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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비의 능력에 관한 의외의 척도 하나

SiteOwner, 2018-09-29 23:19:35

조회 수
201

간만에 군사관련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군장비의 능력을 가늠하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그나마 일반인 입장으로서는 의무복무 또는 직업군인으로서의 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만 이것 또한 제한적인데다 경험 밖의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판단이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일반인으로서 군장비를 평가하는 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의외의 척도 하나가 있고, 이것 하나로 손쉽게 판단가능한 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산주의자, 자칭 진보주의자 또는 북한이 극렬히 반대하는 무기가 진짜 좋은 명품무기라는 것.

어느 군사강국이든지 수출형에 다운그레이드를 적용하기 마련이지만, 공산권의 경우에는 너무나도 심각한 것이 많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아예 야간 운용을 못한다든지, 전투기가 레이다가 부실해서 조종사의 시계 밖의 적과는 교전하지 못한다든지 등등. 그렇다 보니 운용인력의 낮은 숙련도 또한 더해서 현대전에서 자유진영 국가와의 교전에서 비참하게 털린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를테면 1982년 6월 9일 레바논의 베카 계곡 상공에서 있었던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대규모 공중전인 몰 크리킷 19 작전(Operation Mole Cricket 19). 여기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유인항공기 90대 및 드론과 시리아군의 유인항공기 100대 및 지상의 대공미사일 포대 30개가 참전했습니다. 사실 규모로 놓고 보면 시리아가 수적우세를 보이는데다 대공미사일 포대 또한 강력한 위협이라서 이스라엘군이 이긴다 할지라도 큰 피해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피해는 드론 1대가 격추된 게 거의 전부이고, F-15 제공전투기 2대가 경미한 피해를 입은 이외에는 F-16 다목적전투기 및 E-2 조기경보기에는 피해가 없었습니다. 반면에 시리아군의 피해는 80여대의 전투기 및 29개 포대를 잃은, 사실상의 전멸이었습니다. 당시 시리아군의 전투용 항공기는 MiG-21과 MiG-23으로 결코 허술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날 레바논의 하늘에서 무참히 격추되기에 바빴습니다. 역사가들은 이 전투의 결과를 소련의 제2세계 지배권의 상실을 가속화한 계기로 평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사례도 있습니다.
1990년에서 1991년에 걸친 걸프전. 소련제 무기로 무장한 이라크군은 미군과 영국군이 주축이 된 다국적군이라 할지라도 상대하기 버거울 정도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강대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개전이 되자 이라크군은 힘없이 추풍낙엽처럼 박살나기에 바빴습니다. 바빌론의 사자라고 불리던 소련제 T-72 전차는 미 공군의 F-111 전략폭격기, A-10 근접항공지원기의 폭격에 태반이 격파당했고, 잔여 전차들도 미 육군의 M1 에이브람스나 영국 육군의 챌린저같은 최신전차뿐만 아니라 미 해병대의 M60 패튼같은 한 세대 전의 것에조차 허무하게 격파당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죽음의 고속도로 전투같은 경우 이라크군은 1만명 가까이 전사하고 수천대의 차량이 격파당했지만 다국적군은 인명피해가 전혀 없을 정도로 일방적으로 도륙당했습니다. 이렇게 이라크가 무력하게 여기저기서 연패한 상황은 전세계로 생중계되어, 우월한 과학기술이 만든 무기, 세계 어디로든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수송보급능력, 그리고 완벽하게 정당성을 확보한 참전이유의 삼위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나서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공산주의를 찬성하지는 않는다는 자칭 진보세력 쪽에서 미국제 무기를 평가절하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습니다. 심지어는 한국군의 K1 전차가 미군의 M1 에이브람스 전차와 닮은 것을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인 증거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미국은 그저 무기의 성능이 낮으니까 마구잡이로 대량으로 투입해서 전쟁에 이긴다든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독일, 일본 등의 추축국에 비해 무기의 품질이 낮았기에 고전했고 억지로 이긴 뒤에 그 추축국의 무기 기술을 가로챘다는 등의 억지논리가 상당히 잘 포장되어 대학가를 비롯한 지식인 사회에 침투했습니다.
게다가 여기에 한술 떠서, 독자적인 무기체계와 자주국방을 달성하는 프랑스에의 칭송이 과한 나머지, 프랑스제 무기야말로 미국제를 넘어선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한국 공군의 F-15K 도입을 맹비난하고 프랑스의 라팔 전폭기를 도입했어야 했다는 주장이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일어난다든지 했습니다. 당시에 중고 비행기 운운하는 것도 웃겼지만, 미국제니까 프랑스제보다 무조건 나쁘다는 주장 또한 광범위했는데, 프랑스군의 보유항공기 내역을 알고도 그런 소리를 했을지가 의문입니다. 참고로 프랑스 공군은 미국 보잉의 E-3 조기 경보기와 KC-135 공중급유기, 록히드 마틴의 C-130 전술수송기를, 프랑스 해군은 미국 노스롭 그루먼의 E-2 함재조기경보기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지스함 무용론 또한 자칭 진보세력 가운데에 암암리에 퍼져 있으며 세종대왕급 구축함을 낭비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것은 천안함 폭침사건 직후부터 불거진 것으로, 왜 이지스함이 잠수함을 못 잡느냐는 자칭 진보세력의 무식함이 폭로되기도 했습니다. 함대방공의 중추를 담당하는 이지스함의 전투체계는 철저히 항공기, 미사일 등의 공중에 존재하는 적을 탐지하기 위한 것이고, 대잠작전은 대잠업무를 담당하는 군함과, 고정익 대잠초계기 및 헬리콥터, 그리고 잠수함의 입체작전에 의존하는 것이라서 이것을 문제삼는 것은 망원경을 현미경 대신으로 쓰지 못한다고 쓸모없다고 욕하는 것이나 매한가지입니다. 이렇게 무지에 기반해서 비난을 위한 비난을 했다가 스스로의 입지만 좁혀 버린 사건도 있습니다.

사드(THAAD)나 3000톤급 잠수함에 대한 비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칭 진보세력에서는 사드의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점과 배치했을 때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신뢰성 문제를 정말 따지자면, 사드는 1999년 6월 10일 이후의 발사실험에서 취소되거나 중단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성공했기에 논파가능한데다, 반발 운운의 논리도 상당히 취약한 게, 그 논리로 국가주권의 자체제한이나 타국에의 굴종이 정당화되다 보니 수용할 수도 없습니다.
3000톤급 잠수함에 대한 북한의 비난을 보니 이게 반민족적이라는데, 그러면 언제 그칠 줄 모르는 대남도발, 핵 및 미사일 개발 등이 민족적이라기도 했답니까. 하긴 북한은 김일성 민족이고, 그 김일성 민족에게 정말 큰 위협이 되니까 펄쩍 뛰는 것인가 봅니다.

공산주의자, 자칭 진보주의자, 또는 북한이 반대하는 무기야말로 명품무기이고, 적이 두려워하고 적의 도발을 멈추게 하는 진정한 억지력이라는 결론, 앞으로도 이 원칙은 길이길이 통용될 것 같습니다.
SiteOw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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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마키

2018-09-30 01:06:33

구 세계대전 해전의 최종병기이자 해군 최강의 전력병기였던 전함도 함 그 자체가 가진 전투력은 당연히 잠수함이나 구축함과는 비교 대상조차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전함에게 위협적이었던건 잠수함 특유의 은밀행동력과 구축함이 가진 기동력, 그리고 전투력의 차이를 뒤집을 수 있는 어뢰의 존재 때문이었죠.


개개의 전투력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단독으로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 그 단점을 보완해줄 호위를 꾸려 함께 작전에 임하는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의 기본이니까요. F-22가 최강의 전투기라 한들 스트라이커즈 1945 시리즈 처럼 혼자서 전쟁의 판도를 바꿀만큼 싸울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SiteOwner

2018-10-01 19:53:26

그렇습니다. 무기라는 것은 그 자체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행사불가능해지면 아무리 자체의 능력이 크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고, 말씀하신 것처럼 전함은 잠수함의 은밀성, 구축함의 기동력, 그리고 게임체인저인 어뢰에는 취약했습니다. 게다가 전함의 취약점인 상부구조물은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폭탄에 속수무책으로 격파되었고, 실제로 영국의 프린스 오브 웨일즈 및 리펄스, 일본의 무사시 및 야마토가 그렇게 이미 시대에 뒤떨어져,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한국 공군에서 F-15K 전폭기를 도입했을 때 중국에서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경, 천진 등의 대도시가 F-15K의 우월한 항속거리 덕분에 타격가능범위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보인 것이지요. 또한 사드(THAAD)에 대해서도, 그 자체는 공격무기의 성격을 전혀 지니지 못하지만 결국 이것이 배치되면 그들의 침략노선이 외부에서도 이미 읽고 있고 방어수단 덕분에 의미가 퇴색되어 버리니까 그들로서는 허를 찔려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중국이 광분한 것입니다.

SiteOwner

2021-07-30 20:42:39

[2021년 7월 30일 추가]


군장비의 능력 척도 중 "북한이 반발하는 무기야말로 명품무기" 라는 가설이 이렇게 입증되었습니다.

F-35 국내도입 반대를 주장하던 지역신문사 대표 및 4명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도입반대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F-35에 문제가 많고 우려스러운 게 한둘이 아니라지만 그래도 날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는 것을 보면 북한이 공작원을 파견해서까지 그렇게 반대운동을 펼치는지 납득이 됩니다.


이하의 보도를 참조해 보셔도 좋습니다.

“北지령 받고 스텔스기 도입 반대 투쟁”… 지역신문사 대표 등 수사 (2021년 7월 30일 조선일보)

SiteOwner

2023-01-27 21:54:29

[2023년 1월 27일 추가]


우크라이나에 미국과 독일이 각각 주력전차를 공여하기로 하고 특히 독일을 위시한 유럽 각국이 레오파르트 2 전차를 공여하기로 결정하자 러시아에서 크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크렘린궁에서는 예의 움직임이 우크라이나에서의 충돌수준을 더욱 높일 것일 것은 물론 지원해봤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목표 달성을 방해하지 못할 것이며 그런 전차는 모두 불탈 것이라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그 지원이 제한적인데다 즉각적이지도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중입니다.

역시 이렇게 미국과 독일의 전차에 반응하는 것을 보니 2023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을 확실히 격파할 것임이 예측됩니다.


이하의 보도를 참고해 보셔도 좋습니다.

Russia plays down West's move on tanks, attacks Ukraine anew (2023년 1월 27일 The Mainichi,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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