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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 보는 일본드라마 중 NHK의 연속TV소설 날아올라라(舞いあがれ!, 공식웹사이트/일본어)가 있어요.
이 드라마는 항공기에 대한 동경의 꿈을 키워가다 조종사를 지망하는 한 젊은 여성의 도전과 항공기제작자로서의 꿈을 접고 중소기업을 물려받았지만 항공산업 참여에의 꿈을 다시 실현시키려 노력중인 그녀의 아버지의 삶이 그려져 있어요. 그리고 조종사지망생인 20세의 주인공 이와쿠라 마이(岩倉舞)는 원래 진학했던 공과대학에서 2년간 수학하여 필수단위를 이수하고 항공학교 입학출원요건을 만족한 뒤 항공학교 입학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후 바로 진학했어요.
그 항공학교는 실재하는 항공대학교(航空大学校)를 모델로 한 국립의 성청대학교(省庁大学校) 중 하나로 국토교통성(国土交通省)의 관할하에 있는 독립행정법인(独立行政法人). 본교는 미야자키현 미야자키시(宮崎県宮崎市)에, 분교는 홋카이도 오비히로시(北海道帯広市) 및 미야기현 이와누마시(宮城県岩沼市)에 소재하고 있고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생활을 하게 되어요.
그런데 이 항공대학교는 다른 성청대학교와는 상당히 다른 특징이 있어요.
일단 방위대학교(防衛大学校), 방위의과대학교(防衛医科大学校), 수산대학교(水産大学校), 해상보안대학교(海上保安大学校), 기상대학교(気象大学校), 직업능력개발종합대학교(職業能力開発総合大学校) 및 국립간호대학교(国立看護大学校)와는 달리 항공대학교 학생의 신분이 국가공무원이 아니라서 급여도 지급되지 않는데다 320만엔 전후의 수업료 및 이와 별도인 제경비가 필요로 한데다 입학의 시기도 연 4회로 6월, 9월, 12월 및 익년 3월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죠. 그리고 가장 이질적인 것은 대학교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면서 학위취득이 불가능하다는 것.
일본의 대학개혁지원-학위수여기구(大学改革支援・学位授与機構)에서는 위에 언급된 7개의 성청대학교에 대해서는 학부과정의 졸업자는 신청하면 학사의 학위가 수여되고 대학원상당의 과정을 수료하면 신청논문의 심사 및 시험에 합격할 경우 석사나 박사학위가 수여된다고. 그런데 항공대학교를 포함한 9개의 성청대학교에 대해서만큼은 아직 그렇지 않아요. 또한 같은 국토교통성 산하의 항공보안대학교(航空保安大学校)의 경우 학생이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지니지만 항공대학교는 그렇지 않다는 것도 이상해요. 물론 이것이 현체제로 확립된 것은 2016년이니 앞으로 크게 달라질 여지도 있지만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어요.
다시 드라마 이야기로.
이와쿠라 마이의 어머니인 메구미는 젊었을 때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현재의 남편과 결혼했다 보니 딸이 항공기 제작자를 꿈꾸며 공과대학에 진학했다가 항공학교 진학을 위해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겠다는 딸을 일단은 만류하지만 딸의 그 마음이 굳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승낙하죠. 어차피 드라마 자체가 현실의 완벽한 재현은 아닌데다 작중 등장하는 요소도 현실세계의 것과는 약간씩 다른 게 있으니까 앞으로의 상황은 계속 봐야 알겠지만 학력 문제라든지 이런 것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의문도 남지 않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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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대왕고래
2022-11-28 01:59:01
학위취득이 안 되는데 일단 왜 대학교인 걸까요? 그러면 저기를 나와서 무슨 이득이 있길래...
그리고 저런 문제점이 널리 알려졌을 정도인데 고쳐지지 않는 이유도 알 수가 없네요. 이상하네요... 저게 문제점이 아닌 걸까요? 정말 저런 불이익이 있을 정도로 커다란 이득이 있는건가...
마드리갈
2022-11-29 14:27:16
사실 이 기묘한 사정은 일본에서 대학과 대학교가 다르게 취급된다는 점에 기인해요.
일본에서 대학은 학교교육법(学校教育法)에서 규정된 학교의 한 종류인 고등교육기관을 말하고 대학교는 교육훈련시설 등을 말하는 명칭으로 각종 조직이 각자의 목적에 맞게 설립하여 그 대학교 자체만을 타겟으로 한 법령이 없고 설립조직에 대한 법령이 관할하는 시설이거든요. 바로 이런 사정으로 인해 원칙적으로 항공대학교에서는 학위를 줄 필요가 없는 것이죠. 즉 구체적인 규정이 없으니까 하지 않는다는 것. 이런 것을 보면 일본은 대륙법계 국가면서 이런 점에서는 영미법계 국가같은 행태를 보이는 것이죠.
일본의 정부기관에서 설립한 16개의 성청대학교(省庁大学校)에서 학위가 수여되는 것은 방위대학교, 방위의과대학교, 수산대학교, 해상보안대학교, 기상대학교, 직업능력개발종합대학교 및 국립간호대학교의 7개 뿐이고 이것도 1991년부터 2016년에 걸쳐서 학위취득이 가능하게 되었어요. 나머지 9개에 대해서는 경찰대학교처럼 경찰청 내부교육기관인 경우도 있고, 예의 항공대학교처럼 국토교통성 산하의 독립행정법인으로 존속하면서 민간항공조종사를 양성하는 성격이 있어서 학위를 줄만도 한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인지, 확실히 이런 점에서는 떨떠름하게 보이기도 해요.
그런데 항공대학교는 다른 성청대학교와는 다른 이점이 있기도 해요. 학생이 국가공무원 신분을 지니는 몇몇 성청대학교는 일본인만 입학할 수 있고 외국인은 유학생 자격으로만 가능한데다 제한이 있기도 하죠. 그러나 항공대학교는 그런 제한이 전혀 없어서 그런 점에서 자유로운데다 연령상한이 다소 느슨하다 보니 다른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도 입학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도 하죠. 무엇보다 민항기 조종사 자체가 전도유망한 직업인 것도 있기도 하죠. 비록 2020년대 들어서는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조종사 수요가 줄기는 했지만 이제 출구전략이 시행되면서 그 상황도 바뀌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