거 아냐.”
“그런데 말이야.”
주리가 나타샤에게 말한다.
“남들이 너 안 알아볼까?”
“괜찮아. 모자도 눌러썼고, 어차피 내 얼굴은 언론에 그렇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니까. 금방 갔다 올게.”
나타샤가 편의점에 간 사이, 세훈과 주리, 하야토는 편의점 근처 로비에 있는 TV를 본다. TV에는 한참 화장품 광고가 나오고 있다. 화장품 광고 다음은 오디션 광고. 약 1분여 동안 그렇게 광고만 나온다.
“아... 뭐야, 광고하잖아. 딴 데 좀 틀어 보자.”
주리는 TV 채널을 돌려 본다.
“...다음은 경제 소식입니다. 이지스 마이닝은 2분기 산하 제철소 및 공장들의 생산 계획과 시설 증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번 발표회는 고토 노리코 회장이 직접 진행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편 이지스 마이닝의 오늘 발표는 고토 회장의 남편인 독고우진 의원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독고 의원은 본인의 의정활동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RZ그룹 류젠리츠인 요시토 회장은 오늘 RZ그룹 160주년 기업 비전 선포식을 열었습니다. 류젠리츠인 요시토 회장이 직접 주관한 이번 행사는 류젠리츠인 켄지 전임 회장으로부터의 계승 작업에 방점을 찍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휴...”
이번에는 하야토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이런 데 와서까지 우리 집안 이야기는 듣기 좀 그런데...”
“너희 집안 이야기라고?”
주리가 TV와 하야토를 번갈아 보며 말한다.
“너네 아버지인가 할아버지가... RZ그룹 회장이랬나? 맞지?”
“아니오. 지금 회장은 저희 형인데요.”
“어? 형이라고? 정말이야? 나이 차가 그렇게 심하게는 안 날 텐데...?”
“이복형제죠. 저는 나이 터울이 엄청난 늦둥이고요. 제 손자뻘인데 저하고 나이가 비슷한 사람도 있는데요. 뭐 그래도 제 아래에 동생이 한 명 있어서 다행이라고나 할까요.”
“어... 그래? 동생은 몇 살인데?”
“아, 오늘 여기 올 거니까, 보면 알 거예요. 그 애, 만화나 애니메이션 아주 좋아하거든요.”
주리는 하야토의 말에 애써 태연한 척 하면서 대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란다. 누가 봐도 할아버지와 손자뻘 정도 되어 보이는데, 형제라고? 참... 재벌들이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라고 주리는 혼자 생각한다.
“아, STV 채널에서 요즘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하는 것 같은데, 그거나 좀 보자.”
“아... 알았어.”
세훈이 채널을 돌린다. TV에 나온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권력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보니 암녹색 피부에 마치 거북과도 같아 보이는 두상을 한 외계 종족들이 화려한 의복을 갖춰 입은 지도자를 향해 절을 올리는 영상이 나온다.
“...살테이로인의 부족들은 많게는 수십억, 적게는 수백 명에 이르는 인원으로 구성됩니다. 이들 ‘부족’들은 모두 반쯤 신격화된 지도자를 모십니다...”
신격화된 지도자라... 역시... ‘살테이로인’은 몇 번을 봐도 신기하단 말이지... 세훈은 이 생각이 절로 든다.
“저렇게 지내는 것도 참 재미있겠단 말이지...”
“맞아. 거의 신으로 모시다시피 하는 거잖아?”
“너희들 말이야...”
어느새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돌아온 나타샤가 불쑥 말을 꺼낸다.
“왜?”
“황궁에 한 일주일만 있어 볼래?”
“황... 궁?”
“황궁은 왜?”
“저렇게 사는 게 좋아 보이지? 황궁에 일주일만 있으면, 환상은 다 깨져.”
나타샤는 말에 무게를 실어 말한다. 나타샤의 얼굴에도, 그 말의 무게와 같은 무게가 실려 있다.
“황족으로 사는 게 말이야,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얼마나 큰 비용이 들어가는데. 거기에다가 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니게 크지. 실제 권력은 없다시피 해도, 품위유지니 뭐니 해서 스트레스 받을 만한 게 많아. 그래서 선대 황제 중에는 못 하겠다고 뛰쳐나온 사람도 있다고. 우리 큰오빠도 아버지와 다투다가 못 하겠다고 그만둔 거고, 조바나 언니가 안 한다고 했으면, 아마 지금쯤 나나 내 동생이 황제를 하고 있었을걸. 언니가 잘 하고 있으니 망정이지.”
“그래서 좀 자유롭게 지내고 싶어서...”
“맞아. 자취방도 학교 근처에 따로 잡았고. 황궁을 나와서 사니까, 이렇게 마음이 놓일 수가 없더라. 만화부도 뭔가 좀 자유로워 보여서 고른 거야.”
세훈은 나타샤의 얼굴을 옆에서 조용히 바라본다. 지금 이곳에 있는 나타샤의 모습을 보니, 부럽기까지 하다. 나타샤가 황족이라서, 아니면 부자라서 느끼는 부러움이 아니다. 그 표정이며 행동, 말투가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다. 그런 자유함은, 세훈에게서는 어느새 저 멀리 떠나 있다. 최근 들어서 그걸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고, 어디서 세훈을 압박해 올지 모르는 그 불안감. 하지만, 그런 세훈을 꽉 잡은 것들로부터, 도망치기는 싫다. 아니 도망칠 수 없다. 세훈은 이미 도망치지 않겠다고 맹세했을뿐더러, 도망치면 그들에게 영원히 지고 만다는 것을 잘 아니까.?
걷다 보니 어느새 행사장이다. 아직 아침 시간대라 그렇게 사람이 많은 건 아니지만, 다양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걸 보니, 행사 분위기가 한껏 난다. 거울을 한 번 보고 A홀 안으로 들어간다.
“B열 32번 부스라고 했지.”
세훈은 안내도를 한번 보고, B열 32번 부스로 향한다. 하지만 곧바로 가는 건 아니다. 중간중간에 세훈의 눈을 사로잡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그중에는 세훈이 즐겨 읽는 ‘어둠을 가로지르는 기사’의 팬 만화도 있고,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애니메이션 ‘너와 나는 히어로’의 피규어나 브로마이드도 보인다. 만화부 부스가 어디 있는지 찾는 것보다도, 이런 게 더 신경이 쓰인다...
“뭐 하는 거예요, 선배님?”
“아... 알았어. 지금 갈 테니까.”
그렇게 걷다 보니, 어느새 32번 부스에 도착한다. 위에는 ‘코믹홀릭 ? 미린초·중·고등학교 만화부’라고 적혀 있고 여러 캐릭터들로 장식된 표지가 보인다. 한쪽에는 거울도 놓여 있고, 탈의실 같은 것도 마련되어 있다.
“어서 오세요!”
부스에서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 부스에서 손님을 맞는 사람은 모두 세 명. 처음 보이는 사람은, 알록달록한 셔츠를 입고 안대를 한, 츠츠지모리 사이. 세훈은 반갑게 웃어 준다. 그리고 그다음은, 검은 셔츠를 입은 조금 긴 머리의, 이름 모를 남학생. 그리고 그다음은...
“으음...”
한 여학생, 익숙한 얼굴의 여학생이 보이자, 세훈은 갑자기 앓는 소리를 내며 눈을 피한다. 그 여학생은 주리한테서도 눈을 피한다.
“여기 있을 줄은 몰랐는데...”
“만화부니까 여기 있는 게 당연하잖아?”
그 여학생, 첼시는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러다가도 주리를 보자, 바로 눈을 피하고 정면만 본다.
“왜 시선을 피하고 그래.”
“네가 신경 쓸 거 아니야.”
첼시는 세훈과 옆에 앉은 남학생을 동시에 의식하며 말한다. 순간, 세훈은 그 이름 모를 남학생한테서 뭔지 모를 익숙함을 느낀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익숙하다.
“네가 세훈이구나.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그 남학생이 세훈을 보고 웃어 보이며 말한다. 하지만, 어딘가 조금 딱딱하기도 하고...
“네... 안녕하세요...”
세훈은 조금 떨며 말한다.
“긴장할 것 없어. 이런 데서는 다 긴장하니까.”
그는 세훈의 손을 어루만진다. 차갑다. 그가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리자, 세훈은 얼어붙은 얼굴을 애써 펴려 한다. 안 그래도 손님들이 하나둘씩 오고 있다. 하필이면 이럴 때 얼굴이 굳어질 게 뭐람...?

겨우 얼굴을 편 세훈의 눈에 들어오는 건...
“응... 뭐지?”
세훈은 부스 옆쪽에 걸린, 바로 정면에서 보이는 큰 거울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무슨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이상한데...”
“세훈아, 왜 그래?”
“아... 아니야, 아니야.”
세훈은 주리의 말에 바로 고개를 내젓는다. 잘못 들었겠지... 잘못 들었을 거야. 고개를 젓는다. 애써 부스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려 한다.
아니다.
뭔가 이상한 게 보였다. 거울 안에서다. 거울에 비치는 행사장의 모습 말고도, 뭔가 다른 게 하나 더 보인다...
“저 거울 있잖아.”
“왜?”
“뭐 이상한 거 안 보여?”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 아니야.”
주리와 나타샤는 뭔지 눈치를 못 챈 것 같다. 하야토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다음 순간...
보인다!
저 거울이 뭔가 심상치 않다... 위험하다!
“다들 저 거울을 조심해!”
“야! 아까부터 왜 그래?”
주리와 나타샤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갑자기 앞뒤 설명도 없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아니, 선배님...”
이번에는 옆에서 듣고 있던 사이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주리와 나타샤에 맞장구친다.
“저 거울, 이상하다고요? 아까 8시에 제가 왔을 때부터, 저 거울은 그대로였어요. 이상한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맞아요. 거울에 뭐가 있다고...”
하야토도 거든다.?
“그래도, 일단은 이상하니까...”
“선배님.”
“아니, 지금 나 때문에 그렇다는 게 아니고...”
“저 거울은 안 이상하다니까요?”
“그래도... 일단은...”
“선배님, 오늘 좀 이상한 것 같아요.”
하야토는 이 말을 하며, 세훈을 한 번 쏘아보고는, 부스를 나선다.
“저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부스 좀 봐 주세요.”
하야토가 부스를 나서고 잠시 후.
“어...”
하야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부자연스럽게 끊겨 버린다. 순식간에, 마치 촛불이 강풍에 그대로 꺼져 버리듯이. 마치 뭔가가 끊기듯, 부자연스럽게. 그렇게 하야토는 일행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시어하트어택

언젠가는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

2 댓글

마드리갈

2020-03-12 13:21:09

거울은 역시 여러 창작물에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어요.

백설공주에서는 거울이 왕궁과 왕궁 바깥의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은 물론 그 자체로 지성을 지닌 존재이고, 유령이 등장하는 각종 창작물에서는 인간과 유령의 차이가 거울에 비치는가 그렇지 않은가로 드러나는데다, 이소룡의 영화 용쟁호투에서는 거울방의 결투 장면이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되고,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서는 3부의 J.가일의 스탠드 행드맨 및 5부의 일루조의 스탠드 맨 인 더 미러가 거울 관련의 능력으로서 주인공 일행을 곤경에 밀어넣기도 하고 그렇죠.


여기에서도 거울이 역할을 수행하는데, 결국 하야토가 갑자기 빨려들듯 사라지고...

세계를 그대로 비추는 것 같은데도 또 다른 면모를 보이는 거울의 특성을 생각하니 더욱 무서워지네요.

SiteOwner

2020-03-17 20:53:38

어느 사회라도 명암은 충분히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나타샤가 말한 "저렇게 사는 게 좋아 보이지? 황궁에 일주일만 있으면, 환상은 다 깨져." 가 꽤 실감나고 그렇습니다.

대학생 때가 생각나는군요. 타대생들과 알고 지내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저라는 개인 자체를 봐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그보다는 저의 소속 대학을 먼저 보고, "공부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쪽에도 관여하는구나..." 등의 선입견을 갖거나, 좋아한다고 접근해 놓고 나서는 헤어질 때에는 "학교 레벨이 레빌이니까 다른 여자친구는 금방 사귈 것" 등의 위로 아닌 위로를 듣거나...그래서 나타샤가 한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됩니다. 저 자신은 지체높은 신분이 결코 아니지만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야말로 정말 위험합니다.

익명성이 높은 공간이기에...결국 하야토가 당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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