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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드래곤 걸 鉄腕火龍小姐 3. 식극의 소마
토오츠키 학원 십걸평의회. 이건 참 기묘한 조직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하긴
나도 한때는 그 십걸의 제1석을 지망했다만, 그 십걸이라는 게 교내 최강의 학생 10명의 모임 그 이상이라는 것이, 지난번의
나키리 아자미가 일으킨 그 파란에서도 드러났듯이, 일단 그 학생들 중 6명 이상이 동의하면 총수 교체의 정당성도 그럴듯하게
확보되거든. 학교의 구성원 중 학생들의 대표가 동의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게다가, 십걸은 단지 요리 실력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의 공헌 등 여러 지표를 보는 것이기도 했고, 그것만큼은 이전의 센자에몬 체제, 그리고 92기생이 1학년의 끝자락에 경험했던
아자미 체제, 그리고 퇴학만능주의가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식극이 범람하는 현행 에리나 체제까지 공통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에리나 체제의 신 십걸평의회의 1석 유키히라 소마(幸平創真)를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토오츠키 학원에 등장할 때 어땠는지는 제군들은 소문만 들었다든지 해서 아마 정확한 진상은 모를테지. 그 유키히라 소마의 동기이자 그를 가까이에서 목도했던 터라, 진상을 좀 밝혀놓도록 하겠다.
고등부 입학식 첫날.
주지의
사실이겠지만, 토오츠키 학원은 젊은 하이테크니션 요리사 양성을 위한 최단코스인 중고일관형 교육기관. 그래서 졸업하면
조리기능사면허 및 조리사양성시설협회인정 3급강사 자격을 얻고, 바로 업계에 진출하든지 아니면 관련 전공의 대학으로 진학할 경우에
엄청난 특전이 수반된다. 게다가, 학교의 운영사인 나키리 인터내셔널에서 주최하는 별도의 마스터클래스를 무시험으로 이수할 수도 있는
한편, 선박근무, 복어조리 등의 더욱 특수한 조리사면허의 수험자격이 주어지는 등, 이 세계의 공인된 특권. 이걸 뒤집어
말하자면,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중등부 과정에서의 3년간의 단련이 되어 있지 않은 외부인의 편입은, 그 경험의 차를
극복할만한 압도적인 기량 등이 없는 한은, 제도는 있되 사실상 봉쇄된 것. 그런데 92기에 편입생이 1명 추가되었고, 그가 바로
유키히라 소마.
그런데, 등장부터가 파란 그 자체였지.
그 편입생 유키히라 소마는 일단 학교지정제복을 입고 있지도 않았는데다, 단상에 올라와서는 인사의 말이 가관.
"아아,
뭐랄까 죄송함다. 에헤헤, 그럼, 간단히 두세마디. 유키히라 소마임다. 솔직히 이 학교는 발판으로밖에 생각 안함다. 본의 아니게
편입은 했는데, 손님 앞에서 요리해 본 적도 없는 작자들한테 질 생각 없슴다. 아,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들어온 이상
정상에 오를테니, 3년간 잘 부탁하요."
발언이 끝나자마자 물건이 막 날아다니고, 패죽여버린다든지 빌어먹을 놈이라든지 험악한 말은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왔지.
토오츠키
학원의 고등부 입학식장은 글자 그대로 나키리 막부(幕府). 교정 잔디밭의 사방에는 장막이 쳐지고, 역시 학생이면서도 사실상
우리들의 위에 있는 나키리 에리나(薙切えりな)가 고등부 신입생 대표로서 단상에 등장했어. 이렇게 나키리 막부가 출범하는 자리에 그
유키히라 소마의 등장은, 오케하자마(桶狭間)에서 진을 치고 풍류를 즐기던 당대의 다이묘(大名) 이마가와 요시모토(今川義元) 앞에
등장한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가 연상될 정도였지. 그러고 보니 당시의 총수인 나키리 센자에몬은 결국 실각해 버렸군, 정작 모리
요시카츠(毛利良勝)는 다른 사람이었다만.
그런데, 세상이 잠 좁다는 것을 거기서 실감하게 되었다고나할까? 그는 적어도 나에게는 초면은 아니었으니까. 그 유키히라 소마가 나를 기억할 리는 없겠지만.
전에
이야기했던, 호죠로우에서의 그 품평회 직후는 화가 많이 나서, 덥지만 화풀이를 할 겸 농구를 했어. 갑자기 공이 터지는 일까지
벌어졌고, 정말 되는 게 없었어. 예비의 농구공은 있었지만, 아무튼 새로 하나를 사고 싶었고, 그래서 한동안 안 갔던 도쿄
진보쵸(神保町) 쪽으로 가기로 했지. 일반적인 쇼핑이라면 요코하마 시내, 특히 집 근처든 미나토미라이(みなとみらい)든
요코하마역(横浜駅) 인근이든 어디서도 모두 가능하지만, 진보쵸 쪽은 스포츠용품점도 출판사 직영서점도 고서점도 많이 있고,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레어아이템을 얻을 기회도 있다 보니 간혹 생각나면 들르고 있어.
오랜만에 들른 진보쵸는, 건물 상당수가 북향이라서 그런가는 몰라도, 직사광선을 안 맞고 하니까 비교적 쾌적했지.게다가, 단골 고서점 및 스포츠용품점에서, 최근에 스미레도리(すみれ通り)의 식당가 중 정식집 유키히라(お食事処ゆきひら)에서 또 요리품평회를 했는데, 주인장도 괴짜인데다 그 주인장의 중학생 아들이 자기 아버지에게 497전 497패를 했는데도 전혀 포기할 생각을 안하고 아버지를 이기겠다고 또 요리를 한다는 것도 들었어. 게다가 그날은 마파두부정식 품평회를 한다길래, 꼭 평가해 보길 바란다는 말도 점원에게 들었고, 어차피 식사를 해야 할 시간이기도 해서 가 보았지. 그날의 그 만남이 이렇게 엄청난 일의 발단이 될 것이라고는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지만. 뭐, 당일에도 사실 큰 일이 있긴 했고, 거기에서 토오츠키 학원 십걸평의회의 누군가와 만나게 되었어. 아주 불쾌한 방향으로 시작해서, 의외의 사실도 덤으로 알게 된 단초였다.
(3화 후기)
이번에는 일본사 관련 고사 및 일본의 철도사정이 처음으로 등장했어요.
그래서 약간 이해가 어려울 수 있으니 몇 가지를 부연해 둘께요.
인용된
오케하자마의 전투(桶狭間の戦い)는, 당대의 스루가(駿河), 즉 현대 일본의 수도권 및 나고야광역권에 이르는 지방을 지배하던
다이묘(大名)이자 카이(甲斐)의 다이묘 타케다 신겐(武田信玄, 1521-1573) 및 사가미(相模)의 다이묘 호죠
우지야스(北条氏康, 1515-1571)와 의형제 관계였던 이마가와 요시모토(今川義元, 1519-1560)의 군대가 약소세력인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1534-1582)의 세력의 영지인 현대의 아이치현 서부인 오와리(尾張)를 침공했다가 기습을 당해 참패하고,
다이묘인 이마가와 요시모토 본인조차 그 전투에서 오다 노부나가의 부장인 모리 요시카츠(毛利良勝, 1582년 사망)에게 참살당하고
말아요. 이 일은 22년 뒤 벌어지는 혼노지의 변(本能寺の変)으로 이어져서, 오다 노부나가 및 모리 요시카츠는 세력내의 중진이던
아케치 미츠히데(明智光秀, 1582년 사망)의 반란에 같이 목숨을 잃고 말아요. 식극의 소마 원작에서의 토오츠키 학원의
내홍(内訌) 또한 이것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부분이 있으니까 참고해 보시는 것도 이해에 도움이 될 거예요.
일본의 철도사정 관련은, 공작창 문서인 각종 공간적 배경을 참조하시길 부탁드려요.
Co-founder and administrator of Polyphonic World
4 댓글
Lester
2020-04-25 01:51:24
원작의 주인공인 유키히라 소마가 처음으로 등장하는군요. 원작이 완결난 상태라 일단 스포일러 없이 첫 등장부터 다루는데, 원작을 모르다보니 그들의 첫 만남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논외로 치더라도, 원작 기반의 회고록이라는 설정이면 원작의 내용에 대해 좀 더 사견을 밝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그랬다더라' 정도로만 짚고 넘어가는 게 아쉽네요. 원작에서 이미 묘사가 되었더라도 '뭐 신입생이라면 그 정도 패기는 있어야지' 정도로 저자의 생각이 좀 더 드러나면 회고록이라는 느낌이 더 잘 살아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드리갈
2020-04-25 02:09:53
원작에서는 호죠 미요코에 대한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아서, 3화에서 언급한 것 중에서 입학식 당일의 풍경만 원작과 동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제 오리지널 설정이예요. 원작에서 입학식 당일에 많은 학생들이 분개했고 특히 주요 캐릭터들 중에서 타쿠미 알디니는 주먹을 쥐면서 분노하고, 자신이 떨어뜨렸다고 생각했던 유키히라 소마가 합격통지를 받아 입학식에 나타난 것을 본 나키리 에리나는 당혹감과 분노에 어쩔 줄을 몰라 하고 하는 것이 나왔어요. 본작이 호죠 미요코의 시점에 있다 보니까, 단상에 나타났다가 장막 뒤로 자리를 옮긴 에리나의 태도는 당연히 반영할 수 없었고, 단지 원작에서 호죠 미요코가 유키히라 소마의 그 도발적인 태도를 꽤나 여유있는 표정으로 접하고 있는 것이 나오다 보니 유키히라 소마에 대해 이미 알고 있으며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는 가정을 해 봤길래 에피소드를 만든 거였어요.
호죠 미요코의 인물평을 어디에 넣을까로 고민했고 결국 지난주 대신 오늘 공개하게 되었는데 역시 3화보다는 그 이후가 좋을 것 같았어요. 역시 인물평을 좀 더 강화해야겠어요. 좋은 의견에 감사드려요.
시어하트어택
2020-04-27 20:45:21
마드리갈님이 말씀하신 철도역의 이름을 보니 대충 어딘지 짐작은 되네요. 역시 제가 그쪽에 지식이 좀 있어서 그런 걸까요. 역사적 사실과 같이 엮어서 보니 장면이 저절로 머릿속에 '자동재생되는' 재미도 있군요.?
마드리갈
2020-04-29 12:57:47
철도관련, 그리고 역사관련을 어떻게 반영할까를 고민했는데 그게 잘 전달되었음을 이렇게 확인하게 되어서 기뻐요. 그리고 제대로 봐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려요.
사실 원작에서 공간적 배경이 분명히 언급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가 않은데, 대략 정리하면 이렇게 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